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오류가 있는건 아닐까 고민되는 순간이 있다. 이를 원칙이 불완전하게 실현되어서라고 해석하는게 아직 유효하다. 다른 보편적 원칙의 대안이 보이지 않는 한 말이다.

요컨대, 문제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있지 않다. 또한 미국헌법이나 독일의 기본법에 근본적인 오류나 위선이 있어서도 아니다.
그보다는 그러한 기본 원칙들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문제의 해결책은 특정 인종 및 종교 집단의 권리와 의무를 보장하기 위하여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원칙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보편적 원칙들이 궁극적으로 실현되도록 싸우는 것에 있다.
- P2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중에 호소력을 가지려면 누구를 포용할 것이냐 만큼 누구를 배제할 것이냐도 중요하다. 포퓰리스트들이 대중을 선동할 때, 그들은 인종, 종교, 사회 계층 혹은 정치적 신념이 공통인 사람들을 내집단으로삼으며, 그 이해관계를 무시해도 별 탈이 없을 사람들을 외집단으로 몰아 배제한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국민demos의 경계선을 그으며, 암암리에 정치적 고려란 국민의 일부를 위한 것이며 경계선 밖에 있는 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정치학자 얀 베르너 뮐러가 적절히 표현했듯 ‘표현의 도덕적 독점moral monopoly of representation‘을하는 것이다. 45 - P59

포퓰리스트들이 공직을 노릴 때, 그들은 주로 그들이 진정한 국민의 일부로 인정하지 않는 소수인종이나 종교집단에 대한 분노에 집중한다. 공직을 차지하면, 그들은 점점 더 두 번째 목표물에 대한 분노를표출한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그들의 도덕적인 표현 독점권에감히 이의를 제기하는 모든 기관들에 대해.
그들이 집권 초기에 벌이는 독립 기관에 대한 전쟁은 종종 언론에대해 불신을, 심지어 노골적인 증오를 부추기는 형태를 띤다.
- P60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은 단지 첫 걸음일 뿐이다. 다음 단계로, 독립기관에 대한 전쟁은 민간 재단, 노조, 싱크탱크, 종교협의회, 그 밖의여러 비정부 기구를 목표로 바쁘게 전개된다. 포퓰리스트들은 사회 여러 부문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하는 중개 기관들이, 오직 그들 자신만이국민을 대변한다는 허구에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고 있다. 따라서 그런기관들을 기득권이나 외부 세력의 도구로 몰아붙여 국민에게 불신을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으면, 재정적으로그들을 약화시키기 위해 외국에서의 송금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거나경영을 방해하기 위한 국가 통제를 합법화하기도 한다.
- P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화‘의 허구성과 현실성
- 유발 하라리를 떠오르게 한다

중화는 확정되어 있는 물리적 실제 혹은 구현태와 동일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픽션에 가깝다. 따라서 그것은 허구적인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실재와의 관련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거짓말‘과도 다르다.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 픽션의 성격으로 인해 세계의 다른 범주들이 비결정적 interterminate 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 픽션으로 인해 다른 범주들이 결정성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그리하여 현실 세계에서 중요한 일들이 가능하거나 가능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픽션은 매우 현실적인 힘을 가진 것이다. 

다만 그 현실적인 힘은 사람들이 그 픽션을 기꺼이 수용할 때 생성되는 것인데, 생성된 이후에는 그 나름의 독립적 지위를 갖게 된다. 그러나 어떤 이유와 경과에 의해 그 사람들이 더 이상 그 픽션을 수용하지 않게 되면 그 힘은 사라진다. 

따라서 우리는 중화와 같은 픽션을 마주했을 때, 그것이 그 자제로 현실적인지 비현실적인지를 재단하기 전에, 그것이 지속했던 동안은 해당 정치 공동체에서 현실적인 힘을 발휘했다는 점을, 그리고 그만큼 해당 공동체의 (특)성원들의 (특정한) 필요에 부응하고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 P7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민주주의=자치=배타성.
독재=통치=개방성.

이질성=파시즘. 동질성=민주주의



민주주의나 자치 공화국이 회원 자격규정에 관대하기란 훨씬 어렵다. 결국 국민이 지배할 수 있는 체제에서, 시민의 지위를 얻은 사람은 그의 모든 동포들에게 발언할 권리를 갖게 된다. 그리하여 로마 제국이 로마 공화국보다 더 관대한 회원 규칙을 채택했다는 사실은 민주주의와 시민권의 배타적 개념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음을 나타낼까?  - P211

같은 충동이 이탈리아와 독일의 자유주의적 민족주의자들을 자극했다. 그들이 받아들인 원칙은 여러 면에서 숭고했다. 그들은 언론의 자유와 종교적 반대를 허용하는 자치 정부를 수립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진정한 독일인 또는 이탈리아인으로 고려되는 사람들(그들이 만드는국가에 포함하고자 했던)과 다른 국가의 구성원이 되는 사람들(제외하려고 했던)을 구별하는 것은 그들의 사업에서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 P212

1920년대와 1930년대에 이탈리아나 독일 같은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실패했다가 1950년대, 1960년대에 확고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해당 국가의 인종 구성은 파시즘이 인민이라는 명목으로 의회 기관을 제쳤을 때 상당히 이질적이었고, 국민들이 자유민주주의 관행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상당히 동질적이었다. 이는 결코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다.
- P2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정부와 대기업들은 대중매체를 통한 과점 행위를 즐겼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허용 가능한 정치적 담론의 기준을정할 수 있었다. 잘 작동하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이것은 인종차별적인내용. 음모 이론, 또는 노골적인 거짓말을 걸러냄으로써 자유민주주의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 독재 국가에서는, 독재자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검열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를 억제하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 P191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이러한 기술적 특권은 거의 사라졌다. 결과적으로, 권위주의 국가에서 민주적 반대파는 오랫동안 확고부동히 군림해온 독재자를 전복시킬 더 많은 도구들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혐오의 선전꾼, 허위를 파는 상인들 또한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 더 쉬워졌다.
- P191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이란의 녹색 혁명과 ISIS의 소셜 미디어사용, 아랍의 봄과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모두를 한몫에 이해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가 일부 맥락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다른 맥락에서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역설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것은 동일한 기본 역학의 결과이다. 디지털 기술은 외부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전 세계의 정부 고위층들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한다. 그 효과는 우리에게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다.
- P19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