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때는 남들보다 늦는 것이 조바심나서 바들바들 떨면서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더 이상 남과 비교하지 않는, 독자적인 삶을 꾸려가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세계 여행 덕분이다.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파키스탄의 낭가파르바트, 네팔의 에베리스트 베이스캠프를 오를 때 공통적으로 깨달은 것이 있다.
'정상까지 오르려면 반드시 자기 속도로 가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느리고 답답하게 보여도 정상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 물론 사람에게는 객관적이고 일반적인 인생의 속도와 일정표가 있다. 언제까지 공부를 하고, 결혼을 하고, 직장을 가져서 돈을 벌고, 아이들 낳아 키우고, 노후를 어떻게 보내야 한다는. 이것에 딱 맞추어서 인생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게 해야 본인 뿐만 아니라 주위 모든 사람들이 편하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
...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의 인생에서 이 표준 시간표가 정말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오히려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시간표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1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