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기계로서의 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 학습된 지식으로 뇌가 ‘내적 세계 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뇌는 이런 모델을 도구로 가설을 만들어, 들어오는 감각 데이터를 예측한다. 

둘째, 뇌는 예측에서 벗어나는 것, 소위 예측 오류를 활용해 ‘내적 세계 모델‘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하고 업데이트, 즉 학습한다.

이런 시각에 따르면 우리 뇌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늘 한발 앞서간다. 영국 철학자 앤디 클라크Andy Clark는 이를 다음과같이 표현했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빠르고 무난하게 살아가기위해 우리 뇌는 예측의 달인이 됐다. 뇌는 신뢰할 수 없고 모호한 감각 데이터의 물결 위에서 서핑한다. 최종 결과에서 데이터보다 늘 한발 앞서기 위해서다. 뛰어난 서퍼는 파도가 부서지기 직전 ‘주머니 안에 in the pocket‘ 머무르는 식으로 서핑한다. 이것은 그에게 힘을 선사해 부서지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게 해준다."5 - P190

뇌는 자신의 예측과 종종 주어지는 불확실한 감각 데이터를 종합해 세상에 대한 지각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지각은 수동적인 과정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생산적인 과정이다. 뇌를 능동적인 예측 기계로 보는 생각은 앞에서 제시한 거꾸로 된 블랙박스 문제를 설명해줄 수 있다. 즉 뇌는 자신의 블랙박스 바깥세상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가설적 모델을 사용해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예측하는 것이다. 이를 ‘생성 모델 generative model‘이라고도 부른다. 이 모델을 토대로 예측에 맞아 떨어지는 데이터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뇌는 자신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이 뇌가 스스로 만들어낸 세상이라 하더라도 결코 바깥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과 무관하지 않다. 감각기관이 감지하는 신호가 가설적 세계 모델의 예측에서 벗어나면, 이 모델은 오류 신호를 통해 수정된다. 이런 계속적인 학습 과정을 통해 세상에 대한 내적 모델은 점점 최적화되고, 주변 조건에 유연하게 맞춰진다. 그래서 오류 신호가 나타나는 것이 장기적으로 최소화된다. 내적 세계 모델이 좋을수록 오류가 적어지고, 뇌는 우리가 외부 세계에서 안전하게 생활하도록 적절히 인도해준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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