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개화‘의 형태나 외양은 정치적 슬로건이라기보다는 문화적 슬로건이었다. 일본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외양이 중요하다. 이러한 사실을잘 드러내는 메이지 시대의 풍자적인 속담이 하나 있다. "상투 틀지 않은사람의 머리를 건드리면 ‘분메이카이카‘라고 하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유럽식 머리가 고등교육의 상징처럼 된 것이다. 몇몇 메이지 지도자들은유럽식 예절을 준수하는 것을 보여주면 서구 열강들이 불평등조약을 포기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메이지 개화에는 귀족적이면서 우스꽝스럽고 융통성 없는 면이 있었다. 근대화에 맞춰 토착적인 복장에 고대나 유사 고대의 관습들이 고안되거나 재현되기도 했지만, 그 시대에는 과거를 일소하거나 거부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 모습들이 서양인들에게는 오히려 경박하거나 천박해 보였을지도 모른다. - P52

거의 한 세기 후에 20세기 일본 최고의 소설가로 평가받았던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는 메이지 시대의 피상적인 고상함에 대해 격분하였다. 공공연히 옷을 벗는 것, 남녀 혼욕, 이밖에 ‘저속함과 상스러움‘을 나타내는 민망한 행태들을 금지시킨 것은 본성에서 나오는 고상함을 향한 욕구에서발현된 것이 아니라, 서양 외국이 그런 풍속을 인정해주지 않으리라는 두려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미시마는 메이지 일본을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불안한 주부‘에 비유했다. 손님에게 먼지 하나 없이 흠잡을 데 없는 깨끗하고 이상적인 가정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일상생활 용품들을 옷장 속에 감춰 놓고 편한 일상복을 안 보이도록 치우는 주부의 모습과 같다는 것이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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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적 교환 대 순수증여

우리가 친구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단지 그 사람이 친구이기 때문이지, 나중에 보상을 받고 싶어서가 아니다. 게다가 협력적 관계의 다른 형태로 볼 수 있는 결혼 관계에서 즉각적인 상호적 교환 지향은 대개 결혼에 대한 불만과 관계가 있으며, 결혼 관계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낳는다(Hatfield & Rapson, 1993; Shackelford & Buss, 1996). 사람들은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사실은 상호적 보상을 원하지만, 순전히 선의로 친구를 돕는다고 믿도록 스스로를 속이는 것일까? 투비와 코스미데스(1996)는 이 문제에서는 사람들의 직관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우정이 실제로 순전히 상호적 교환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는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 < 진화심리학, 데이비드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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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 적합도 이론에서 나오는 예측은 명백하다: 나머지 조건이 똑같다면, 손자의 관점에서 어머니의 어머니(외할머니)가 투자를 가장 많이 할 것이고, 아버지의 아버지(친할아버지)가 투자를 가장 적게 할 것이다. - < 진화심리학, 데이비드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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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나이가 많은 아이의 죽음이 나이가 적은 아이의 죽음보다 더 큰 슬픔을, 그리고 건강한 아이의 죽음이 병약한 아이의 죽음보다 더 큰 슬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 < 진화심리학, 데이비드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 중에서

유전적 근연도는 중요하지만, 이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나머지 조건이 동일하다면, 도움은 수혜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감소할 것이다. 젊은 친척이 자신이 가진 것과 같은 유전자 일부를 가진 후손을 낳을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나이 많은 친척을 돕는 것은 젊은 친척을 돕는 것보다 자신의 적합도에 미치는 영향이 더 적기 때문이다. - < 진화심리학, 데이비드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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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자식의 진화적 고통
- 낮은 투자
- 반골, 반항

한 흥미로운 분석(Sulloway, 1996, 2011)은 부모가 자식에게 부과하는 적응 문제들은 자식들의 출생 순서에 따라 서로 다른 ‘생태적 지위’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한다. 특히 부모는 나이가 가장 많은 자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맏이는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이고 현상 유지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둘째는 기존 구조를 지지해서 얻을 것이 별로 없고, 오히려 반기를 들어야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설로웨이에 따르면, 나중에 태어난 자식들, 특히 그 중에서도 중간에 위치한 자식들은 기존 질서의 유지를 통해 얻을 것이 가장 적기 때문에 더 반항적인 성격이 발달한다. 최근에 출생 순서와 성격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이 예측이 옳다는 것이 확인되었다(Healey & Ellis, 2010). 반면에 막내는 중간 형제들보다 부모의 투자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데, 번식을 위한 마지막 운반 수단에 투자하는 부모는 온갖 제약에 구애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 진화심리학, 데이비드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 중에서

부모가 모든 자식을 똑같이 대우하더라도, 중간 자식은 부모에게서 받는 총 투자가 더 적을 수 있다(Hertwig, Davis, & Sulloway, 2002).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맏이는 다른 형제들이 태어나기 전에 부모의 투자를 독차지하고, 막내는 나머지 형제들이 모두 집을 떠난 뒤에 부모의 투자를 독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간 자식은 주위에 다른 형제가 없는 때가 없기 때문에 늘 부모의 투자를 다른 형제와 나누어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모가 자식들에게 똑같이 투자하려고 노력하더라도, 중간 자식은 불리한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다─중간 자식들이 가족과 일체감을 덜 느끼는 이유는 이 때문인지 모른다(Hertwig et al., 2002). - < 진화심리학, 데이비드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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