당신의 손에 언제나 할 일이 있기를.
당신의 지갑에 언제나 한두 개 동전이 남아 있기를.
당신의 집 창틀에 언제나 해가 비치기를.
이따금 당신의 길에 비가 내리더라도 곧 무지개가 뜨기를.
친구의 손길이 언제나 당신 가까이 있기를.
그리고 신께서 당신의 가슴을 기쁨으로 채우기를.

아일랜드 지방의 [기도문]
시인 류시화 - 작은이야기에 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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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수무책인 날들...

빠른 단념들.. 포기들.. 그리고 또다시 일어나는 바램들..

아이에게 배운다..

포기할 땐 포기를.. 원할 땐 마음껏 원함을..

군더더기 없는 씸플함을..

원망도 적고 아쉬움도 적다.. 또 원하면 될테니까..

단순하고 맑은 욕심들..

배워야지.. 연습해야지..

될 때까지.. 쉬워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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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4-10-13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
 

           달밤



    누가 와서 나를 부른다면


    내 보여주리라


    저 얼은 들판 위에 내리는 달빛을.


    얼은 들판을 걸어가는 한 그림자를


    지금까지 내 생각해 온 것은 모두 무엇인가.


    친구 몇몇 친구 몇몇 그들에게는


    이제 내 것 가운데 그중 외로움이 아닌 길을


    보여주게 되리.


    오랫동안 네 여며온 고의춤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두 팔 들고 얼음을 밟으며


    갑자기 구름 개인 들판을 걸어갈 때


    헐벗은 옷 가득히 받는 달빛 달빛.



                  <황동규>

 

 

요며칠.. 커피가 너무 빨리 차가워진다..

그것에서 살벌하게 가을이 깊어감을 느낀다..

달빛도.. 얼마나 차갑게 얼어가는지..

난 겨울을 기다린다..

내게 남은 습기를 온통 얼려줄 겨울을..

난 겨울 한가운데 있어야.. 나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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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하고.. 컴퓨터가 맛이 갔었다.

오늘에야  컴퓨터를 고쳤다.  돈을 주고서 !!

컴퓨터를 고치며 지불한 돈 때문에

내 상황이 변했음을 실감^^

 

싸이의 방명록 몇 개에 답글을 달고

쓰레기 같은 메일을 100개쯤 지우고

듣고 싶어 환장할 것 같았던 음악을 끝도없이 듣는다..

 

변한 것이 있다..  화면이 시원스레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동안 쓰던 것보다 글씨가 커졌다.

(뭐 다른 전문용어가 있겠지만.. 나는 글씨가 커졌다라고밖에는..)

 

나는 그동안..

알라딘이나 다른 곳에 글을 올리면서도

너무 글자가 큰 것은 아닌지,  또 너무 작은 것은 아닌지..

그걸 생각했었는데..  그걸 오래 생각 했었는데..

결국 그건 보는 사람의 컴퓨터에 따라 작기도 크기도 했을 거라는..

지금 보니 내가 적당하다고 생각했던 글자의 크기는

민망하리만큼 크게 느껴진다.

 

이제 남에게 보여지는 건..

지금보다 덜 생각하기로 한다..

내가 크게 맘 먹고 보여주려 하는 것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작아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되도록이면 표나지 않게 작게 작게 숨기길 원한다 해도..

보는 사람에 따라선 아주 클 수도 있겠다는..

 

뻔하고 당연한 느낌하나가

이리로 저리로 생각의 꼬리를 만들고..

한편 허탈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가벼운 웃음이 나온다..

그래.. 가벼운 거야.. 

많은 것들이  내 생각보다는 아주 많이

가벼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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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4-10-12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회사에서 쓰니까, 주로 가장 작게 보이게 설정해두는데... 언니는 눈이 안 좋으니 좀 크게 하는 편이 좋았겠구나. 알려줄걸 !

rainy 2004-10-1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어찌 하는 방법이 있는 건 알았으나.. 걍 쓰던대로 써왔었겠지..
글자 크기 약간 커진 것인데.. 글씨색도 회색에서 검정으로 바뀐 느낌이야..
선명해서 눈이 다 시원하다.. 좋타~~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


    지 우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


    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씃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


    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


    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ㅡ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어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


    굴ㅡ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윤동주>           


     

이토록 맑은 시를 나는 또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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