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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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고 높은 코가 약간 쓸쓸해 보이긴 해도 그 아래 조그맣게 오므린 입술은 실로 아름다운 거머리가 움직이듯 매끄럽게 펴졌다 줄었다 했다. 다물고 있을 때조차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어 만약 주름이 있거나 색이 나쁘면 불결하게 보일 텐데 그렇진 않고, 촉촉하게 윤기가 돌았다.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지도 처지지도 않아 일부러 곧게 그린 듯한 눈은 뭔가 어색한 감이 있지만, 짧은 털이 가득 돋아난 흘러내리는 눈썹이 이를 알맞게 감싸 주고 있었다. 다소 콧날이 오똑한 둥근 얼굴은 그저 평범한 윤곽이지만 마치 순백의 도자기에 엷은 분홍빛 붓을 살짝 갖다 댄 듯한 살결에다, 목덜미도 아직 가냘퍼, 미인이라기보다는 우선 깨끗했다.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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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니크 시티 블럭 쉬어 SPF25/PA+(오일프리) - 40ml
크리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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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가격도 저렴하고, 발림성도 좋은 제품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밀린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이전의 화장품들이 흡수되기 전에 발라서 그런 게 아닌가 하고 시간을 두고 발랐는데도 역시 얼굴 가장자리에서 밀리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점만 보완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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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베 페이스 파우더 교체품 - 30g
코리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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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가루 파우더는 기능성을 가늠하기 힘들었습니다. 기능면에서 우수하다는 케사랑파사랑 파우더도 사용해봤지만, 미안하게도 메르베 파우더와 그리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지요.. 케사랑파사랑 파우더를 구입할 가격이면 메르베 파우더를 5개 이상은 구입할 수 있을 겁니다. 가격대비 만족도는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 같아요.

가루 파우더는 특성 자체가  기본적으로 피부를 건조하게 만드는 기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정화장을 할 때나 처음 화장을 할 때도 먼저 파우더를 사용하고 나서 팩트를 사용하면 훨씬 화장이 오래가는 것 같아요..그러니 좀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가루파우더 사용을 거의 하시지 않는 게 아닐까요?

리퀴드 파운데이션 사용시에도 가루 파우더는 필수적이지만.. 피지분비량이 증가하는 계절인 만큼 땀과 피지를 흡수할 수 있는 가루 파우더는 요즈음 더 유용하게 쓰일 것 같습니다.

향도 마음에 들고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좋습니다. 더군다나 리필제품은 친환경적이기까지 하지요. 많은 가루 파우더들이 리필 제품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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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일반판 재출시 (3disc) - 아웃케이스 + 킵케이스 + OST 포함
이누도 잇신 감독, 츠마부키 사토시 외 출연 / 디에스미디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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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은 비슷하게 닮아있지만, 늘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2004년에 개봉한 영화다. 내가 우물쭈물한 경향도 있지만 생각보다 빨리 영화관에서 내려지는 바람에 DVD로 보게 되었다.

츠네오는 오락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착한 대학생이다. 다리가 불편한 독서광 소녀 조제는 늘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할머니가 끄는 유모차를 타고 산책을 한다. 그렇게라도 바깥세상과 소통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들의 우연한 만남은 여러 번으로 이어지는 수순을 밟는다. 조제는 다정다감한 츠네오가 어쩐지 가깝게 느껴진다. 다리가 불편하면서도 어둡기는커녕 당돌한 조제에게 매력을 느낀 츠네오는 조제를 돌봐 줄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자,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사랑은 열정만으로 지속될 수 없는 것인가 보다. 기꺼이 등에 업을 수도 있어야 하지만, 언제나 그렇게 하기에 츠네오는 너무 힘이 든다.

영화는 '사랑'에 대한 정의를 다양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사랑은 언제나 달콤한 것이 아님을 환기시킨다. 사랑에는 책임이 뒤따르고, 희생, 양보 등등 어쩌면 사랑에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을 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순진하게 사랑에 빠져든다. 달콤한 사랑의 이면에 그렇게 다양한 모습이 드리워져 있음을 경험하지 않고서 알기는 힘이 들지 않을까.

둘의 이별에 대해 츠네오는 자신이 도망쳤다고 표현한다. 헤어진 여자 친구와 계속 친구로 지낼 수도 있지만, 조제와는 그럴 수 없다며 울부짖는 모습에서는 관객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그들은 이별하게 되지만, 어쩐지 '쿨'한 느낌이다. 조제가 츠네오를 먼저 떠나보냈기 때문이다. 츠네오가 먼저 떠나겠다고 하고, 조제가 매달렸다면 아마도 마음이 아팠겠지만 어쨌든 다행이다. 츠네오가 떠나고 싶을 즈음 조제가 보내주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영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왜 하필이면 제목을 그렇게 정했을까 궁금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의문이 풀렸다. 조제는 구미코(조제)가 즐겨 읽던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다. 호랑이는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과 꼭 함께 보고 싶었던 가장 무서운 것의 상징이었고, 물고기 역시 조제가 보고 싶었던 것의 상징이었다.

