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제 다수 대중을 향해 무차별 난사하는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소수 마니아를 노린 '니치버스터'가 성공하는 시대라고 말한다. 니치버스터는 여러 부류의 대중에 대한 홍보에 열 올리기보다는 자기만의 독특한 뭔가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 니치 시대 승자는 소비자가 아닌 숭배자를 양산한다. 애플이 대표적이다. 힐러리는 2008년 대선 민주당 경선 때 중간층 유권자 공략에 주력했지만 오바마는 SNS를 통해 자발적 열혈 지지 그룹을 끌어모아 승리했다.

틈새 시대에도 위험은 도사린다. 인터넷 둥지는 자기 위치만을 지나치게 강화하기도 한다. 유유상종이다. 남의 말은 귀담아듣지 않는 폐쇄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곳곳에 남겨놓은 디지털 발자국을 통해 구글은 우리의 다음 걸음까지 예측해낸다.



부제도 화끈하다. ‘담배 산업에서 지구온난화까지 기업의 용병이 된 과학자들’이다. 강도 높은 표현 속에 쟁점도 선명하게 드러나는데, 살충제 DDT가 생태계 파괴의 주범인가 아닌가, 지구온난화·산성비는 인간이 만든 재앙인가 아닌가를 따진다. 미국 레이건 대통령 시절 스타워즈(전략방위구상)가 정당했는가도 검증의 도마에 올린다.

폐암이 흡연습관 탓인가, 취약한 유전자 때문인가도 따져 묻는데, 그럼 과학의 몇몇 쟁점을 짜깁기한 책인가. 아니다. 이 책이 겨누는 칼날은 어둠의 세력의 급소를 겨눈다. 상식을 가리는 의혹의 먹구름을 만드는 데 열중하는 “과학의 탈을 쓴 회의주의자들”은 알고 보니 동일인 세력이란 주장이다.

프레더릭 사이츠와 프레드 싱어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2차 대전 때 물리학자로 활동했다가 냉전 시절 미 정부에 참여했다. 스타워즈 구상 때 보수적 싱크탱크인 마셜 연구소도 설립했다. 냉전 이후 새 가상적으로 극단적 생태주의 그룹을 상정한 뒤 이젠 대중을 현혹시키는 중이란 신랄한 비판이다.

그들은 베트남전 이후 과학계의 자유주의적 기류가 못마땅했고, 때문에 담배회사, 화석연료 업체의 후원 아래 환경 규제론에 반대했다. 산성비는 배기가스가 아니라 화산 활동에 의한 것이고, 지구온난화는 태양활동의 주기 변화 탓이라는 주장이다. 흡연과 암 사이의 연관성도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안데스 지역의 학교 건립을 돕기 위해 페루를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 그 소년은 커다란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공항의 포터, 버스 운전사, 이발사, 상점 점원 등 대 다수 페루 노동자들은 자신의 모국인 노르웨이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조금도 일솜씨가 못하지 않았는데도 그들이 받는 임금은 같은 일을 하는 노르웨이 사람들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그 소년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너무나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때문이었을까요? 소년은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스 위스 장크트갈렌 대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밟을 때도, 코넬 대학교 경제학과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도 그 의문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탈리아, 아일랜드, 핀란드 등에서 회사를 경영할 때도, 국제기구에서 일하면서 제3세계의 발전 문제에 조언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제는 성인이 된 이 소년은 자신이 직접 이 의문을 해결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도서관을 뒤지고, 중고 서적상을 통해 자료를 모았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이 드물었기에 경제 발전의 역사를 기록한 귀한 자료를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폐지수집상을 뒤지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그는 5만 권에 달할 정도의 장서를 수집했습니다. 이를 통해 경제 발전을 이룰 당시 유럽 각 나라의 상황과 역사에서 지워진 수많은 사상가들의 목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었지요.

[부자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난한가]는 어린 소년의 오랜 의문을 근 40여 년에 걸쳐 끈질기게 연구하며 스스로 풀어간 결실입니다.

