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2025 - CIA·FBI·NIC 미 정보기관의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ational Intelligence Council: NIC) 지음, / 예문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그 속에 있으면서도 무엇이 변화하고 있는지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서 살아가는 날이 더 많다. 때론 다가올 앞날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평화롭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간절할 때는 한없이 편리하고 풍요로운 미래가 그려지기도 하지만, 생각을 곰곰 해보면 그리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 불편한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한다. 늘 일상에 치여서 살다보니 이런 생각들은 종종 나를 찾아오긴 하지만 금세 사라져버리기 일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미래세계를 맞게 될지는 늘 내 일상과는 무관한 듯 조각구름처럼 흘러만 간다.

《글로벌 트렌드 2025》는 머지않은 미래세계의 모습을 담고 있다. 가상시나리오 몇몇과 보고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경제추이와 인구동향, 국제정치의 변모, 여러 자원(에너지·식량·물·화석연료 등) 사용에 따른 환경문제의 심각성 및 대안, 지역(국가)간의 분쟁의 변화양상, 현 국제시스템의 한계 및 극복방안 등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전달한다. 전체적으로 리더십 즉 각국 지도자들의 역량·지도력이 미래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핵심적인 사안으로 결론을 맺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이 보고서가 작성되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투(?)가 상당히 거슬렸다. 강대국으로서 위상과 자부심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조금은 편안하고 협조적인(?) 투로 서술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아직 내 경험이 부족한지라 보고서적인 특유의 느낌에 익숙하지 않아서 낳은 오해일지도 모르지만.

이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세계적인 차원에서 논의가 있었다고 하니 엄청난 노력의 산물임은 틀림없는 듯하다. 아주 상세하게 세계 각국의 경제, 정치, 인구, 종교, 교육 등을 분석하고 외교 형태와 그 이해관계의 변화까지 추론해 예측해가는 모습은 정말 대단하게 다가왔다. 나처럼 미숙한 사람은 두어 번은 읽어야 제대로 파악이 가능할 만큼 전문적이고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한 번만 읽는다 해도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그 맥을 짚는 것에는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꼽자면, 지구 환경문제와 여러 자원을 둘러싼 갈등에 관한 부분이었다. 마치 대체 에너지에 대한 신기술만 개발하면 환경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물론 절약이라는 차원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에 대해 언급하고 맹목적인 경제개발정책에 기인한 환경문제에 대한 책임을 어느 정도 시인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인 방향은 새로운 대체 에너지의 개발과 미개척지에 매장되어 있는 에너지 자원에 대한 관심 및 개발권으로 흐르는 듯하다.

여러 분야를 다루면서도 늘 빠짐이 없는 것은 경제성장률이다. 환경문제는 체제를 뛰어 넘어 진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소리인 것 같은데 불가능한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 방법이 틀려먹은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NGO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국가를 초월해 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시 말해, 지역적인 연대를 넘어 세계적인연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국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 연대와 모든 국가들은 환경문제만큼은 같은 배를 타야 되는 거 아닌가? 다분히 NGO들이 갖는 정치적인 영향력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동조하겠다는 비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세계연대의 지향점이 생명우선, 친환경이 아닌 생태적인 삶을 추구하고 현재나 미래에 추구할 경제성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면, 이를 수긍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럴 가능성이 있느냐? 많이 모자란 내 생각이지만 그런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엉뚱한 소리한 김에 하나만 덧붙여본다. 알래스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친환경적인 경제성장을 추구하자면서 알래스카를 바라보는 시각자체가 아주 몰상식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향후 몇 십 년 뒤, 알래스카에 매장되어 있는 부존자원에 대한 개발권 및 현재 영토분쟁의 해결점을 거론하면서 결국은 개발지향적인 시각과 경제성장률이라는 수치에 목말라 있는 듯하다. 각국의 지정학적인 면을 존중(?)하며 장단점을 상술하면서 득과 실에 대한 분석은 개발에 기인한 경제적 가치 및 경쟁력, 생산성과 효율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결국은 자본의 논리에 대한 반성을 하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그 논리로써 현 상황을 타계해나가겠다는 외곬적인 자세가 아닌가 싶어서 안타깝고 아쉬움이 남는다. 

                                                                     *
아는 것도 없으면서 너무 엉뚱한 소리만 한 것 같아서 찝찝하네요(?). 괜스레 오해를 사진 않을까 지금에서야 걱정이 되는군요. 그래서 밝힙니다.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며, 어떤 이유로도 품평할 수 없는 민주사회 속 한 개인의 의사표현 중 하나임을 밝힘으로써 내 변명과 무지함에 대한 이해를 바라는 바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