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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 - 전 세계 글로벌 리더 150명을 20년간 탐구한 연구 보고서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즈먼 외 지음, 최정인 옮김, 고영건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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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와 그렉이 이들의 세계에 들어갔을 때 굉장한 자극을 받았던 것처럼 당신 역시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영감을 준을 주는 자극을 받기 바란다"고 말한다. 어떤 자극을 바라는 것일까? 이들은 기존의 리더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다시 '멀티플라이어'라는 이름을 붙어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팀과 조직의 지혜와 창의성을 고갈시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팀과 조직의 역량을 최고로 이끌어내고 사람들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상대를 더 탁월하게 만드는 이들을 우리는 ‘멀티플라이어(multiplier)’라 부른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나는 책이 있다.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을 말하는 《씨크릿》과 1만시간의 법칙을 말하는 《아웃라이어》이다. 두 책의 공통점은 법칙이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해야할 방향과 노력을 말한다. 반면 이 책은 그 법칙을 이끌어내는 사람을 말한다. 자신의 성공을 위함과 더불어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이들 멀티라이어는 다른 이를 성공으로 이끈다.

   * 사람의 재능을 찾아낼 수 있다면, 재능을 일하게 만들 수 있다.
   * 최고의 생각은 내가 먼저 주어야 받을 수 있다.
   * 사람은 도전을 받음으로써 더 똑똑해진다.
   * 여러 사람이 모여 머리를 맞대면 답을 찾을 수 있다.
   * 사람은 똑똑하고 답을 찾아낼 것이다.

멀 티플라이어를 어떻게 키워낼 수 있을까? "배울 수 있는 것이라면 가르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스스로 배운 것을 가르친다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멀티플라이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멀티플라이어를 키울 수 있다. 다르게 말하자면 멀티플라이어가 리더로 있는 조직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멀티플라이어가 될 확률이 아주 작아진다. 디미니셔가 될 확률이 아주 높다.

집 에서 가전제품을 수리할 때 육각 나사를 풀어야 할 때 펜치나 일자, 십자 드라이버를 쓸 것이 아니라 육각나사 전용 펜치를 사용하면 된다. 다른 도구를 써서 아무리 많은 노력을 하더라도 맞는 도구를 사용한 것에 절대적으로 미치지 못한다. 이것은 멀티플라이어의 역할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한 예제이다.

육각나사를 풀려면 육각나사 펜치라는 도구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우리가 육각나사가 문제의 원인인 것을 미리 알고 육각나사 펜치를 미리 준비하고 있지 못하다. 단지 유사한 도구가 있을 뿐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 그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멀티플라이어인 리더 아래서는 멀티플라이어가 될 확률이 높다. "채용의 악순환 시나리오"과 맥을 같이 한다.

당신은 무엇이 될 것인가? 천재인가 아니면 천재를 만드는 사람인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저자가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결론이다. 한데 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가? 천재이며 천재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저자가 책에서 원하는 인물상이 바로 멀티플라이어 아니던가. 그래서 멀티플라이어가 되어야겠다는 결론만을 선택할 뿐이다. 누가 디미니셔가 된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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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1 09: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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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 줄 베끼려고 한 권을 읽는다"고 말한 이는 누구였던가. 인용(quote)은 익숙한 글쓰기 수법 중 하나다. 글세계에서 이 '지적 절도'는 쉽게 용인되고, 때론 장려된다. 인용은 지식 축적도를 재는 방편이다. 물론 그 분량은 수정과에 띄운 잣 몇 알 정도면 족하다. 지나치면 이런 말이 나온다. "대체 네 생각은 뭐야. 당신 얘기를 하란 말이야."

여기 책 한 권이 있고, 거기 이런 문장이 있다.

"종교가 정치와 무관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종교를 모르는 사람이다(1). 절대 권력이 절대로 부패한다는 명제에서 하나님인들 자유로울까(2). 종교는 서민들을 침묵하게 만드는 탁월한 도구다. 종교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를 살해하지 않도록 지켜준다(3)."

종교에 대해 꽤나 시니컬한 태도다. 돈을 다루는 방식도 비슷하다. "돈이 없다는 것이 모든 악의 근원이다(4).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위선이다(5). 돈에 관한 한 모든 사람이 같은 종교를 믿는다(6)."

