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기의 러우전쟁사 - 러우전쟁은 어떤 세계질서를 만드는가?
최진기 지음 / 스마트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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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가
이렇게 말했다.

"서구의 시각, 레거시 미디어의 생각 중심으로
미국이나 국제 정세 뉴스가 전해지는 것 같다.
많이 왜곡되고 편향되어 있다"

이 선배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걸까?
계속 뇌리에 남았다. 그런데 최진기의 이 책은
그런 내 의문에 하나의 답을 주었다.
미국 중심적, 유럽 중심적 시각에서 달리
세상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미국 정부의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태도의 갈지자 행보였다. 
트럼프와 푸틴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인 것도 일관되게 이해되지 않았다. 

전통적인 군사강국이면서 자원식량 강국인 러시아와
신흥 경제 대국 중국 양자에 대처해야 하는 미국의
상황 속에서 때로는 중국과 때로는 러시아와 각을 세우는
현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은 꽤 설득력 있다. 
국제정치학자들의 이론이나 주장을 함께 설명해 줘서
더욱 이해하기 좋았다. 

또 하나 배운 점은 미국 민주당의 변화에 대한 것이다. 
냉전 시기 미국 민주당의 입장과 소비에트 붕괴 후
미국 민주당의 입장 그리고 오늘날 민주당의 입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흥미롭다. 
트럼프에 대한 대중적인 지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 민주당이 어떻게 대중으로부터 멀어졌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과거를 설명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브릭스의 약진과 확대를 예측하는 
저자의 주장은 쉽게 수긍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눈 여겨
볼 대목인 것은 분명하다. 

과거 전쟁사에 대한 책으로 최진기 씨의 책에 큰 점수를
줬고 덕분에 다른 전쟁사 책을 많이 읽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독서를 계기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책들을 더 읽는 
계기가 될 듯 하다. 또한 미국 민주당 관점의 책 대신 
제3의 시각에서 민주당의 최근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책들도 
더 읽게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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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대표 공약인 “MAGA, Make America Great Again”의 핵심은 한마디로 다시 미국을 제조업 강국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조는 트럼프 대통령 때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먼저 등장한 단어는 오바마 대통령 때 시작된 ‘리쇼어링Reshoring’이었다. 해외로 나간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지고 오자는 것이다. 트럼프 집권 1기에는 보호무역 정책으로 미국의 제조업을 지키는 방향으로 전개되었고, 바이든 대통령 때에는 외국의 제조업 공장을 거꾸로 뜯어 오는 것이었다.4 그리고 트럼프 집권 2기인 지금, 다른 나라들의 희생을 통해 자기 나라의 번영을 추구하는 대외무역 정책인 ‘근린 궁핍화 전략’5이 본격화될 것이다. - <최진기의 러우전쟁사>, 최진기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a3bab9df6ac4991

미국은 과도한 국가부채를 줄여야 하고, (불가능해 보이지만) 제조업을 중국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재건해야 한다. 방법은 하나다. 아직 미국 패권 아래 있는 ‘동맹국’들의 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25년 초, “캐나다가 미국의 한 주가 되어야 한다. 덴마크의 그린란드를 편입하겠다. 파나마 운하를 미국이 가지겠다”라고 했다. 황당하게 들리는 이런 말들도 사실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농담이 아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미국의 미래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G7 정상회의의 리더인 미국은 나머지 G6 나라들을 급속히 약화시킬 것이다. 그 외 서유럽과 한국처럼 미국의 패권 아래 놓여 있는 나라들도 그 운명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 <최진기의 러우전쟁사>, 최진기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a3bab9df6ac4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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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실적 학습과 인과관계

인과 관계 자체는 물리학보다 심리학의 영역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인과관계의 존재를 100%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실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완전히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제된 실험을 통해 인과관계를 짐작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확실한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완벽하게 통제된 실험은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과관계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을 경험적으로 증명하기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실 현대 양자역학 분야에서 이뤄지는 실험들에서는 인과관계가 아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적어도 어디서나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실재하는 특성들이 어떻게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지 설명하는 물리법칙에는아무런 실질적 인과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인과관계가 실제로 존재하는지여부를 떠나, 궁극적으로 우리가 직관적으로 인과관계를 지각하게 된 것은그것이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지각하는 것이 유용했기 때문이다. 인과관계는 과거에 했던 선택의 대안을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우리 뇌가 만들어낸 구성물이다.
이런 반사실적 학습과 인과 추론은 많은 포유류, 심지어 쥐에서도 관찰된다. 하지만 어류나 파충류가 반사실로부터 학습할 수 있다거나 인과관계에 대해 추론할 수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조류는 이런 추론이 가능하다는 증거가 있다). 이는 적어도 우리 계통에서는 이런 능력이 포유류조상에서 처음 등장했음을 시사한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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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냉전 시대의 좌파정당
- 지나친 평가도 있지만 냉전 시대와의 차이가 선명히 보인다.



미국 민주당이나 서유럽 좌파 정당의 친노동, 친인권, 반독재, 민주주의 옹호 노선은 국내적으로는 미국 공화당이나 서유럽 우파 정당과 대비해 정체성을 선명하게 하는 것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냉전시대에 소련 사회주의 이념과의 체제경쟁적 성격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탈냉전은 이러한 노선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켰다. 더 이상 체제경쟁이 필요 없어졌다. 미국 민주당과 서유럽 좌파 정당은 새로운 노선이 필요했다.

먼저 친노동에서 멀어졌다. 클린턴 대통령은 2001년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시켰다. 노동자를 버리고 소비자를 선택한 셈이다. 중국산 값싼 제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저물가 속의 성장’이라는 골디락스가 이루어졌다. 소비자들과 기업가들은 좋았지만, 노동자들은 실질임금이 하락했고 많은 사람들이 해고되었다. 그 대가는 15년 뒤,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로 민주당에 되돌아왔다.

친인권 정책은 소수자 보호정책으로 바뀌었다. 다양한 성적 지향과 정체성의 LGBTQ가 정치 이슈로 본격적으로 떠올랐다. 무지개 깃발은 미국 민주당과 서유럽 좌파의 상징이 되었다. - <최진기의 러우전쟁사>, 최진기 - 밀리의서재
https://millie.page.link/srPpsWUPjDR9yZ7D8

민주주의는 환경으로 대체되었다. 2018년 스웨덴의 15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환경을 위해 학교 등교를 거부했다.6 어른들은 학교에 가라는 말 대신에 의회와 각종 회의에 초청해서 반환경과 결탁한 자본을 꾸짖으며 울부짖는 어린 그녀의 연설을 들었다. 그리고 심지어 미국 민주당은 네오콘 세력과 손잡고 대외정책을 펼쳐나갔다.

친노동은 친기업으로, 인권은 LGBTQ로, 민주주의는 환경으로, 그리고 제3세계 독재에 대한 반대는 네오콘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 <최진기의 러우전쟁사>, 최진기 - 밀리의서재
https://millie.page.link/3K2yZVuJWuA7G8J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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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정치가 경제를 압도하는 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경제는 경제, 정치는 정치, 군사는 군사, 각각 독립적 영역을 가지고 국제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시대이다. 따라서 지금을 ‘신냉전시대’로 정의하는 것은 지극히 이념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는 경제적으로는 ‘탈세계화’,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쇠퇴’, 그리고 군사적으로는 ‘세계 경찰이 사라진 시대’에 살고 있다 - <최진기의 러우전쟁사>, 최진기 - 밀리의서재
https://millie.page.link/Bca1J6DF3Kwqs3U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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