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누가 와서 나를 부른다면


    내 보여주리라


    저 얼은 들판 위에 내리는 달빛을.


    얼은 들판을 걸어가는 한 그림자를


    지금까지 내 생각해 온 것은 모두 무엇인가.


    친구 몇몇 친구 몇몇 그들에게는


    이제 내 것 가운데 그중 외로움이 아닌 길을


    보여주게 되리.


    오랫동안 네 여며온 고의춤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두 팔 들고 얼음을 밟으며


    갑자기 구름 개인 들판을 걸어갈 때


    헐벗은 옷 가득히 받는 달빛 달빛.



                  <황동규>

 

 

요며칠.. 커피가 너무 빨리 차가워진다..

그것에서 살벌하게 가을이 깊어감을 느낀다..

달빛도.. 얼마나 차갑게 얼어가는지..

난 겨울을 기다린다..

내게 남은 습기를 온통 얼려줄 겨울을..

난 겨울 한가운데 있어야.. 나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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