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로그 세상! 이 책 못지 않은 '명강의'가 있는 세상..!

한국의 명강의 - 살면서 꼭 한 번은 들어야 할 인생 특강
고도원 외 지음 / 마음의숲 / 2009년 6월

 

문득 이런 물음을 던져본다. 나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는’ 사람인가 누군가의 말을 ‘듣는’ 사람인가? 난 스스로 누군가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건대,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하다. 말을 듣기는 하되 제대로 듣지 않는 것 같고 결국 들은 말보다 더 많은 말을 ‘하고야마는’ 그런 사람이 아닌가 싶다. 결국 나는 내 말을, 내 생각을 전하기 위해서 ‘일단’ 듣는 행위를 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한 마디 하면 열 마디 하려 달려든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내가 꼭 그런 못난 꼴이었던 셈이다. 

『한국의 명강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의 ‘말’을 엮은 책이다. 그네들 속에는 우리가 익히 알만한 분들도 있고 처음 만나게 되는 분들도 있다. 신영복, 이어령, 최재천, 구성애, 고도원, 황수관, 김병조, 이숙영 등이 대표적으로 ‘알만한 분들’이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말하는가? 얼렁뚱땅 얼버무려보자면 ‘삶’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 속에는 성공도 있고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용기도 있다. 행복도 있고 사랑도 있다. 도전도 있고 지혜도 있다. 이 모든 게 ‘삶’이라는 다소 복잡하게 생긴(?) 한 글자 속에 있다고 얼버무린다면, 나는 너무 뻔하고 게으른 리뷰를 쓰는 게 되는 것일까? 어찌되었건 간에 삶을 주제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강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성공과 행복은 쌓아 올린 ‘높이’가 아닙니다. 향기롭고 아름다운 가슴의 ‘깊이’입니다.

∥최윤희「초긍정으로 살자」_ (p92)∥  

아아! 정말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성공과 행복을 늘 ‘높이’에서 찾지는 않았는가. 성공한 사람을 직위나 명예의 높낮이로 규정하며 살진 않았는가. 높은 고층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은연중 인정하고 그런 삶을 갈망하며 살진 않았는가. 좋은 차를 굴리고 목에 힘을 빡! 주고 다니는 사람들에게서 우리는 성공의 부스러기라도 바라며 살진 않았는가.  

그렇지 않다고? 좋다! 그럼 ‘깊이’를 가진 이들을 보는 우리의 의식을 한 번 보자. 선행을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네들에게 성공과 행복을 찾기는 하는가. 그저 좋은 일하는 사람, 보기 드문 사람, 욕심 없는 사람, 아름답고 가슴이 따듯한 사람 등으로 부르긴 했어도 그네들이 가진 ‘깊이’를 보고 저것이 성공과 행복의 밑천이요 본보기이니 나도 그네들의 삶을 갈망하노라고 노력하려들었는가.  

지금 우린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 지식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지식인이 아닌 지혜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사전에도 없는 말입니다. 따로 나온 게 없으니 제가 나름대로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지혜인은 “수신자기 경영의 대가이며 나와 타인의 행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손기원「지혜인의 인생설계」_ (p156)∥  

어쩌면 지식은 그저 뭔가를 창조해낼 밑천에 불과한 건지도 모른다. 그것이 지혜이건 예술이건 지성이건 간에 지식만으로는 부족하거니와 만족해서도 안 될 것이다. 아우구스토 쿠리의『드림셀러』에서도 경계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식은 결국 스스로를 신격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음을 말이다. 또한 어느 누가 말하지 않았던가! 지식의 마천루를 쫓는 이들의 오만불손함은 결국 신의 위치까지 자신을 격상시키려는 아둔함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혜인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아둔한 지식인이 되는 것을 경계하노라.  

하늘의 별을 좋아하는 사람은 꿈이 많은 사람입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이 정말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그리고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름다운 추억이 많은 사람입니다. 이 모든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누군가를 정말 사랑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오늘 그 누군가의 주인공은 바로 여기 계신 당신입니다.

∥방우정「건강한 삶, 즐거운 인생」_ (p194~195)∥  

그러고 보면 이 북로그 세상에는 건강하고 즐거운 삶들이 한데 모인 그런 곳이 아닌가 싶다. 하늘을 유난히 좋아하는 이웃이 있는가하면 별을 좋아하는 이웃이 있다. 꽃을 사랑하는 이웃이 있고 나무를 좋아하는 이웃이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웃, 책을 좋아하는 이웃, 비를 좋아하는 이웃 등 그렇게 꿈 많고 아름다운 이웃들이 있다. 추억이 많은 이웃들이 서로서로 추억담을 나눠주고 꿈도 희망도 응원도 나누는 곳! 북로그 세상에서는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셈이다. 교보와 상관없이 나는 이런 북로그를 사랑하는 사람인 셈이다. 북로그 세상은 서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이 모인 행복하고 즐겁고 건강한 웃음이 넘쳐나는 곳이 아닐까.  

*

전체적으로 책은 검소한 맛이 있다. 화려한 치장을 한 것보다 요즘은 검소한 맛이 나는 수더분한 책의 맛과 질감이 좋다. 그런 면에서는 이 책 참 좋은 느낌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강의내용이 비슷비슷하면서도 세밀하게 천차만별이다. 여러 시각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두서없게 느껴진 것은 구성이나 편집의 덜 수고로움(?)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또 강의자가 생각보다 참말로 많다. 조금만 추려냈더라면 좀 더 깊이 있게 강의를 다룰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끝으로, 강의자들에 대한 간단한 이력 소개 역시 뭔가 부족하거나 평범하고 상투적이었다는 게 아쉬웠다.  

**

아아, 또 주저리주저리 말만 ‘하고야’ 마는구나! 가만히 들으면서 묵히고 삭히는 지혜란 나에게 없는 것인가! 생각마저도 말의 꼬리를 잡고 입을 통하지 않을 뿐 언제든 부유하게 내버려두다니. 정돈되지 않은 이 생각의 탈을 쓴 말을 무책임하고 부려놓고야 마는구나! 어쩌면 이렇게도 개구쟁이처럼 주저리고 날뛰고 내 멋대로 지내도 정도를 이탈하지 않을 수 있는 건, 이곳 북로그 세상이기에 가능한 게 아닐까, 그렇기에 용서되는 게 아닐까 싶다. 이젠 좀 깊어질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철딱서니 없는 나는 언제쯤 삶에 진중해질거나 싶다.  

‡‡‡‡‡‡‡‡‡‡‡‡‡‡‡‡‡‡‡‡‡‡‡‡‡‡‡‡‡‡¨¨주워 담기¨¨‡‡‡‡‡‡‡‡‡‡‡‡‡‡‡‡‡‡‡‡‡‡‡‡‡‡‡‡‡‡

성공은 돈이나 권력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재밌게 사는 것입니다. 사람이 죽을 때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게 재밌게 살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가슴이 떨릴 때 여행도 하고 평소에 좋은 습관을 들이면서 재미있게 사십시오. 그러려면 친구가 필요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인기 있는 사람이 되려면 큰소리로 인사하고 돈에 인색하지 말고 한번 뱉은 말은 꼭 지키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겸손함과 유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십시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의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습관입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여러분은 마음의 부자로 살 수 있고 성공이 바로 눈앞에 보일 것입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남은 인생을 두려워하고 신세한탄할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부터는 정말 인생을 재밌게 즐기면서 살길 바랍니다.
∥이숙영「잠자는 사랑과 성공을 깨워라」_ (p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