사랑한다고 해서 죽을 때까지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 번을 만났더라도, 짧은 사랑이었어도, 혼자 사랑했어도 사랑했다는 그 사실을 간직하며 살아갈 세월은 행복할 것이다. 사랑에 대한 기억이 없는 이들보다 분명 행복할 거라고 믿는다. 홀로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가는 조제의 뒷모습이 쓸쓸하지 않은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수채화처럼 맑은 이야기, 잔잔하게 때로는 신나게 들리던 음악,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영상도 모두 괜찮은 영화를 보았다는 증거로 꼽을 만하다. 많은 말이 필요 없는 영화, <조제, 호랑이와 물고기들>은 홀로 보면 더 좋을 영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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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공중부양
이외수 지음 / 동방미디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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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비롯 인터넷의 보급으로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글을 많이 쓰며 살게 되었다. 온라인상에서 우리는 블로그를 만들어 관리하고, 이메일을 쓰며 기사를 읽고 댓글을 달기도 한다. 어떤 종류의 글이든, 짧든 길든 우리는 글쓰기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여느 때보다 글쓰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그 옛날 우리의 선배보다 글을 잘 쓰고 있는 걸까.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기본이고, 문맥에 맞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인지 누구나 한번쯤 글을 쓰며 고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잘 쓰고 싶은 것이 글 쓰는 사람의 마음이다.

그런 시대의 요구에 맞추어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이 계속 선을 보이고 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이들에게 반가운 책이 더해졌으니 바로 이외수의 <글쓰기의 공중부양>이다. 책을 읽으면 글쓰기가 날개를 달고 정말 공중부양을 할 수 있게 될까? 의구심을 가지고 책장을 넘겼는데 분명 이 책은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이 책에는 글을 잘 쓰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시종 저자는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렵고 딱딱한 수험서 같은 책이 아니다. 그래서 누구나 부담 없이 실소를 머금고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장점 가운데 하나였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단어공부

글쓰기가 그대의 외형을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는 없다. 그러나 그대의 내면은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가 있다. 그대의 능력에 따라 독자들의 내면까지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세상 만물은 모두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세상 만물의 이름 또한 모두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그대가 아직도 육안이나 뇌안의 범주에 머물러 있다면 어찌 세상 만물을 사랑하는 영혼을 가질 수가 있으랴. - 본문 중에서

먼저 단어를 살펴보자. 글의 기본 재료인 단어부터 제대로 간택할 수 있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저자는 사어보다는 생어를 사용하여 글을 생동감 있게 만들 것을 주문한다. 살아 있는 언어는 글에 신선감과 생명력을 부여할 것이고 그것은 곧 독자들에게 인상적인 표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저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사물의 속성은 물론 내면적인 속성을 찾아내어 글을 쓰라고 권한다. 그렇게 되면 그만큼의 표정이 풍부한 글이 탄생할 것 같다. 마치 고정관념을 탈피하면 새로운 것이 눈에 보이게 되듯 글 쓰는 사람이 가져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모든 것을 다른 각도에서 조명할 수 있어야 하는 능력인 것 같다.

진실한된 글이야 말로 훌륭한 글이다. 저자는 경계해야 할 병폐들로 가식과 욕심, 허영을 들었다. 거짓으로 하는 이야기는 물론이고 단기간에 좋은 글을 쓰겠다는 욕심을 버리라고. 또한 자신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철학적인 내용이나 전문용어, 미사여구로 치장된 문장, 남발되는 외국어 등은 '자신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낼 뿐 아니라 가식이나 욕심과 마찬가지로 문장의 생명력과 설득력을 말살시킨다'고 덧붙였다.

오감에 따른 서술어를 활용하면 개성 있는 글쓰기가 쉬워진다. 주어와 서술어를 볶아도 보고 삶아도 보면서 문장의 맛을 음미해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고 말하는 저자는 책의 곳곳에 친절하게 예문을 실어 놓았다. 이렇듯 문학적 문장을 만들려면 평범한 문장은 사절이다.

문장은 어떻게 쓰면 좋을까?

글을 쓸 때는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진실하게 머리로 쓰지 말고 가슴으로 써야 한다'고 지적하는 저자는 '글은 충동과 의욕에 의해 쓰여지는 것이므로 모든 촉수를 곤두세우고 사물들이 간직하고 있는 진실을 탐지하는 습관을 기르라'고 이야기한다. 다양한 수사법을 사용하되 무분별한 수식은 역기능을 초래하므로 아무리 고쳐도 문장이 어색할 경우에는 과감하게 전체를 삭제하는 것이 좋다고.

단어와 문장 공부를 마치고 비로소 창작에 들어갈 때는 먼저 자신의 정신 상태부터 한번 점검해보자. 즉 의식의 날개를 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몇 번씩이라도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기를 소망해야 하며 스스로 몽상의 고치 속에 고립되어 절대 고독을 감내하고 등껍질이 찢어지는 아픔을 감내할 수 있어야 글 쓰는 자로서의 올바른 정신상태'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명상의 장에서 저자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사색하라고 고언한다. 잡념을 버리고 높은산이 되고자 하는 욕심도 버리라고. 좋은 생각을 위해서는 악연들은 미리 정리하는 편이 좋고 글에도 기운이 있으니 증오가 담긴 말보다는 사랑이 담긴 말을 사용하자고 이야기 한다. 이 장에서는 이외수의 문장백신이 소개되어 있는데 저자는 잠시 의사가 되어 증세와 처방을 소상하게 기술하고 있다.

글쓰기는 공책과 연필, 그리고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가능한 작업이다. 실제로 저자는 이 책에 소개된 습작 과정을 모조리 실천해 보았다고 하는데 처음부터 글 잘 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타고난 사람보다는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을 부러워하라'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남았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부단히 노력해야만 우리는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글을 잘 쓰기 위한 처방전들이 수록되어 있는 책을 아무리 열심히 읽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노력하고 또 노력하다보면 우리는 어느새 우리도 모르는 사이 글 잘 쓰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만 해도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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