[부자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난한가]에는 유럽은 경제 발전의 비결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그럼에도 경제 발전에서 영국은 성공 모델이 되고 스페인은 전형적인 실패 모델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이런 역사적 사실 자체를 주류 경제학은 어떻게 은폐했는지, 그 결과 가난한 나라에서 어떤 참상이 빚어지고 있는지가 지금은 그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지난 500년 사이의 문헌학적 증언과 에콰도르, 몽골, 르완다 비극의 현장에 근거해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그는 이 책으로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 2008년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책은 주류 경제학의 '모범답안'이 틀렸다고 말한다. 그들은 뭐라고 했나. 비교 우위론에 입각한 자유 무역이었다. 어떤 나라든 하나를 특화해 서로 교역하면 다 잘살 수 있다는 논리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레나토 루지에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국가와 지역 간의 관계를 균등하게 해줄 국경 없는 경제의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어떤가?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인 마틴 린드스트롬은 위의 질문 중 하나라도 `예`라고 대답한다면 마케팅의 교묘한 술수에 걸려든 것이라고 말한다. 20년동안 브랜드 전쟁의 최전방에서 활동한 저자는 신간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에서 마케터와 광고회사들이 어떻게 진실을 은폐하고 소비자들의 구매를 조장하는지에 대한 음모들을 폭로한다.

최근 소셜커머스 쇼핑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소셜 커머스 사이트는 세계 최고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고가의 제품들을 `제한된 시간`동안 대폭 할인 판매한다. 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 `물건이 싸니까 미리 사두는 것`이라고 답한다. 과연 그럴까. 소셜커머스 사이트인 아이딜리의 CEO인 폴 헐리는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게임적인 구조`를 모두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제한시간, 도전 과제, 다른 사용자들, 그리고 중독성 등 게임의 요소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경매에서 낙찰을 받지 못했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경험한 아슬아슬함이 욕망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결국 `싸다`는 이유보다 게임을 즐기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마케팅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한 작은 마을에 `위장 가족을 전입시켜 그들의 이웃에게 다양한 브랜드 제품들을 사도록 몰래 설득하는 과정을 담고자 한 것. 그 결과 구전 효과나 동료압박의 힘이 상상이상으로 막대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기업들은 마케팅에서 이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역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구전 마케팅이나 동료압박의 힘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의 힘이 크다는 것이다. 즉 이 힘을 소비자들이 긍정적으로 쓴다면 보다 현명한 소비생활은 물론,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침묵의 봄'은 인공 화학물질이 갖는 ①내성(耐性)과 ②농축(濃縮)의 두 현상을 부각시켜 설명했다. 해충에 살충제를 뿌리면 다 죽는 게 아니라 극히 일부라도 살아남아 빈 생태공간을 채워버린다. 돌연변이로 살충제에 저항성을 갖게 된 놈들이다. 이것들을 제거하려고 더 독성이 강한 살충제를 뿌려 보지만 해충과의 전쟁에서 인간은 '짧은 승리' 뒤에 '궁극적 패배'를 할 수밖에 없다. 카슨은 한국전 때 군인들에게 5% 농도의 DDT를 뿌렸는데 이(蝨)가 되레 많아졌다는 연구결과도 소개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1948년만 해도 말라리아 환자가 연간 280만명 발생했다. 그러던 것이 DDT가 뿌려지면서 1962~64년엔 발병 건수가 31~150명에 그쳤다. 그러나 1964년 DDT를 금지시킨 후 환자가 1968년 100만명, 1969년 250만명으로 늘었다. 그래서 어떤 블로그는 카슨이 나치보다도 많은 사람을 죽인 셈이라며 카슨을 히틀러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녹색 테러(green terror)'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농약이 없다면 작물의 3분의 1은 해충이 먹어 치울 것이다. 인구를 먹여 살리려면 농지를 더 늘려야 한다. 산을 깎아낼 수밖에 없다. 전국 구석구석 경사도가 낮은 산지는 상당부분 논밭으로 개간돼야 한다. 생태환경은 망가지고 말 것이다. 농약은 생태를 파괴하는 측면도 있지만 어떤 의미에선 생태를 지켜주는 역할도 한다.

