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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을 잡다'.
이 영화는 '겉멋'에 대한 집중탐구이다. '겉멋'에 집착하는 자의식에 대한 탐구이다.
선우는 대단히 겉멋을 부리며 살고 있고 거기에 집착한다. 자신이 결국 양아치이며 해결사라는 것을 잊고 부정할 정도로. 보스는 자기 주제를 잊어가는 선우에게 그것을 가르쳐 주고자 한다.
선우는 마지막에 보스에게 '왜'라고 묻는다. 왜 자신을 여기에까지 오도록 만들었느냐고. 보스가 그것을 언어로 설명하지 않고 있을 때 맞은 편 유리에는 선우 자신의 모습이 비친다. 선우는 자신을 본다. 여전히 멋 있다. 비록 흠집이 여기저기 나 있긴 해도 총을 들고 선 자신의 모습은 이전의 어느 때보다 더 멋 있다. 살며 진정한 멋스러움을 차지할 수 없다면 겉멋이라도 완성하기 위해 끝까지 가야 할 것이다.
보스의 여자가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선우의 뒤통수. 아랑드롱을 그대로 베낀(아마 김지운감독은 '암흑가의 -' 시리즈 같은 테잎을 건네며 아랑드롱의 스타일을 요구하지 않았을까) 그의 뒤통수는 영화에서 무척이나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두 번 되풀이 되는 뒤통수 장면에서 두 번째엔 카메라는 선우의 머리를 통과하여 흰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는 그의 얼굴을 비춘다. 그는 '감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얄팎한 겉멋으로 유지되는 그의 삶으로서는 결코 감당할 수 없는 '달콤함'이다.
케잌이나 달고 찐한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는 대적할 수 없는 무엇이다. 그것이 '좋은 것이다. 아름다운 것이다'라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달라질 수 없다. 시간과 돈과 노력과 의지와 스승과......뭐 이런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어야 한다. 즉 인생이 달라야 되는 것. 현실에선 이룰 수 없는 '달콤함'인 것이다.
그런 원칙을 개폼으로 무시하려고 하다니. 의식하지 못했다해도 어쨋든 훼손하려 하였으니 '개폼'의 원칙과 원리에 빠삭한 오야가 보기엔 징벌감이다.
모든 '달콤함'에는 댓가가 따른다. 크든 작든.
선우도 댓가를 치루었다. 아름다움에 홀릴 줄 아는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홀린 댓가.
아름다움에 홀린 자, 예술에 홀린 자. 모두 댓가를 지불할 결심을 단단히 하고 길을 떠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