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쓴 거 부터 쓰려고 하다보니 계속 밀리게 되어 일단 최근 거부터 쓰기로. 


사실 마이클 코넬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다. 보슈는 대놓고 하드보일드의 주인공임을 보여주기 때문에 역시 완소 캐릭터는 아닌데 그래도 그의 작품은 기본이 탄탄하여 읽고나서 후회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종종 읽는다.


동생이 마이클 코넬리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에 갈때마다 동생집에서 읽고, 못 읽은 거 혹은 내 맘에 들었던 거를 쓱 가져왔는데 그러다보니 동생집보다 우리집에 마이클 코넬리 책이 더 많아졌다. 뻔뻔스러운 언니. 좋아하지도 않는다면서 왜 들고 오는거냐


 


코넬리의 작품을 쭉 읽어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한국에서 번역이 될 때 순서와 상관없이 뒤죽박죽 나왔다. 물론 전편을 읽지 않아도 내용 이해에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보슈를 둘러싼 주변 인물과 그 관계에 대해서 막 헷갈리는 단점이 있다.


작년 여름 아마존에서 보슈를 드라마로 만든 것을 보다보니 드라마 보슈가 책의 보슈보다 더 진짜 같으면서 너무 맘에 드는 것이다. 그래서 작정하고 1편부터 쫙 읽어나갔다. 사실 대부분의 책이 다 읽었던 것이고 그중 몇 권은 여러번 읽었던 건데도 마치 처음 읽는 것 같았던 나의 기억력이란!



이렇게 책 나온 순서를 프린트해서 동그라미까지 쳐가면서 읽었다. 공부를 이렇게 했다면 뭐가 되어도 되었을:::


작년 여름 내내 보슈와 미키 할러, 잭 매커보이랑 함께 했었듯? 그런데 계속 잔인한 범죄이야기를 읽다보니 재미는 있지만 힘들었다. 기가 빨리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시인의 계곡까지 읽고 일시 중단.


다시 여름이 왔고, 이곳은 아직 덥지 않지만 (오늘 아침에는 긴 팔 입고 나갔다) 그래도 여름에는 역시 추리소설이야 (평소에도 읽으면시롱) 하면서 The Closers 를 읽었다. 읽다가 바빠서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읽었는데 그새 무슨 사건이었는지 까먹어서 처음부터 다시 읽음. 이제 추리소설은 한자리에 앉아서 읽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나봐.


며칠 전에 읽은 책도 잊어버리니 작년에 읽은 보슈와 주변인물의 관계는 까먹는게 당연지사. 거기에 드라마 보슈의 내용과 엉켜서 더욱 헷갈렸다. 드라마에서는 틴에이저인 보슈의 딸이 여기서는 6살이네. 그래도 읽다보니 그럭저럭 적응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드라마의 배우들을 떠올리는 것도 쏠쏠한 재미.


마이클 코넬리 책을 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리스트를 보니 다 읽으려면 아직도 한참 남았다. 이 작가분 무척 부지런 하시네. The Closers 의 다음 이야기인 Echo Park 는 마침 가지고 있으니 이거까지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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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8-06-21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리즈 번역본은 순서대로 다시 읽고 싶어요. 뒤죽박죽 나와서 왠지 찜찜.
보슈는 갈수록 너무 극단적으로 하드보일드 해져서 흥미가 조금씩 없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보슈니까, 마이클 코넬리니까 하고 꾸준히 보기는 보네요..^^
이 페이퍼 완전 반가운 글.
드라마도 재밌다니 드라마를 봐야 하나...

psyche 2018-06-21 12:05   좋아요 0 | URL
드라마 재미있어요. 보슈역 맡은 배우가 딱 보슈 같아요. 책 서너권을 한 시즌으로 만들었는데요. 마이클 코넬리가 직접 참여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책 분위기가 그대로 나와요. 재즈와 절벽위의 집까지. 현재 시즌 4까지 했으니 빨리 보세요~

비연 2018-06-21 23:09   좋아요 0 | URL
오홍! 드라마 바로 봐야겠어요!

카알벨루치 2018-06-2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이시네요! 좋아요~저도 한번 꽂히면 죽 가는 스탈이라! 지지합니자

psyche 2018-06-21 12:3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시군요. 카알벨루치님도 마이클 코넬리 좋아하시나요?

카알벨루치 2018-06-21 15:01   좋아요 0 | URL
싸이케님 전 마이클 코넬리 잘 몰라요 독서의 지경을 넓히는 중이라 ㅎ작년 11월부터 3년 1000권 목표로 읽고 있습니다! 마이클 코넬리도 제 눈에 들어오면 읽지요

psyche 2018-06-21 23:21   좋아요 0 | URL
3년에 1000권! 달성하시길! 마이클 코넬리는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추천. 워낙 엘에이 타임즈 범죄담당 기자출신이라 기본기가 탄탄하거든요.

cyrus 2018-06-2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 작가가 쓴 모든 책들을 발표 연도순으로 정리할 때 엑셀을 이용해요. 발표 연도순으로 책을 읽어 나가면서 다 읽은 책 제목 글자에 빨간색을 입혀요. ^^

카알벨루치 2018-06-21 15:02   좋아요 0 | URL
역시 북플은 사이러스님 같은 분이 계셔서 제가 많이 배웁니다 대단하십니다 👍👍👍

psyche 2018-06-21 23:04   좋아요 0 | URL
역시 cyrus님! 학교 다닐때 공부도 정리 싹 하면서 잘 하셨을 거 같아요. ㅎㅎ

라로 2018-06-21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저 추리소설은 한자리에 앉아서 읽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나봐 보고 빵 터졌어요!!!ㅋㅋㅋ
이렇게 웃는 이유는 제 모습을 지적하셔서~~~ ㅠ._

psyche 2018-06-21 23:05   좋아요 0 | URL
저만 그런거 아닌거죠? ㅎㅎ 나이탓일까요? 제 기억력 탓인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