이 글을 읽는 독자께서는 인용문과 저자(엘리엇 부)가 쓴 문장을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가.

번호가 붙은 문장의 주인은 1 간디, 2 조지 디컨, 3 나폴레옹, 4 마크 트웨인, 5 알베르 카뮈, 6 볼테르. 저자의 말은 하나도 없다. 생전 마주친 일이 없던 6명의 말을 따서 저자는 아주 인상적인 문장을 만들었다.

저자는 돈·인생·신·예술·국정운영·불안 6가지 주제를 272명의 말을 인용해 풀어냈다. '이 책의 공저자들'이란 챕터에는 공자·괴테·간디·뒤샹 등 익숙한 이름부터 레게 가수 밥 말리, 영화 '스타워즈'의 캐릭터인 요다까지 등장한다. 저자는 한 번에 책 스무 권을 동시에 읽는 기이한 독서법을 친구의 입을 빌려 '비선형적 독서(non-linear reading)'라 명명했다.

각기 다른 개성이 쏟아낸 언어가 ▲선별 ▲조합 ▲배치의 과정을 통해 독특한 개성을 가진 '화자'의 언어로 재탄생한 것이다. 저자는 자기 말을 한 줄도 쓰지 않고 (책 제목도 알베르 카뮈 것이다) 멍청한 정부와 탐욕스러운 종교, 돈에 대한 이율배반, 허무한 예술지상주의를 씹고, 조롱한다. 침 튀겨 이런 주제에 대해 말하고, 쓰는 '순진한 필자들'에게 한 방 먹이는 태도다. 그런데 이런 '지적 피학'이 즐겁다.



식료품을 사러 갔는데 20분 거리에 있는 다른 마트에서 1만원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면 기꺼이 발품을 팔 것인가. 그렇다면 20분 거리에 있는 백화점에서 145만원 짜리 양복을 144만원에 판다고 가정해보자. 양복을 사러 백화점을 옮겨갈 사람이 얼마나 될까.

유럽 출신 지식인 단체인 ’취리히 마인즈’ 설립자이자 칼럼니스트인 롤프 도벨리는 신간 ’스마트한 생각들’에서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내린 결정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때가 잦은지 낱낱이 찾아냈다. 식료품과 양복 구매 실험이 대표적 사례.

책 에 따르면 걸어가야 하는 거리도 같고, 할인해주는 금액도 동일한데 양복을 사러 백화점을 옮겨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 145만원에 비해 1만원이 사소해 보이는 ’대비 효과’ 때문에 이러한 비합리적인 소비 경향이 되풀이된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첨 단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이 번번이 어리석어 보이는 결정을 내리는 이유는 뭘까. 수렵과 채집 활동이 전부인 과거와 달리 현대사회에서는 정보가 넘쳐나고 취사선택해야 할 상황도 급증하면서 ’생각의 오류’에 빠질 위험이 커졌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것도 아닌데 로또 번호를 직접 선택하려고 하는 ’통제의 환상’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벌어지는 비합리적 결정 50여 가지가 사례별로 소개한다.



공금횡령은 비난하면서 회사 물품은 쉽게 갖다 쓰는 사람, 아이의 거짓말은 나무라면서 사고보험금은 실제 피해보다 높게 청구하는 사람, 수임료나 치료비에 불필요한 비용을 얹는 사람…. 많은 이들이 '사소한' 부정의 파도 속에 헤엄치며 살아간다. 저자는 우리 안의 부정직이 일상 속에서 어떤 식으로 꿈틀대는지, 그 '이무기'를 길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살펴보자고 제안한다.

우 리 내면엔 늘 두 동기가 싸운다. 남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사회적 욕구와 속여서라도 이득을 얻으려는 이기적 욕심. 이 둘 사이에서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은 균형을 잡느라 애쓴다. 자신의 도덕적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부정을 통해 조금이라도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준선은 무엇인지 파악하려 끊임없이 노력한다. 일종의 '모럴 다이어트'다. 점심·저녁에 적게 먹었으니 간식은 잘 먹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전반적으로 자신이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 어느 정도의 부정과는 타협한다.