카슨에 대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선지자였다'는 평가와 '결과적으로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킨 설익은 과학자였다'는 시각이 함께 존재한다. 인간의 간섭이 생태 위기를 초래한다는 관점과 과학기술에 의존해야 생태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는 관점 사이엔 넘기 힘든 장벽이 있어 보인다. 과학문명을 한계(limit)로 인식할 것인가 가능성(possibility)으로 파악할 것인가. 지금의 환경운동이 부닥쳐 있는 딜레마에도 시사점을 주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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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신중현 - 아름다운 강산: 대한민국 신중현의 싸이키델릭 록 사운드 - 1CD digipak + 영문 전곡해설을 담은 40P 부클릿
신중현 노래 / Lion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좋은 앨범이지만 외국에서 좋은 음질로 복간 되었다는 것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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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이야기
가와시마 고타로 지음, 양영철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일본 최고 부자라 하는 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유니클로에 대한 이야기다. 단지 최고 부자라는 것으로 그를 평가하는 것이 옳은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여러가지면에서 유니클로는 한국의 이랜드를 떠오르게 한다.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하였고 중저가 시장의 개척, 캐쥬얼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이다. 게열의 확장과 M&A를 지속적으로 해야한다는 점에서도 유사성을 갖게한다.

1984년 유니클로의 전신이다고 부를 수 있는 Unique Clothing Warehouse 를 히로시마에 개점한 이래로 새벽 6시에 문을 여는 방안등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여러 시향착오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지만 야나니 회장의 방식이 꼭 옳은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벤쳐정신(? 저자가 다분히 미화한 면이 없지않지만)은 '대기업병'이라는 것으로부터 탈출하게 만들었고 오늘날 유니클로가 있게하였다.

이러한 점은 다른 기업 또는 사람의 좋은 점을 잘 받아드리는 그의 사고방식에서도 옅볼 수 있다. 유니클로가 하고 있는 SPA방식은 그가 최초로 고안한 것은 아니다. 지오다오의 창업자 지미 라이를 만나고 그의 방식을 수용한 것이다. 그 이전에도 GAP등 여러 브랜드들이 사용하고 있던 방식이다. 그러한 점을 그는 수용하고 유니클로가 가야할 방향으로 받아드린 것이다.

장사라는 게 온통 '파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비즈니스는 고객이 '사주어야'하는 이뤄지는 것인데, 파는 것에만 집중하는 상업주의는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무모함이 때로는 비난의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그는 '실패해도 괞챦을 정도의 위험을 계산한 다음, 옮기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1승 9패>가 이러한 그의 경영철학을 반증하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플리스라는 제품으로 초유의 대박을 낸다. 98년에 200만장, 99년에 850만장 그리고 2000년도 한해만 2600만장이라는 엄청난 판매를 기록한다. 즉 플리스를 중심으로 한 베이직 케쥬얼의 소품종 대량판매 방식이 적중한 것이다.

유니클로의 성공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대부분 소매업자들은 '소비자 요구를 알 수 없다'는 말을 자주 변명으로 사용해 왔다. 매장에 가면 별다른 것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가보면 별다른 것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유니클로에 가면 원하는 색상의 플리스가 '반드시' 있었다. 가볍고 따뜻하고 가격도 싸다. 그곳에 쇼핑의 의외성은 없지만 적어도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은 반드시 있었다. 이것이 소비자가 생각하는 유니클로의 플리스다. 결국 플리스 붐이 소비자를 바꾸고 소매업계 바꾸었다.(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는 하지않지만 많은 부분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체인점의 경우 처음에 매장을 개설하면 잘 된다. 그 매출이 본사의 매출로 이어져 잘되는 것 같은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대부분 신규 매장 오픈에 주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니클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매장을 늘리지 못하면 마이너스가 되는것이다. 일본의 거대할인업체 다이에처럼 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존 매장의 매출을 지속시켜야 한다. 오픈빨(?)로 매출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객은 떠나간다. 떠나간 고객을 다시 모으기 위해선 지역에 맞는 매력적인 상품을 취급하고, 지역에 맞는 서비스를 하고 또한 그러한 인재를 육성하여야 한다. 한데 이것은 말처럼 쉽지않다. 그러기에 많은 업체들이 기존매장에 대해 게을리한다.

