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가 뭐 어때서라고 말할 수 있는 감독도 있어야 한다.'고 류승완 감독은 말했다.(조선일보 기사 중)

 사실 이 영화에 대해 할 말이 없었는데 감독이 했다는 위의 말을 기사를 통해 읽으며 조금 적어 보기로 한다. 나는 영화와 관련된 잡문들은 몇 권 읽었지만 제대로 된 이론서는 한 권도 읽지 않았는데 그래도 영화를 봐 온지 수십 년의 세월이 있어서 내 나름의 취향이라는 것이 생겨나 있는 것 같다. 그 취향이라는 걸 정리해 본 적이 없어서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는(좋아하는 장르나 감독이나)  모르지만.  뭔가가 내가 본 영화들을 걸러내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영화 '주먹이 운다.'에 대해 개봉이후 이건 '신파'이고 그게 뭐가 문제인가, 라고 감독 스스로 들이댄(?) 것이 씁쓸한 느낌을 준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이거 신파아냐.' 했을 때 그 말은 신파 자체가 좋다, 나쁘다,의 의미를 전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류승완 감독에게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 못 미쳤기 때문에 나온 말이 아니었을까. 뜨겁게 가는 거 좋지만 사실 누군들 오늘 당장에라도 잠들기 전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하는 저마다의 곡절이 없을까.(이 말은 영화 속에서 천호진이 맡은 식당 주인이 뱉는 대사에도 나온다. '사연 없는 놈이 어디 있어' 든가?)  그거 그대로 보자고 극장을 찾지는 않는다. 집에서 인간시대류 프로그램을  텔레비젼 통해서 보면 되는 것이지.

 이전의 영화가 보여 주었던 전달 방법의 새로움과 속도감이 이런 신파성 내용과 어우러져 어떤 결과물이 나올 것인가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성의 있는 자기 평가를 제시하기에는 이 작품과의 필요한 거리가 생길 시간이 더 흘러야겠지만 좀 말이 과한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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