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구할 여자들 -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과학기술사 뒤집어 보기
카트리네 마르살 지음, 김하현 옮김 / 부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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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내러티브

창 vs. 뒤지개
청동기, 철기 시대 vs. 직물, 도기 시대

우리는 창과 뒤지개 중 무엇이 먼저 발명되었는지 모른다.
흥미로운 것은 서사다. 우리는 분명히 창이 먼저 나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혁신은 반드시 무기와 함께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먹을거리를 모으던 여성이 먼저 날카로운 막대기를 발명한 뒤 나중에 그 막대기를 사냥에 사용했을 가능성도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곤봉과 창이 인간의 첫 번째 도구라고추정하는 것일까? 이렇게 추정하면 인간 발명의 추동력이 주변 세상을 지배하려는 욕구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믿게된다. 여성이 서사에서 지워질 때 인류는 본래와 다른 모습이된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더 나아가면 우리는 자신의 본성을스스로 속이게 된다. 가부장제가 미치는 가장 심각한 영향 중하나는 우리의 진짜 모습을 잊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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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할 여자들 -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과학기술사 뒤집어 보기
카트리네 마르살 지음, 김하현 옮김 / 부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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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과 젠더

여행 가방이 시장의 저항에 부딪힌 것은 젠더와 밀접한관련이 있었다. 이 작은 요소 하나가 바로 여행 가방에 바퀴를 달기까지 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한참 고심한 경제학자들이 놓친 것이었다.

사람들이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이유는 그 가방이 남성성에 관한 지배적 견해에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돌아보면 명백히 괴상한 일이다. ‘진정한남자는 가방을 직접 든다‘라는 무척이나 자의적인 개념이 이제는 누가 봐도 명백한 혁신을 방해할 만큼 강력했다니? 남성성에 관한 지배적 견해가 돈을 벌겠다는 시장의 욕망보다 더 완강한 것으로 드러나다니? 남자는 무거운 짐을 들 수 있어야 한다는 유치한 생각 때문에 전 세계 산업을 뒤집을 상품의 잠재력을 알아보지 못했다니?

바로 이 질문들이 이 책의 핵심이다. 

(전기차의실패를) 분석하는 연재 기사를 실었다. "여자 같은 것 또는 여자 같다는 평판을 얻은 것은 미국 남성의 눈에 들지 못한다." 이어서 기사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남성이 일반적인 신체적 의미에서 혈기 왕성하고 ‘남성미가 넘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어쨌거나 그 남성의 이상은 그렇다." 즉 자동차든 색깔이든 여성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남성은 신념상 늘 그것에서 거리를 두려 한다. 슬프게도 바로 이것이 전기차에 발생한 일이라고, 이 잡지는 결론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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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당시 서민 사이에도 봉건 질서의 토대가 깊게 자리 잡고 있었으며, 가정과 결혼과 인륜이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아주 중요한 관심사였음을 알게 됩니다. 가정이 으뜸이고 온 세상이 가정에서 확장된 거대한 질서 체계라는 것이 서주의 모든 계층 사람들이 공히 갖고 있던 신념이었습니다. 이것은 갑골문에 나타난 상나라 사람의 관념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근동의 고대 수메르인이나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 시민이 지녔던 기본 가치와도 근본적으로 달랐습니다. - < 시경을 읽다,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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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태평양 사이에는 베이징 당국이 <제1열도선>1이라 칭하는 다도해가 펼쳐져 있다. 여기에 이른바 <9단선nine-dash line>2이 있는데 2013년에 대만이 추가되어 10단선이 되면서 중국은 이 또한 자국의 영토로 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2백 개가 넘는 작은 섬들과 암초들을 두고 각축하는 사이 중국과 이웃 국가들의 관계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중국은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이 항로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고자 한다. 사실 지정학적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 여기를 통하지 않고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남중국해의 대양 항로에 진출할 수가 없다. 평시에 이 통로는 여러 지역으로 개방돼 있지만 전시에는 어렵지 않게 봉쇄할 수 있는데 이는 곧 중국이 봉쇄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강대국들은 전쟁이 발발할 날을 준비하느라 평시를 보낸다. - < 지리의 힘, 팀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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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제사에서 존귀한 위치를 차지했던 신성한 문자가 주나라 때에 와서 왜 민가 가사를 베끼고 기록하는 데 쓰였는지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봉건제도의 운영과 관계가 있었습니다. 봉건영주와 봉건귀족은 봉국에서 편안히 거주하며 효과적으로 봉국의 백성을 관리하기 위해 당연히 그곳 사람들이 본래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아울러 그 중요한 자료를 대대손손 이어서 봉국을 다스리기 위한 참고 자료로서 보존하려 했습니다.

주나라 사람은 민가와 민정을 연결해, 민정을 잘 반영한 민가가 귀족이 봉국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채시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방법으로 시를 채집했을까요? 그 시대에는 녹음기가 없어서 소리를 기록할 방법이 막연했습니다. 유일한 방법은 민가를 배워 부르는 것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배워 부르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을 수 있고 기억력에도 한계가 있었을 겁니다. 더군다나 기억은 시간이 가면서 마모되고 변조되기 마련이지요. 바로 이런 어려움 때문에 본래 신성한 의식에서만 쓰이던 문자를 가져와 그 소리를 흉내 내어 기록했을 겁니다.

이처럼 전통적인 견해가 아니라 오늘날의 역사적인 방식으로 『시경』의 유래를 새롭게 추론해 보았습니다. - < 시경을 읽다,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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