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말하기, 기분 말하기, 탐구적 말하기 그리고 몸손질 말하기
- 우리는 왜 사교 모임에 친숙하지 못한가?


우리가 여기서 다루고 있는 것은 최근에 ‘몸손질 말하기(grooming talking)’라고 부르게 된 네 번째 유형의 발성이다. 이것은 사교적 만남에서 볼 수 있는 무의미하고 정중한 잡담을 말한다. “날씨가 참 좋군요”라든가 “최근에 무슨 책을 읽으셨습니까?” 같은 형태의 말하기가 여기에 속한다. 이런 대화는 중요한 생각이나 정보를 교환하는 것도 아니고, 말하는 사람의 진정한 기분을 드러내지도 않으며, 미학적으로 즐거운 것도 아니다. 이 말하기의 기능은 상대편을 만나 인사할 때의 미소를 강화하고 사회적 연대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은 원숭이나 유인원의 털손질을 대신하는 우리 인간의 대용품이다. 이런 말하기는 비공격적인 사회적 관심사를 우리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비교적 오랫동안 같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접촉할 수 있고, 그리하여 귀중한 집단의 결속과 우정을 키우고 강화할 수 있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RRSnBVQQKjurGWh27


집단이 순전히 사교적 이유 때문에 모였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정보 말하기나 기분 말하기나 탐구적 말하기는 완전히 배제된 채 몸손질 말하기만 줄기차게 계속될 수도 있다.

칵테일 파티는 좋은 본보기다. 그런 파티에서는 ‘심각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주최자가 나서서 말리기도 한다. 예컨대 두 사람이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주최자가 그 사이에 끼어들어 대화를 중단시키고, 최대한의 사교적 접촉이 이루어지도록 몸손질해주는 짝을 계속 교체시킨다. 그리하여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몸손질 말하기를 가장 강하게 자극하는 ‘초기 접촉’ 상태로 되풀이하여 되돌아간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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