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에 대한 최고의 입문서. 나아가 마음의 구조에 대해 궁금한 이에 대한 약간의 실마리도 제공하는 책. 전혀 현학적이지 않고 명증한 논리로 쉽게 설명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인문사회과학도에게 강추.
왜 이 책이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지 알 수 없음. 역사를 소설처럼 쓰는 방식에 대해서는 나 역시 반대하지 않지만 스펜스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책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음. 스펜스의 다른 책들을 좀더 읽어보아야겠음. 혹시 내가 동양인이어서, 그가 그리고자 한 이미지와 서사가 너무 친숙하기 때문에 특별한 감흥이 없는 것은 아닐까.
신참자는 교화되고 있다. 그는 결코 동료를 배신하지 말고 임금 기준을 유지할지어다. 한 노동자가 제시된 임금을 받아들이지 못해 인쇄소를 떠난다면 인쇄소내의 어느 누구라도 그것보다 낮은 임금으로 그 일을 맡지 말지어다. 이것이 노동자들 사이의 법이다. 신뢰와 성실을 명심하라. '마롱'이라고 불리는 금서 품목이 인쇄되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을 배신하는 노동자는 인쇄소에서 불명예스럽게 축출될 것이다. 그런 노동자는 파리와 지방의 모든 인쇄소에 사발통문이 돌려져 감시 인물 명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중략] 그외에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 과음은 미덕이요 염사와 난봉은 젊은 날의 공적이요 부채는 기지의 표시요 무신앙은 성실성으로 간주될 것이다. 이곳은 모든 것이 허용되는 자유롭고 공화주의적인 영역이다. 원하는 대로 살라. 그렇지만 정직한 인간이 되고 위선은 금물이라. -13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