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니 핑크 - 할인행사
도리스 되리 감독, 마리아 슈라더 외 출연 / AltoDVD (알토미디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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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대한 환상이 너무 컸던 탓일까. 영화를 보고 나서 허무가 밀려온다. 모두들 칭찬일색인 영화에 왠 딴지? 그런데 이 영화가 만들어진지 10년도 지나서 그런건가. 내겐 왜이리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 걸까.

김용규의 책 <영화관 옆 철학카페>에서도 이 영화에 대한 찬사를 볼 수 있는데, 영화보다 영화평이 더 좋은 것 같았다. 설득력이 부족해 보이는 영화라고 해야하나. 내 보기에는 어딘가 빠질 것 없는 아름다운 여성이 '왜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건가' 하는 의구심에서부터 출발했다.

영화를 볼 때 어떤 장소에서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영화는 한참 달리 보여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너무나 큰 기대를 갖고 영화를 본 게 가장 큰 이유다. 적당히 기대했더라면 좋았을 걸..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던 영화여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한번 더 영화를 볼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어떤 기분이 들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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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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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면 겨울인데 날씨는 아직 가을이다. 한낮에는 봄이 오는게 아닌가 싶은 착각이 일 정도로 따뜻했다. 추운 겨울이 싫은 나는 따뜻한 날들이 좋지만, 지구 온난화다 뭐다 해서 꽃들이 피어날 시기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마구 피어난다는 소식은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이 책을 읽은지는 꽤 되었는데 리뷰를 쓰지 못한 것은 분주한 마음 때문이었다. 복잡다단한 마음들이 이제 좀 정리가 되어서 리뷰도 쓸 수 있게 된건가. 저자는 80년생이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소설가를 꿈꾸는 후배 하나가 80년생이다. 그래서 김애란을 떠올리면 그 후배가 먼저 떠오른다. 언젠가 대박을 터뜨릴 날을 나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니..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은 모두 재미있게 읽었다. 그 가운데 <네모난 자리들>과 <침이 고인다>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침이 고인다>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 알고 보니, 2007년 이상 문학상 수상집에서 먼저 읽었던 것이었다. 다시 읽어도 좋은 소설이긴 했다.

이번 가을에는 소설을 그닥 많이 읽지 못했다. 김애란의 소설집과 더불어 천명관의 소설집 <유쾌한 하녀 마리사>와 김연수의 장편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함께 구입했는데 다들 고만고만한 여운을 안겨주었다. 11월에는 또 어떤 책들과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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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간 49인의 초상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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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역사의 기억이란 단순히 개인들의 경험을 보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응당 기억해야 할 것들을 기억해야 하는 것”   - 역자 후기 중

책을 통해 저자를 처음 만났던 것은 <나의 서양예술 순례>에서였다. 그 책을 보고 나서 저자가 왜 그런 그림만을 모아서 책으로 엮어냈는지 그의 이력을 알고 나서야 이해하게 되었는데 그 후로 그의 많은 저작들을 관심 있게 읽어왔다. 이번에는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간 49인의 초상’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 만큼이나 생경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두 사람은, 갓산 카나파니와 아그네스 스메들리다. <불볕 속의 사람들>을 통해 갓산 카나파니를 알게 되었는데 책에는 팔레스타인의 눈물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그들의 투쟁은 형태는 달라진다 해도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아그네스 스메들리는 <대지의 딸>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학부시절 교양과목을 들었을 때 교수님이 추천해 주신 책이다. 문학과는 하등 상관없는 과목이었지만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다독할 것을 권하셨고 많은 책을 소개해주셨다. 그 가운데 하나였던 이 책은 자전적인 요소가 강한 책이었다. 오래 되서 가물거리는 이 이름을 발견하니 기억은 다시 몇 해 전의 나를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다.


죽어서도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49인의 초상을 통해 독자들은 퍼즐을 맞추듯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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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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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쾌한 사람이 좋다. 진지한 문장보다 가볍고 유머가 있으되 여운이 남는 글 읽기를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저자 고미숙의 글을 좋아한다. 요가와 등산으로 몸을 단련하고 놀이로서의 공부를 실천하는 저자를 삶의 모델로 삼는 젊은이들도 많을 것 같다.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이 말은 공부가 직업인 학자에게 해당되는 말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공부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인가. 졸업과 동시에 우리의 공부는 끝난 것일까. 물론 대답은 아니다.

