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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답을 알고 있다 - 물이 전하는 신비한 메시지 ㅣ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더난출판사) 1
에모토 마사루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08년 3월
평점 :
이상하게도, 나는 물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이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탄산음료를 즐겨 마시는 것도 아니다. 오렌지 주스와 커피는 종종 마시는 편이고 우유는 광적(?)으로 마신다. 물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기 때문도 아니고 몸에 좋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면서도 식사 후 마시는 물이 내 하루 물 섭취량의 전부다. 커피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라고 말하는 것처럼 물은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요, 라는 말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생뚱맞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물은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건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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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답을 알고 있다』는 물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물을 ‘보여’준다! 여러 아름다운 결정들로 자신을 드러내는 물의 결정을 만날 수 있다. 그 결정들이란 일종의 실험에 의한 결정이며, 그 실험이란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나 글, 기도처럼 의식적인 인간 행위가 물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아주 선명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이런 일련의 실험결과를 가지고 파동이론과 공명에 대한 이해까지 이끌어낸다.
아차! 가장 중요한 조건을 빼먹었군. 그 조건이란 지구상에 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최대 80%에 이른다는 것과 인간은 수정되는 그 순간 거의 99%가 물의 성질을 띠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90%~50%나 되는 물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는 것. 이러한 명백한 조건들을 가지고 저자 에모토 마사루는 물과 끊임없이 교감하고, 결정이라는 결과물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가 처한 많은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할는지를 조언해준다.
좋은 말을 하면 그 진동음이 물질을 좋은 성질로 바꾼다. 나쁜 말을 던지면 어떤 것이든 파괴의 방향으로 이끌어간다.(p23)
좋은 말이라. ‘감사’ 혹은 ‘사랑’이라는 말이 좋은 말에 속한다. 좋은 말 속에 담긴 진동이 우리 몸을 절반이상 차지하고 있는 물을 좋은 성질로 바꾼다는 말이다. 단, 진심이 담긴 말을 해야 한다는 것. 나쁜 말을 던지지 않았다고 해서, 진심이 담기지 않은 좋은 말을 수천 번 뻥긋거려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인류가 옛날부터 축제를 좋아한 것도 이렇게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예쁜 옷을 입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곳에는 밝고 좋은 파동이 소용돌이친다. 그 위력으로 고여 있던 좋지 않은 에너지를 날려버리는 것이다.(p70)
아우구스토 쿠리의『드림셀러』에 보면, ‘스승’과 함께 그를 따르는 사람은 물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그 분위기 속에서 무엇엔가 홀린 듯 혹은 이끌린 듯 덩달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게 되듯이 그 파동이란 것은 소위 그런 기운이라는 것은 이처럼 아주 강력한 힘을 자아내는 듯하다. 사람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움직일 만큼. 더 중요한 것은 부정의 에너지를 날려버린다는 것이다. 한 사람 혹은 어떤 사물에서 시작된 진동이 좋은 파동이 되어 다른 파동과 공명하고, 비로소 아름답고 의미 있는 형태의 장을 형성한다는 말이다.
시선은 에너지다. 선의를 담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용기를 주는 것과 같다. 반대로 적의나 악의의 시선은 에너지를 빼앗는다.(p98)
말 한마디, 작은 몸짓 하나, 마음, 의식, 거기다가 시선까지.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우리네 의식이 생각이나 행위에 관여하지 않을 때가 없음을 안다. 인간의 모든 의식은 나에게, 나아가 다른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지긋이 바라보는 것은 결국 의식으로부터 돋아나 마음에서 발아하고, 눈을 통해 열매 맺으며 미소를 담은 시선에 이르러 비로소 아름다운 꽃 한 송이로 피는 건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위해 우리 모두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지긋하게 건넬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라본다.
여러분이 물을 앞에 두고 사랑을 담아 감사의 말을 던질 때 세상의 어딘가에는 여러분과 똑같은 사랑으로 마음을 채우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여러분은 그 장소에서 조금도 움직일 필요가 없다. 눈앞의 유리잔에 담긴 물은 세상의 물과 연결되어 있다. 어디에 있든 물은 공명한다. 그것이 퍼져 나갈 때 세상 모든 이의 마음이 일제히 사랑으로 가득 찰 것이다.
넘치는 사랑과 감사로 세상을 감싸보자. 그것이 멋진 ‘형태의 장’이 되어 세상을 바꿔간다. 거기에는 시간도 공간도 없다. 지금 이 장소에서 멋진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p140)
우리가 어떤 염원을 할 적에, 누군가도 같은 마음으로 염원할 것이다. 바라고 바라는 마음들이 하나의 형태의 장을 형성하고 서로를 보듬을 것이다. 분명 이루어진다, 는 보장과 확신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위로하고 보듬는 따스함을 선사할 것이다. 그것으로 마음은 평온함으로 가득 찰 것이며, 더 좋은 기운을 세상으로 뿜어내게 될 것이다. 어쩌면 형태의 장이란 끊임없는 순환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순환의 순환을 거듭하다보면, 우리는 물론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도 아름답게 정화될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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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결정 사진도 아주 흥미롭고 인상적이었지만, 뒤이어 전개되는 파동이론과 형태의 장, 특히나 공명에 관한 부분이 더없이 기억에 남는다. 물을 통한, 절반 이상이 물로 이루어진 인간을 통한 파동이론과 형태의 장, 공명 등은 정말이지 홀린 듯 책 속에 빠져들게 만들기 충분했다. 과학적이든 비과학적이든 그런 건 내가 판단할 수도 없거니와 내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단지 빠져들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힘을 내재하고 있는 그의 주장과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한수를 떠놓고 기원하는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결국 이런 행위는 형태의 공명에 기인한 본능적인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아주 신비로운 체험을 한 기분이다. 하지만 꼭 신비스러운 느낌만은 아닌 단순하면서도 간명한 진리를 선물 받은 기분이기도 하다. 예전에 썼던 어느 리뷰에서 작은 힘에 대한 낙서를 끼적였던 게 생각난다. 그때 전우익 선생, 아우구스토 쿠리, 에모토 마사루는 이런 작은 힘을 믿는 사람들이며, 작은 힘이 세상을 기필코 변화시키리라는 확신에 찬 사람들이구나 싶었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바라는 마음을 녹슬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없이 행복하고 밝은 세상을 그리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다.
덧붙여, 너무나도 엉뚱하고 생뚱맞지만 허경영 의원이 주장하는 바(?)가 뇌리를 자꾸 맴도는 건 왜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