부정행위에는 심리적 거리도 한몫한다. 자신과 부정행위 사이에 단계가 많을수록 타협이 쉬워진다. MIT 기숙사에서 실험을 해봤다. 냉장고에 절반은 콜라 6개들이 팩을, 다른 절반은 현금을 접시에 담아두었다. 콜라는 72시간 안에 모두 없어진 반면, 지폐는 그대로였다. 복도에는 콜라 자판기가 있었다. 콜라가 목적이라면 지폐로 빼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돈은 꺼리고 만만한 콜라만 쉽게 집어갔다.

오늘날 천문학적인 액수의 금융 비리가 쉽게 일어나는 것도 실물과의 연관성이 멀어져 양심에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요컨대 부정의 대상이 심리적으로 멀고 추상적이며, 규정이 모호할수록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로 마제국에는 '메멘토 모리' 관행이 있었다. '당신도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개선장군이 거리 행진을 할 때 노예 한 명이 이 말을 반복해서 귓가에 속삭였다. 자만심을 경계하기 위한 장치였다. 저자는 우리에게도 그 비슷한 도덕적 각성 기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MIT와 예일대에 '명예수칙' 준수 서명을 시켰더니 부정행위가 없었다. 무신론자도 성경에 손을 얹고 맹세하게 하면 거짓말 확률이 떨어진다. 심지어 무인판매대 앞에 사람 눈 이미지 사진만 둬도 결손액이 줄었다. 유혹의 순간에 누군가 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만으로도 정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통적으로 참회나 기도, 고해성사 같은 종교적 장치들이 사회의 부패를 막는 기능을 해왔다. 저자는 오늘날에도 유혹의 순간에 개입하는 작은 각성 장치 하나가 장황하고 거창한 설교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앞서 '상식 밖의 경제학' '경제 심리학' 등의 저서로 경제 생활 속의 '비이성'을 헤쳐보였던 저자의 최신작. 이번엔 경제 분야를 넘어 일상 속의 도덕적 가식과 허세를 들춰냈다. 무겁고 심각할 수도 있을 주제를 고치 삼아 경쾌하게 풀어내는 이야기가 '거짓말'처럼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굶주린 시민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는 철없는 발언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역사서 어디에도 그가 한 말이라고 나와 있지 않다. 이는 당시 프랑스 혁명군들이 퍼뜨린 루머(소문)였던 것이다. 사치와 허영의 대명사로 낙인 찍혀 있는 앙투아네트도 바로 이 점에선 루머의 피해자라 할 수 있다.

사실 루머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확산 속도와 파급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현대사회에서 훨씬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루 머에 관해 수십 편의 논문과 보고서, 연구자료 등을 발표한 세계 최고 루머 전문가인 저자(미 로체스터 기술대 심리학 교수)는 책에서 다양한 사례를 동원하며 루머의 메커니즘을 철저하게 파헤친다. 저자는 소문이 만들어진 뒤 퍼지고 사람들이 이를 믿게 되는 과정 등을 자세히 설명하며 루머를 둘러싼 인간의 심리와 사회적 현상을 냉철하게 분석해 보여준다. 소문에 대한 시비판단을 보류하고 본질과 위력을 중립적으로 분석한 책은 루머공화국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저자에 따르면 커피 자판기 주변과 회사의 흡연실, 학교 화장실, 인터넷 채팅방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루머가 존재한다.

소 문이 난무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루머라는 자연스러운 현상 속에 숨어 있는 비정상적인 힘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러한 소문의 영향력을 ▲사람의 눈을 가린다 ▲위험을 경고한다 ▲미래를 예측한다 ▲상황을 인식하고 대처한다 등 4가지로 정리해 설명한다.

소문이 생기고 퍼지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루머의 속성을 알면 어느 정도 통제는 가능하다.

소 문과 뒷담화, 도시괴담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 불명확함·애매함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루머를 통제하는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는 책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 평범한 사람도 루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현대사회의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



‘남고, 아깝고, 원하는…’ 자기 일상의 시시콜콜한 불편함과 욕구에 주목해 이를 자기만의 작은 기업으로 발전시킨 이들이 있다. 평범한 아줌마를 ‘셰프’로 만든 4000원짜리 주먹밥 프로젝트 ‘집밥’, 집에 쌓인 책을 대신 보관해주며 대여도 하는 ‘국민도서관 책꽂이’, 퇴화된 ‘작업 본능’을 깨우려는 일반인을 위해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과 전문 공구를 비치한 공동작업실 ‘테크숍’….

