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그레그 S. 레이드 지음, 안진환 옮김 / 해바라기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다른 사람이 너의 한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도록 내버려두지 마라.

긍정적인 태도만 있으면, 우리가 못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단다.

조금 모자란 듯 이룬다 하더라도

우리는 기대 이상을 해냈다는 데 대해 여전히 긍지를 가질 수 있지.

( ···중략··· )  


만약 모든 사람들이
비관론자들이나 어두운 미래만을 예측하는 사람들의 말에만 귀를 기울인다면,
이 세상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거다. 

네 신념대로, 네 꿈대로 행동해라.
오직 너 자신만이 네가 성취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아는 거다.”
..  


「..본문 中..」  


 

어제는 종일 날씨가 어둑어둑한 것이 나를 뒤흔들어 놓았다. 마치 말뚝에 묶인 소 마냥 축 쳐진 기분으로 우울한 맨땅을 이리 돌고 저리 돌고 했다. 한번 가라앉은 이 기분이란 결국 뜻 모를 우울의 언저리를 끊임없이 맴돌 뿐임을 안다. 느닷없이, 그것도 아주 오랜만에 밀려드는 온갖 서글픔들은 말로도 꼬집어낼 수 없고 손짓으로도 패대기칠 수 없는 무엇이다. 발짓으로도 날려버릴 수 없고 도망갈 수도 없는 상태, 그런 무력감으로 나를 짓누르기 십상이다. 형태도 없고 뚜렷하지도 않은 이 감정선 앞에서, 그것도 아주 오랜만에 나동그라져버린 어제는 마치 가슴앓이로 열병을 앓고도 남을 만큼 무겁고 혼미하기까지 했다.  


고작 날씨 때문에 그럴까, 생각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보다 우중충한 날씨는 내 모든 걸 얼려버린다. 무엇 때문인지도 스스로 파악할 수 없는 그런 상태가 된다. 그저 한없이 침몰하는 선상에 멀뚱멀뚱한 채로 자포자기의 심정이랄까. 그렇게 나는 나를 버린다. 내 숨을, 존재를 마음 어느 한 구석에 방기한 채로 오직 기분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한다. 그러고 보면 여태 나는 이런 내 감정선의 몰락을 너무 나 몰라라했던 것 같다. 어쩌면 은근슬쩍 그 야릇한 쾌감을 즐겨왔는지도 모른다. 것도 아니라면, 분명 나는, 누군가의 구원의 손길을 받아본 적이 없었거나 아예 외면했던 건지도. 


*

『10년 후』는 자기계발서이다. 몇 안 되지만 여태 내가 접했던『멘토』『마시멜로 이야기』,『It's Work』와 유사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뭘 모르고 하는 소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책의 구성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형식,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들이 닮았다. 다른 구석을 꼽자면, 어느 어느 책에서는 체크리스트나 노트를 작성하면서 꿈을 이루는 팁을 주었다면, 이 책에서는 카드의 형식으로 쟁점을 간결하게 알려주고 있다는 것쯤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나는 스스로의 문제점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실천과 실행의 문제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어째서 매번 제자리걸음일까. 늘 머릿속으로는 열심히 구상하고 계획하며 실천한다. 이미 상상 속의 나는 버젓이 꿈을 이룬 채 내가 그리는 단출하지만 나름의 만족하는 삶을 대가로 받기까지 한다. 아니 몇 천 번이고 그런 결과를 이루었다. 결국 나는 ‘완결’이라는 의미를 너무나도 쉽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내 마음 속, 머릿속에서는 이미 완결에 완결을 거듭하는 시나리오를 탄탄하게 구성한 채 그것에 그저 ‘만족’하고 만 것이다. 결과는 언제나 머릿속 상상의 ‘나’에게만 주어질 뿐이며 결국 ‘소득’은 없는 그런 게으른 삶을 ‘부유하는 삶’이라 합리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어제와 같은 이 기분은 결국 마음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실천의 부재로 인한 마땅한 결과인 듯하다. 스스로 충분히 다잡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손 놓고 지레 나를 놓아버리는 것에 너무 익숙했던 것이다. 마치 앞서 말한 것처럼 이미 나는 ‘완결에 완결을 거듭하는 시나리오’ 속에서만 이 기분을 탈피했다고 착각했던 건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랬던 것이다. 늘 머리로만 몸을 쓰고 실천하는 그런 환시 혹은 망상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면서 그것에 너무나도 익숙한 채 시쳇말로 ‘똥인지 된장이지’ 분간할 수 없는 지경에 있었던 것이다.  


**

스스로를 추스르지도 못하는 나란 사람은 꿈을 꿀 자격도 없는지도 모른다. 아니다! 그렇다고 꿈을 가질 자격까지 포기할 순 없겠지.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이렇게 종잡을 수 없을 만큼 허우적거리는 마음으로는 적어도 꿈을 꿀 준비가 덜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머릿속으로만 몸을 쓰는 그런 환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실재로 몸을 움직여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머리가 아닌 실행하는 것이 자유로울 때만이 내 꿈은 비로소 첫 발을 내딛게 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덧붙여, 이 책을 선물해준 ‘까까’가 부러울 때가 있다면, 닮고 싶은 게 있다면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일 게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쾌활함을 넘어서는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종종 느낀다. 나는 누군가에게 좋은 에너지를 선사해 본 적이 있는지 진지하게 물어본다. 아닌 것 같다. 기본적으로 나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조차 낙천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은 내가 혹시나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는 말 한마디를 건넸다고 한다면, 그건 ‘짝퉁’에너지거나 적어도 ‘반쪽짜리’에너지에 불과했으리라.  


나를 돌보는 시간, 그런 시간에 익숙해지고 무르익어가기를, 그래서 좀 더 좋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긍정적인 사람이 먼저 되기를 바라본다.  


‡‡‡‡‡‡‡‡‡‡‡‡‡‡‡‡‡‡‡‡‡‡‡‡‡‡‡‡‡‡¨¨주워 담기¨¨‡‡‡‡‡‡‡‡‡‡‡‡‡‡‡‡‡‡‡‡‡‡‡‡‡‡‡‡‡‡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현재 하는 일을 좋아하면
성공은 저절로 따라온다.(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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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2011-11-22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아 글이 정말 좋아요 인간의 내면을 잘 표현해주고 있어서 제가 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