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상 학자로서 정치를 담론하는 자가 흔히 “빈궁한 이에게 토지를 주어 없는 자산을 채우게 하라”고 한다. 무릇 다른 사람과 같은 처지에서 풍년이 들지도 않았고 부수입이 있지도 않은데 홀로 넉넉하다면 노력이 아니면 검소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같은 처지에서 기근이 들지도 않았고 질병·재난·형벌과 같은 불행을 겪지도 않았는데 홀로 가난하다면 사치가 아니면 게으름 탓이다. 사치하고 게으른 자는 가난하고, 노력하고 검소한 자는 넉넉하다. 지금 임금이 넉넉한 사람에게서 거두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어 베풀고 있으니, 이는 노력하고 검소한 자에게서 빼앗아 사치하고 게으른 자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이래서는 민중이 부지런히 일하고 절약할 것을 바란다고 하더라도 되지 않을 것이다.124 - 《한비자》 〈현학顯學편〉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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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이나 하이에크 같은 우파 경제학자의 주장과 비슷하지 않나요? 한비자는 결과적 평등의 요소를 너무도 싫어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요새 한비자가 등장했다면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한 부실한 좀비기업 퇴출을 빠르게 하고 저성과자 해고를 쉽게 하며, 구직자와 노동자 모두 평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게 하고 시장의 상벌 기능을 활용해 경제를 살리며, 한 나라의 경제 체질을 건강하게 하자고 주장할 것도 같습니다.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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