책 의 부제는 ‘인터넷과 공유경제가 만들어낸 백만 개의 작은 성공’이다. 제목처럼 일상의 작은 공간,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성공들을 소개한다. 이 주인공들은 요즘 누구나 향유하는 인터넷과 작은 정보기술(IT)의 도움으로 이전 시대에 상상할 수 없던 결과물을 내놓았다. ‘커다란 작음이란 역설이 가능한 세상이 왔다. 당신도 빨리 움직이라. 변화는 시작됐다’고 책은 말한다. 매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포털 사이트를 대하며 단순한 ‘유저’로 살 것인가, 이를 이용해 인생을 바꾸고 좋은 사람들과 더 많은 가치를 공유할 것인가 중에서 선택하기를 직설 아닌 예증을 통해 권한다.

IT와 기업이라는 딱딱한 이야기에 얹은, 소설을 마주하듯 촘촘한 현장성과 디테일, 저자의 감성이 읽는 맛을 더한다. 본문만 치면 200쪽이 채 안되는 가벼운 분량과 명료한 디자인도 책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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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6 08: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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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제국 -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기록한 우리 시대 음식열전!
황교익 지음 / 따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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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은 모든 감각과 통한다. 섬세하게 다듬으면 세상이 보이고 들린다. 눈으로만 보지말고 혀로만 느끼지 말고 모든 감각으로 느끼고 음미해야만 미각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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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 MIT 경제학자들이 밝혀낸 빈곤의 비밀
아비지트 배너지.에스테르 뒤플로 지음, 이순희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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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해결을 위한 두 가지 시선이 있다. 하나는 가난은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원조를 통한 선순환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해외원조 찬성파이다.

제프리 삭스는 2005년 출간한 《빈곤의 종말》에서 부유한 나라들이 2005년부터 2025년까지 연간 1,950억 달러의 원조를 제공한다면 2025년 끝날 무렵에는 빈곤이 완전히 사라질 거라고 주장한다.

다른 하나는 부패와 태만을 불러일으키는 원조보다는 자유 시장 시스템을 통한 동기부여가 해결책이라고 말하는 해외원조 반대파이다. 원조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원조는 독자적인 해결책 마련을 막을 뿐 아니라 피원조국의 여러 기구를 부패로 내몰고 기반을 약화시킨다. 나아가 원조 기구가 영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만든다. 가난한 나라의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대안은 자유 시장 시스템을 도입해 적절한 동기부여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가난한 나라는 외국의 기부금이나 보조금에 기대면 안된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저자는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중대한 문제의 해답으로 제시되는 정보조차 확신하기(?믿기) 어렵다고 말한다. 약 200개국의 자료를 살펴보면 원조를 많이 받은 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빨리 성장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로 원조 무용론을 입증하는 증거로 볼 수 있지만, 정반대의 논리를 뒷받침하기도 한다.  만약 원조가 없었다면 가난한 나라는 재앙에 직면했을지도 모르는데 원조 덕분에 그것을 피했다는 말이다. 어쨌든 무엇이 올바른 해결책인지 확신하지 못한 채 진행하는 원조 사업은 대규모 투기사업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원조를 해야하는가 아니면 원조를 중지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가. 저자들은 이러한 이분법적 주장에 반대한다.

경제학 분야에서도 '빈곤의 경제학 Economics of Poverty'은 경제학의 빈곤 Poor Economics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가 가진 것이 적다는 이유로 가난한 사람들의 경제적 현실에 흥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원제가《Poor Economics》인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현실은 세계적인 빈곤 문제 해결 투쟁을 크게 약화시킨다. 문제를 단순화하면 해결책도 단순해진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난한 사람들을 만화속에 나오는 인물로 취급하지 말고 그들의 생활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들의 생활 속에는 복잡한 동시에 비옥한 자원들이 숨어 있다.

