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대뇌 안쪽 측두엽 근처 해마(hippocampus)라는 영역을 많이 사용했을 겁니다. 이 영역이 발달하면 머리가 좋은 사람 취급을 받았겠지요. 그런데 현대사회에 와서는 전두엽, 즉 정보를 빠르게 스캐닝하고 필요한 정보가 뭔지 찾아서 결합하고 신속하게 맥락을 이해하는 영역을 더 많이 쓰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뇌를 쓰는 방식이 바뀌면 뇌 구조도 달라집니다. 이것을 뇌 가소성(neural plasticity)이라고 부릅니다. 뇌 구조가 바뀌어야 새로운 기능이 더해질 수 있으니까요. 새로운 사고방식, 검색과 편집, 정보의 결합, 빠른 스캔을 위해서는 그에 적절하게 뇌 구조가 바뀌어야 하고 실제로 그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 <열두 발자국>, 정재승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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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들에게 아주 유명한 환자 사례가 있습니다. 피니어스 게이지(Phineas Gage)라는 환자인데요, 미국의 한 철도 공사 감독관이었습니다. 1848년 9월 13일, 스물다섯 살의 게이지는 버몬트주의 한 철도 공사장에서 일하는 중이었어요. 구멍에 폭발물을 넣고 쇠막대로 구멍의 표면을 고르는 작업을 하던 중에 실수로 주변 바위를 쳐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하게 됐고, 그 폭발의 충격으로 쇠막대가 게이지의 왼쪽 뺨 아래쪽에서 오른쪽 머리 윗부분으로 뚫고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두개골의 상당 부분과 왼쪽 대뇌 전두엽 부분이 손상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됐죠. - <열두 발자국 (리커버 에디션)>, 정재승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6C4h6Ga2WzaKF7FCA

게이지의 손상된 뇌 영역은 감정적인 반응을 받아서 상황을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특히 어떤 일이 더 중요한지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영역이었습니다. - <열두 발자국 (리커버 에디션)>, 정재승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bQuL62o1KQhDfwaNA

이 연구가 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감정’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성에 비해 감정을 열등하다고 여기지만, 감정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결정을 내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요. 감정이 만들어낸 선호와 우선순위는 의사결정을 할 때 매우 중요하지요. 그걸 섬세하게 파악하는 뇌 영역이 망가지면, 우리는 선택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 <열두 발자국 (리커버 에디션)>, 정재승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RDGz7Q4L2Wo1Ux4K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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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대 코스트코
- 햄릿 증후군

2000년 무렵, 시나 아이엔가(Sheena Iyengar)와 마크 레퍼(Mark Lepper) 박사가 이끈 컬럼비아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 있는 한 식료품점을 빌려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어요. 계산대 근처에 작은 과일잼 판매 부스를 설치하고 시간마다 진열을 바꿔가며 한 번은 6종류의 잼을, 다음에는 24종류의 잼을 판매한 거예요. 그러고는 어떨 때 장사가 더 잘 되는지 관찰해 본 거죠. 놀랍게도, 24종의 잼을 진열했을 때 사람들이 더 북적거렸지만, 실제로 구매 혹은 재구매하는 고객의 비율은 6종만 진열했을 때 ㄷ훨씬 더 높았습니다. 구매는 10배, 재구매는 무려 15배 넘게 차이가 났어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선택지가 많으면 구경하는 재미는 있지만, 내 선택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미련이 커지기 때문에, 구매로는 쉽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 <열두 발자국 (리커버 에디션)>, 정재승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QNR4xE1TxfMo1Q7c7

선택지가 늘어나면 처음에는 새로운 선택지를 발견할 때마다 좋은 감정이 커집니다. 그런데 선택지가 점점 늘어날수록 나쁜 감정이 커져서, 어느 숫자를 넘어가면 오히려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 기준점이 보통 6~10가지 정도라고 해요. 사람들이 6~10가지 선택지 안에서는 최대한 적절한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그걸 넘어가버리면 선택이 고통스러워진다는 거죠. 보통 3~6가지 정도의 선택지를 주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 <열두 발자국 (리커버 에디션)>, 정재승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Bd5RGrNTw5AZPbKw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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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소시에이션에 대한 사고가 몰락한 것)은 1860 년대에 독일·미국·프랑스 등에서 진행된 중공업 발전의 결과이다. 마르크스는 1860년대에 쓴 『자본론』제3권에서 주식회사와 경합하는 것으로 생산 협동조합을 생각했는데, 그것은 곧 급격하게 퇴색해버렸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주식회사에 패배했기 때문이 아니다. 영국의 소규모 주식회사 역시 중공업화 단계에서 국가적인 거대 자본에 기초하는 독일과의 경쟁에서 침몰해갔다. 기본적으로 섬유 산업이 중심이었던 그 이전 단계에서 생산 협동조합은 주식회사와 어느 정도 길항할수 있었다. 똑같은 말을 바쿠닌이 의거한 스위스 시계 직인들의 어소시에이션에 대해서도 할 수 있다. 그것이 급성장해온 독일과 미국의 기계적인 생산 앞에 몰락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P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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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을 할 때 우리는 나에게 돌아올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판단 기준은 아닙니다. ‘내가 이걸 선택하면 저 사람과 관계가 더 좋아질 거야’ 같은 사회적 이익이나 ‘내가 예전에 이걸 한 번 써봤는데 좋았어’ 같은 과거 경험, ‘수많은 것 중에 제일 먼저 눈에 띄었어’ 같은 주의 집중이 관여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마 바로 뒤에 위치한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에서는 ‘어떤 게 더 옳은 선택일까? 혹은 더 공정한 선택일까?’ 같은 고등한 ‘도덕적 판단’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선택하는 동안 우리는 뇌의 전 영역을 두루 사용합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경제적 이득, 사회적 관계, 과거의 경험, 주의 집중, 편견과 선입견, 도덕과 윤리 등 많은 요소를 두루 고려하고 판단하면서 최종 의사결정을 합니다. 우리는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동물이고, 선택을 하는 기준도 다양하고 복잡하며, 심지어 그런 기준들이 때에 따라 달라집니다. - <열두 발자국>, 정재승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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