유니클로가 플리스와 같은 대박제품이 없었다면 다른 업체처럼 기존 매장에 소홀해지고 신규매장을 오픈해 매출을 맞추려고 했을 것이다. 야나니 회장은 개,폐점을 적절히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효율이 나지않는 매장은 즉시 폐점하고 신규 매장을 개설하였다. 또한 그의 가장 큰 장점은 포기를 빨리하는 것이다. 안될 것은 어찌해도 안되는 것이다. 빠른 결단이 오늘의 유니클로가 있는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실패한다는 것과 신뢰를 잃는다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경영자는 실패해야 한다. 빨리 실패하고 빨리 깨닫고 빨리 수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가 장점만을 가진 완벽한 인간은 아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갖는 아집과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있다. 창업맴버가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가 인재육성에 소홀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앞으로 후계자 육성, 인재 육성이 유니클로와 야나니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라 말한다. 인재육성은 어디나 가장 큰 숙제라 보인다.

또한 약간의 침체기를 걷던 유니클로는 2008년 히트텍이라는 속옷을 2800만장 팔았다. 하지만 11월에 품절이 되고 동절기인 12월에는 거의 모든 매장에 물건이 없었다. 더 많은 팔 수 있는 기회손실이 생긴 것이다. 저자는 플리스가 성공하던 시가라면 아마도 5000만장은 팔았을 것이라 말한다. 벤쳐정신을 외치는 야나이 회장도 이정면 만족이라는 '대기업병'에 걸렸기떄문이라 말한다. 기회를 부여잡고 단숨에 성정하는 것이 벤쳐정신인데 야나이 회장은 그러한 정신을 잃은 것이다.

앞으로 그의 행보를 주시하며 어떻게 성장을 할런지 아니면 다이에와 같이 몰락을 길을 걸을지는 현재로서는 야나이 회장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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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애니멀 -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해럴드는 다시 뒤로 물러나서 자기 자신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더 했다. 자기가 살았던 인생을 평가하는 질문이다. 해럴드의 질문에 지금 현재 나 자신을 돌아보며 "인생이 던지는 4가지 질문"에 답해보자. "행복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나는 나 자신을 깊이 있는 존재로 만들었는가? 피상적으로만 살기 쉬운 즉각적인 의사소통 문화에서, 나의 가장 본질적인 재능을 개발하면서 중요한 일에 시간을 썼는가?

이 질문에는 기분좋게 대답할 수 있다. 왜냐하면 비록 선지자나 성인이 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진지한 주제를 다루는 책을 읽었고, 진지한 질문을 끌어안고 사색을 했으며, 내면 세계를 풍성하게 가꾸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나는 기분 좋게 답할 수 없다. 해럴드처럼 진지한 주제를 다루는 책을 읽었고 진지한 질문에 대한 사색을 했고 내면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수박을 초록색 과일이라 말하며 내면의 빨간색이 있음을 아직도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아직 인생이 남아있으므로 좀 더 내면 세계를 풍성하게 하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는 지식의 강물에 보탬이 되었는가? 미래 세대를 위해서 어떤 유산을 남겼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썩 기분 좋게 대답할 수 없었다. 그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고 노력했다. 글도 쓰고 강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무대에 선 배우라기보다는 관찰자였다. 너무도 오랜 세월 동안 표류하면서 이 주제에서 저 주제로 마구 뛰어다니기만 했다. 또 어떤 떄는 위험을 무릅쓰기 싫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비난받는게 싫어서 뒤로 물러나 있기도 했다. 그는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다하지 않았다.

해럴드 처럼 썩 기분 좋게가 아니라 나쁜 기분으로 말해야 한다. 늘 책을 보고 노력하며 무언가를 열심히 끄적거리지만 늘 주변이었다. 최인훈의 회색인이었다. 겉으로는 아니라 말하지만 나에게 답하는 솔직한 심정은 늘 부족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후대에 남겨줄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도 부족했다.

나는 이 세속적인 세상을 초월했는가? 아니다, 그는 늘 과학이 이해하듯이 인생 너머에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해왔는가?

아니다. 그는 늘 과학이 이해하듯 이 인생 너머에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존재하는 신을 어떤 식으로든 이미 믿고 있었다. 하지만 종교에 빠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온전하게 세속적인 삶을 살았다. 아쉽게도 초월적인 신성함을 한번도 맛보지 못했다.

절대 아니다. 세속적인 삶에 늘 연연하며 세상을 원망하곤 했다. 사실 (나를 취한적이 없기에) 세상이 날 버린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세속적인 삶을 초월해 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냥 세상속에서 세상 사람들고 사람사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나는 사랑했는가?