제목을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로 정했다. 정말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일까? 매우 역설적이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보다 합리적이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가난한 사람은 가진 것이 적기 때문에 무언가를 선택할 때 부자보다도 훨씬 더 신중하게 행동한다. 꼼꼼하게 행동해야 생존이 가능한 까닭이다. 그럼에도 두 부류의 삶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난다.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가난한 사람을 계속 가난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가난한 사람이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고 가족의 미래를 안전하게 지키려면 훨씬 더 많은 기술과 의지, 노력이 필요하다. 가난하지 않은 사람은 적은 비용, 작은 장벽, 작은 실수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지만 가난한 사람의 일상에서는 그것은 큰 문제가 되곤한다.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소극적)인 이유이다.

우리에게는 가난을 근절할 스위치가 없다. 이를 인정한다면 우리가 기댈 것은 시간 뿐이다. 세계를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 목표는 당장 내일은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실현할 수 있다. 그런데 생각의 고삐를 늦추면 그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요원해진다. 저나는 우리들이 인내심을 발휘해 한 단계, 한 단계 접근하는 것이 빈곤 문제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일 뿐 아니라, 세계를 보다 행복한 곳으로 바꿔놓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확신을 가지길 바라고 있다. 한 단계. 한 단계....

성공은 아득히 먼 곳에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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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1 10: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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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애플]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인사이드 애플 Inside Apple - 비밀 제국 애플 내부를 파헤치다
애덤 라신스키 지음, 임정욱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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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애플에 있는 모든 이는 밖으로 나가기를 원한다. 그리고 밖에 있는 모든 이는 애플 안으로 들어가기를 원한다.


애플이 애플일 수 있는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스티브 잡스가 있기 때문이다. 잡스가 떠나고 애플이 계속 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많다. 이 책은 그러한 우려와 애플의 비밀스러움에 관한 이야기이다.

애 플이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방법은 다른 회사와 달라 사람들은 그들이 호박벌 같다고 말해왔다. 호박벌은 공기역학 구조상 날 수 없는 데도 실제로는 날아다녀 불가사의한 존재로 여겨진다. 이처럼 애플은 앞으로도 계속 하늘 높이 날 것이다. 하지만 애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하는 점은 전보다 덜 불가사의하게 됐다.


잡스의 애플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애플이 잡스이고 잡스가 곧 애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잡스가 없는 애플은 그저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잡스가 없기 때문이다. 잡스의 애플시절 '훌륭할 뿐'인 것은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애플은 '비상식적으로 휼륭'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저 훌륭한 제품을 계속 구매할 뿐이다.

포스트 잡스는 일단(?) 팀 쿡이다. 아직은 잡스에 대한 추억이 남아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애플은 과연 5년 후에도 지난 15년 동안 보여줬던 놀라운 혁신과 성장을 이어나가며 세계 최고 기업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계속해서 애플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잡스의 일화이다. 자기 사무실의 휴지통이 며칠째 비워지지 않아 청소부에게 물었다. 왜 내 휴지통을 지우지 않았지요? 청소부는 머뭇거리며 사무실 자물쇠가 바뀌었는 데 아무도 자기에게 열쇠를 주지않았다고 했다. 청소부에게 열쇠를 주면 된다는 손쉬운 해결방안이 있는 것이다. 잡스는 이 이야기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유가 중요합니다. 당신이 청소부인데 CEO에게 휴지통을 비우지 못한 이유를 말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루비콘 강을 건넌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잡스는 요다의 말을 빌어 다시 말한다. "하거나 말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그냥 해보겠다는 것은 없습니다. Do or do not. There is no try."

잡스가 제리 양의 초청으로 야후 간부들에게 강연 내용의 일부이다. "전략이란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멋지게 해낼 수 있는 것 하나만 선택하십시오." 야후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잡스도 애플컴퓨터에서 쫒겨나지 않았었다면 아마도 야후와 같은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플은 자신하고 있다.
"애플은 딜레마는 없습니다. 다급한 상황일 경우, 어떤 일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면 그날 오후나 다음 날 바로 미팅을 합니다. 따로 멀찌감치 미팅 날짜를 잡고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잡스라면 어떻게 했을까가 존재하는 한. 하지만 애플에게 잡스가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애플 이 가진 패러독스에 대해 더 큰 놀라움을 느낌과 동시에 애플의 미래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될 수 있다. 투명경영, 권한이양, 지역거점분산형 경영, 정보굥유 등을 강조하는 현대 경영학 이론을 애플은 모든 면에서 거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플이 이런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천재의 힘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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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1 09: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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