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희망입니다
고도원 지음, 황중환 그림 / 오픈하우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 고도원을 처음 알게 된지도 어느덧 여러 해가 지나고 있다. 아마도 군을 전역하고 이듬해 복학하면서 신청해 들은 경영대학의 어느 강의를 통해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리포트에 적은 이메일 주소로「고도원의 아침편지」가 날아들어 여태껏 좋은 글귀며 좋은 생각 그리고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작으나마 실천하려 노력중이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어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확인도 잘 안했었는데 요즘은 꼭 아침이 아니더라도, 며칠 몰아서라도 확인할 때면 위안도 되고 마음의 평안을 얻기도 한다.  


『당신이 희망입니다』는 앞서 말한「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만화와 함께 새로 엮어낸 책이다. 눈에 익은 내용도 더러 있어서 부담 없이 읽었으며, 카투니스트 황중환의 그림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아마도 저자 고도원을 아는 독자라면, 더불어「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익숙한 독자라면 더없이 의미 있거니와 아기자기하고 색다른 맛까지 느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물론 저자에 대해, 아침편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독자라 할지라도 편안하고 의미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재능’은 어떤 뛰어난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꿈을 좇는 사람에게 있고, 그 뒤에서 박수 쳐주는 사람에게서 나옵니다.(p101)  


나는 종종 재능에 대해 생각한다. 나에게는 어떤 재 능이 있는가하고. 그러고 보면 나는 늘 다른 이들의 재능에 더 관심이 많고 그들이 발휘하는 재능을 내심 부러워하고만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작 내게 잠재된 재능을 찾아내고 구체화시키기는커녕 스스로를 재능 없는 인간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비단 나에게만 국한한 문제 혹은 나에게만 미안해할 문제만은 아닌 듯하다. 곰곰이 생각건대, 결국은 여태껏 나를 믿어주고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을 무시하고 기만한 행위가 아니었나 싶다. 정녕 꿈을 좇는 사람에게 재능이 있고, 이를 응원하는 이들의 박수소리가 재능을 키우는 것이라면, 생각보다 나는 행복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아프리카의 어느 마을에 강이 하나 있답니다.
수심은 그리 깊지 않지만 물살이 무척이나 세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강을 건널 때 무거운 돌을 하나씩 짊어진답니다.
거친 물살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돌을 짊어지고 건너는 것입니다.
혹시 지금 짊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면
어쩌면 그것은 거친 강물에 휩쓸리지 않게 해줄 고마운 돌인지도 모릅니다.(p21) 

 

요즘 읽고 있는 조셉 M. 마셜의『그래도 계속 가라』에 보면, 삶이라는 여정 속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나 사건은 양면성을 지니고 인간은 늘 그 속에서 양가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또한 비슷한 맥락이지만 약점이 곧 장점이고, 장점이 곧 약점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하며 이를 현명하고 지혜롭게 활용하라고 말한다. 슬픔이나 고통, 비탄, 근심 등의 부정적이거나 안 좋은 상황 역시 우리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수 있음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을 깨닫고 삶을 살아내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모든 것을 되새기게 할 만큼 앞서 인용한 구절은, 아프리카 어느 마을의 이 일화는 의미가 깊지 않나 싶다.  


카투니스트 황중환의 그림(만화)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책 속의 좋은 구절뿐만 아니라 저자 고도원이 삶을 바라보는 어떤 시각 역시 의미 깊지만, 그림 역시 다채로우며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서려있는 듯하다. 때론 잔잔한 색감으로 슬픔에 잠긴 우리를 위로하고, 지친 영혼을 가볍게 터치한다. 유머와 위트로 우리에게 억지로라도 미소를 잃지 않도록 온 마음을 다 쏟고 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어찌 보면「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오래도록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조금 심심했을 수 있을 이 책을 더욱 감칠맛 나게끔 한 게 황중환의 그림 덕분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주변 이웃들이나 지인들로부터 응원과 격려를 받으며 살아간다. 때론 세상으로부터 혹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드넓은 우주로부터 힘을 얻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는 늘 누군가로부터, 당장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어느 시공간으로부터 희망의 메시지를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지금 이 순간 누군가를 응원하고 박수쳐주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주거니 받거니 어떤 편에 서 있든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를 위해 혹은 스스로를 위해 밝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일 수 있는 아주 작은 힘이나마 발휘할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희망이고 희망의 전령사가 아닐까. 
 

 

‡‡‡‡‡‡‡‡‡‡‡‡‡‡‡‡‡‡‡‡‡‡‡‡‡‡‡‡‡‡¨¨주워 담기¨¨‡‡‡‡‡‡‡‡‡‡‡‡‡‡‡‡‡‡‡‡‡‡‡‡‡‡‡‡‡‡ 

 

미소 짓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하루에 다섯 번 씩 미소를 지으세요.
평화를 위해서 for Peace ♪(p1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