그랬다. 성인이 된 뒤로 아내라는 훌륭한 여자에 대한 존경과 사랑은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가 베푸는 만큼 에리카가 자기에게 정성과 헌신을 베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 앞으로 남은 시간이 점점 짧아짐에 따라서 에리카를 향한 헤럴드의 사랑은 점점 커져만 갔다.

늘 그랬다. 늘 진정으로 사랑했다. 그 사랑이 나의 발목을 잡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 사랑에 대한 원망이나 후회는 없다. 눈을 감는 그 날까지 사랑할 것이다. 온 세상은 사랑으로 이루어져있음을 일찍이 비틀즈가 말하지 않았던가.

4가지 질문에 각자 답변해 보기를 바란다. 해럴드의 삶처럼 살 수 없기에 그와 같은 답을 할 수는 없다. 결코 그와 똑같은 삶을 살고 싶지도 않다. 나는 나의 삶이 있고 해럴드는 해럴드의 삶이 있다.


저자는 서문의 마지막을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며 마치고 있다. 무의식에 관한 것은 곱씹어 볼 내용이다. 우리는 무의식을 감, 촉이라는 말로 느끼고 있다.

무의식은 충동적이고 감정적이며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예측할 수가 없다. 물론 무의식은 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감독을 해야 한다. 그러나 무의식은 재기를 발휘할 수 있다.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한꺼번처리할 수 있고, 매혹적이고 창조적으로 도약할 수 있다. 특히 놀라울 만큼 사교적이다. 당신의 무의식, 즉 내면의 외향성은 당신이 바깥으로 멀리 나가서 타인과 연결되기를 바란다. 당신이 일과 가족과 국가의 대의명분과 역이기를 바란다. 단신의 무의식은 성공의 핵심인 거미줄 같은 굵고 촘촘한 인간관계속으로 당신이 섞여 들어가길 바란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누릴 수 있는 축복 가운데 가장 경이로운 선물이 무의식이다. (13쪽)

네델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아프 데익스테르후이스 교수와 로한 노르드그렌 교수의 실험으로 무의식적 사고가 사물을 판단하는데 (다른 것보다) 더 현명하게 판담함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일반인들에게 아파트 네 채에 대해 48개의 복잡한 정보를 줬다. 한 아파트는 다른 세 아파트보다 편리하고 매력적이었다.(이 아파트는 긍정적으로 묘사되었고, 다른 세 아파트는 부정적이거나 긍정과 부정이 반반씩 섞여서 묘사되었다.)  첫 번째 집단은 당장 선택하고, 두 번째 집단은 몇 분간 생각한 뒤 선택하게 했고, 세 번째 집단은 몇 분 동안 생각한 다음에 선택하라고 해놓고, 그 시간 동안 다른 과제를 주어 아파트 선택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게 했다.

그 결과 무의식적으로 판단해야 했던 세 번째 집단의 59%가 객관적으로 가장 좋은 아파트를 선택했다. 판단하기전 의식적으로 생각한 두 번쨰 집단은 47%, 즉각 선택한 첫 전째 집단은 36%가 올바른 선택을 했다. 산만한 상황에 놓여 있던 세 번쨰 집단 사람들에게는 1차적 인식 과정이 작동했다.

 이 사람들은 1차적 인식에 의존했기 때문에 모든 변수를 충분히 고려해서 전체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의식적으로 생각한 사람들은 몇 가지 특성만 찍어내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364쪽)

저자가 말하는 무의식에 대한 것은 동의하지만 이 실험을 무의식적 판단이 우수하다는 근거로 내세우기에는 몇 가지 오류가 있다. 먼저 객관적 판단의 오류이다. 객관적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좋다 또는 옳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말한다해서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집단 이기주의의 한 단면이라 말 힐 수 있다.

다른 하나는 59%가 선택했기에 맞는 조건에 맞는 집단이고 47%이기에 아니라는 것이다. 표본집단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12%차이는 오차를 감안한다면 5%내외의 차이라 생각된다. 그 차이로 그 집단이 올바른 것을 선택했다 말할 수 있을까?

물론 이 예가 전부는 아니다. 무위식을 설명하는 과정 중에 나온 예의 한 가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말하는 무의식에 대한 생각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의 인생의 목표는 "행복하는 사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무엇이 진정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지 판단하는 데는 무척 서툴다"는 것에 있다. 누구나 행복을 원하지만 무엇이 나에게 행복을 주는지 판단은 어설프기 짝이 없다. 예를 들면 1년 동안 한 사람과 섹스를 하는 사람은 같은 기간 동안에 여러명과 번갈아가며 섹스를 하는 사람보다 행복하다. 친구가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스트레스 지수가 낮으며 더 오래 산다.