사람은 평생 동안 공부를 해야 한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없다면 우리는 즐거움도 얻을 수 없다.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한다. 짝사랑일지라도 사랑의 대상이 있는 것이 축복이듯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10대 20대는 체력은 좋지만, 잡념이 많고 경험의 폭이 좁아서 텍스트를 장학하는 능력이 훨씬 뒤떨어진다'고 한다. '공부는 젊을 때 해야 하는 것이라는 건 말짱 거짓말'이며 공부란 궁극적으로 자기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젊은 날에 하는 공부보다 오히려 나이가 들어 하는 공부에 더 깊이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굳이 학교에 나가 강의를 듣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공부는 바로 책과 사귀는 것이다.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쉽고 재미있는 책, 읽어서 몽땅 이해되는 책은 당장 덮으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것은 저자의 수준이 자기와 똑같다는 뜻이라고 하는데 그런 책을 굳이 시간과 공을 들여 읽을 필요가 있을까. 우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책 읽기는 어떤 것인가. 세상에 책은 넘쳐나는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막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 관심 분야도 다르고 좋아하는 장르도 천차만별이지만 저자는 고전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서유기> <수호지> <홍루몽> <옥루몽> 같은 장편을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 프루스트나 보르헤스 등 사상적 깊이를 갖춘 서양소설과 함께 읽으라는 것이다. 이는 '소설적 재미도 맛보고 동시에 철학적 사유의 힘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와 동시에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노자와 장자, 사서삼경 등 동서양의 사상사를 넘나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쯤에서 보통 독자들은 주눅이 들 것이다. 과연 한 페이지를 넘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독자를 위해 저자는 친구와 함께 읽을 것을 권한다. 혼자서 읽기에는 어렵지만 함께 읽다 보면 너끈히 독파할 수 있다는 거다. '독서야 말로 친구와 함께 할 때 진정 빛나는 활동'이며 '책이 맺어주는 인연은 그 책의 내공만큼이나 깊을 터이니 운명적 만남이란 다름 아닌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사랑은 인간의 활동 가운데 가장 활발한 생명 작용에 해당한다. 그리고 생명은 안과 밖의 소통 속에서 이루어진다. 즉, 삶과 세계에 대한 통찰력이 내 몸의 내공을 결정짓는다. 따라서 사랑의 패턴은 삶의 패턴과 나란히 함께 간다. 사는 건 엉망인데, 사랑은 멋지게 되는 경우는 없다. 절대! 따라서 삶에 대한 통찰력이 없이 누군가를 지속적으로 사랑을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이상형을 만나도 소용없다. 왜? 사랑은 내 존재의 깊은 곳이 울릴 때라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지 외부에서 주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 눈에 안경이니, 눈에 콩깍지가 씌었느니 하는 말이 다 거기에서 연유한다....(113쪽)

운명적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상대의 운명을 바꾸어줄 만한 능력을 가지면 된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놀라웠다. 그리고 그걸 터득하는 길은 오로지 독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자기를 넘어서고 상대의 운명을 바꾸어줄 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사랑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얼굴을 뜯어고치고 몸매를 다듬는다 한들 근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뛰어난 미모가 아니라는 거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하는 공부, '호모 쿵푸스'의 공부법이 소개되어 있는 이 책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겠다. 책 한 권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모든 이들에게 책을 통한 인생역전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이 책과의 만남은 더없이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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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모 쿵푸스 실사판] 공부는 셀프!
    from 그린비출판사 2011-03-30 17:04 
    ─ 공부의 달인 고미숙에게 다른 십대 김해완이 배운 것 공부의 달인 고미숙 선생님. 몸으로 하는 공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적절한 계기(혹은 압력?)를 주시곤 한다.공부가 취미이자 특기이고(말이 되나 싶죠잉?), ‘달인’을 호로 쓰시는(공부의 달인, 사랑과 연애의 달인♡, 돈의 달인!) 고미숙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공부해서 남 주자”고. 그리고 또 말씀하셨다.“근대적 지식은 가시적이고 합리적인 세계만을 앎의 영역으로 국한함으로써 가장 ...
 
 
 
페리페라 원미닛 화이트 베이스 SPF25/PA++ - 50ml
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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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화장이 번거로운 사람에게 좋은 제품이다. 메이크업베이스와 자외선 차단제, 약간은 파운데이션 기능까지 있으니 바쁜 아침 시간에 유용하다.

내용물을 보니 얼핏 액상 파운데이션처럼 보였는데, 얼굴에 발라보니 밀착력이 좋다.

두껍지 않고 얇게 펴 발라지는 느낌이 산뜻하다. 화장후에도 번들거리나 들뜨지 않는다.

원래 큰 기대를 하면 실망하기 쉬운데, 이 제품은 기대 이상이다.

야외활동이 많지 않다면 자외선 지수도 적당하고, 용량도 많아서 좋은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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