우리는 일과 돈, 부동산이 행복에 기여하는 정도를 지나치게 높게한다. 반면 친밀한 유대감과 힘들게 노력하는 과정은 과소평가한다. 친밀함에 대한 갈망은 인간 존재의 핵심이다. 우리의 행복과 가장 연관이 많은 일상 활동은 섹스, 퇴근 후 사람들들과 어울리기, 친구들과 식사하는 것 같은 사회적 활동이다. 반면 행복에 가장 해로운 일상활동은 출·퇴근처럼 혼자서 하는 활동이다.

그래서 저자는 "인간관계가 깊을수록 더 행복하게 산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은 다른 인간과 소통하지 않고선 살 수 없는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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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스쿠젠의 주식투자 레슨 - 월가를 움직이는 투자 고수
마크 스쿠젠 지음, 김기근 옮김 / 팩컴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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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주식을 멀리했다. 이제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즈음 이 책을 접했다. '반드시 읽어야 할 책', 'Investing One Lesson'이라는 카피와 원제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시금 말한다면 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사실 주식 관련 책들이 뭔가를 주는 경우는 아직까지 나에게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있을거라는 점에 현혹되어 유사한 책을 보게된다. 이 책도 서평단에서 받은 책이긴 하지만 뭔가 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읽게된다.

모든 책이 마찬가지이지만 절대적 진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책은 저자들이 자기의 경험을 가지고 길이나 방향을 제시해줄 뿐이다. 그것을 소화하고 나갈 방향을 정하는 것은 전부 독자의 몫이다. 특히 이 책과 같은 투자서에서는 더욱 더 느낀다.

저자는 배당주에 투자하라 말한다. 그것이 다른 어떤 주에 투자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은 한국의 실정과는 거리가 있다. 미국(작년이전의 미국이라고 말하고 싶다)이라면 적용가능하고 해볼만한 것이라 생각된다. 한국에서 배당주를 가지고 투자를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 많은 의문이 간다.

저자가 권하는 배당주는 나와는 투자성향이 다르므로 참조만 하기로 하자. 하지만 그가 일반적인 월가나 그쪽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많은 참조가 된다. 특히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행동경제학'에서 도출한 것이라는 점에서 좀 더 관심있게 보아야 한다.


투자에 있어 좌절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다름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주가와 실물경제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Wall Street is not Main Street.
또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았다. <고객들의 요트는 어디 있는가? (Where are the Customers' Yachts?)>에 나오는 내용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한 여행자가 뉴욕에 왔다가 항구에 정박되어 있는 은행가와 중개인들의 요트를 보고 순진하게도(?)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당연하지만 고객의 요트가 있을 리 만무하다."
냉소적인 내용지만 이 책이 1940년대에 나왔어도 현실은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전문(?) 머니 매니저에 대한 과대한 믿음에 주의해야한다. 또한 "자동차를 사면서도 여러가지를 따지면서 많은 재산을 투자하면서도 자동차 살때의 절반만큼의 신중하지 못하여 위험을 초래"하는 투자자가 많음을 경계한다.

더불어 널리 알려진 시장을 미인대회에 비유했던 케인즈의 관점이 나온다. 즉 케인즈의 미인대회에서의 심사위원은 최고 미인을 가려내기보다는 다른 심사위원들이 누구를 가장 미인으로 생각하는지에 관심을 둔다는 것이다. 시장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소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지나치게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기술적 패턴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가 언급하지 않은 모든 위험요소를 감안한다면 주식 시장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맞다. 그래서 저자는 절대 깨지지(?) 않는 것이 배당주라는 것이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아시아권에서도 배당주를 찾아 투자하라고 말한다. 이에 대하여 나는 동의하지않는다. 하지만 서두에도 언급하였지만 미국이라면 나도 배당주만에 투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니다.

주식 시장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것인가?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비합리성이 지배하는 투자의 세계에서 합리적인 투자 정책은 오히려 재앙만 부를 뿐이다.
- 존 메이너드 케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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