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 - 개정판
강영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영숙 작가의 소설을 읽다가 리나에 도착했다.

리나를 만났다고 하고 싶은데 아직 잘 모르겠다.

 

16세 소녀로 국경을 넘고 가족과 헤어져

생존을 위해 넘고 도망치고 만났다 헤어지는 유랑자의 이야기다.

 

폐쇄적인 독재국가, 자본주의, 사기꾼, 다국적기업의 횡포, 성매매..

현대 사회의 추악하고 모순된 면면이 한번씩은 등장하는 종합선물세트가

주인공이 24살이 되기까지 이어진다.

 

국경을 넘으며 이야기가 시작된 것처럼 시련은 그녀를 영원히 가두지 못했다.

르 클레지오의 <황금물고기>가 생각났다.

24살이 된 리나는 처음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팟캐스트에 게스트로 출연한 강영숙 작가는 탈북 청소년들을 만난 경험이 있고,

그중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소녀를 만났다고 했다.

그녀가 리나는 아니겠지만

지금도 모순된 현실의 극단에서 고통받는 현대인들은

어느 지점에선가 공감할만한 대목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이팅 클럽
강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 분위기가 딱 표지에 있는 제목 서체의 느낌 같다.

재미있다.

 

배경은 초라하고 빛나는 스토리도 없다.(아차, 마지막엔 깜짝 반전이 있지.)

시작은 싱글맘과 딸뿐인 가족을 바라보는 심난한 눈빛에서 시작한다.

다행히 먹고 사는 일은 근근히 해결하지만

생활의 문제와 관련된 희망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희망적일 것으로 보여지는 기회에서는 거의 기대 이하의 일이 벌어진다.

 

사실만 기술하자면 이렇지만 문체와 분위기는 유쾌하고 약간 명랑하기까지 하다.

무지하게 비관적으로 그릴 수 있는 사건이,

이 이야기에서는 삶을 툭하고 치고 가는 가벼운 해프닝 정도로 느껴진다.

별로 가진게 없는 데서 오는 유연함,

왠지 모르게 삶을 긍정하는 유머감각,

즐겁고도 묵묵하게 내면의 밭을 간다.

그러다보니 제법 쓸만한 연장이 만들어졌다.

'라이팅 클럽'

 

인생을 긍정하고 글쓰기의 매력을 알고 있는

두어명의 진솔한 친구들과의 만남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프고 유쾌한 텔레토비 소녀
강영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관 책인데 깨끗한 편이네요?"

". 그러네요. 이 정도면. 가끔 많이 낡은 책들도 있던데. 이 정도면.."

"무슨 얘기에요?"

" ㅎㅎ 원조교제 이야기에요. 원조교제를 소설로 들여다보면 이렇게 보이네요. 이 작가를 좋아해요. 문체가 시원스럽고, 유연하지만 굴곡진 인생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인물의 내밀한 저력을 느낄 수가 있어요. 바로 전 책에서 그랬어요. 그래서 이 작가가 좋아져서 작품을 다 찾아서 읽고 있어요. 저는 어떤 책을 읽고 작가가 딱 마음에 들면 작가 읽기를 해요. 이렇게 소설이든 논픽션이든 작가, 사람을 알아가는게 좋아서 책을 읽어요. 내 주변엔 별로 없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여기에 이렇게 내밀함을 담은 텍스트를 통해 만날 수 있으니까요."

"원조교제면?"

"잘나가는 독신 직장인 남자하고 가출한 여자 중학생, 아니 고등학생이었나? 어떻게든 취재는 어느정도 했을거 같은데, 암튼 그런 생각을 하고 보니 별로 곱게 보이지 않던 원조교제를 내가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볼 일이 있게 되네 싶어요. 

좀 선을 많이 넘은 거지만, ... 이렇게 종이 한 장 뒤집는 것처럼 그런 관계가 시작되는 거구나 싶기도 하고. 그런 사정이 있어서 선을 넘게 되는 구나, 우리 사는 모습이랑 크게 달라 보이지만 사실은 아죽 작은 차이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원조교제라고 꼭 이름붙이기는 좀 그렇지만, 이런 단면을 소설로 읽어보면 재미있어요. 슬프고도 유쾌하다,, 이 제목이 맞죠. 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금꽃나무 우리시대의 논리 5
김진숙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 경향신문 1면의 코너 <내인생의책>를 통해 소개를 받았다.

참담하고 아름다운 삶에, 뭐라고 어줍잖은 리뷰를 읊는 게 실례가 되는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구경하며 지나가는 것 밖에 되지 않으니

말도 안되는 저 별 다섯개를 클릭하며 잠시 마음을 다잡는다.

이 책을 이렇게 리뷰쓰고 치울 게 아니라 항상 눈에 띄는 곳에 놓으리라.

세상의 태반이 이런 삶인데,

그래서 내 마음도 틈틈이 그 마음을 나누어 갖기를 바래서.. 치우거나 꼽아두지 않으려 한다.

마음이 아프라고

몸이 이렇게 성한데 마음이라도 아파야 하지 않겠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워 클래식 - 우리 시대 지식인 101명이 뽑은 인생을 바꾼 고전
정민 외 36명 지음, 어수웅 엮음 / 민음사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다른 사람의 서재를 들여다보는 것은 항상 재미있다. 온라인 서재로는 알라딘 서재를 비롯해 다른 인터넷서점의 서재도 그렇고 포털에서 기획한 명사들의 서재를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다.

 

온라인 서재보다 좀더 기획이 가미된 '책에 관한 책'들도 좋아한다. 전에 다른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서지번호 029로 시작하는 도서들의 서가에서 길을 잃고 책을 보던 경험은 지금도 두근두근 새로운 기대감과 떨림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일간지 주말판의 북센션도 매주 중요한 의식을 치르듯 펴든다.

 

다른 사람들의 의식이 확장된 경험을 간접적으로 읽는 것이 흥미롭다. 궁극적으로는 사람보다 책에 대한 관심이다. 책에는 사람들이 나오고 책을 읽으면 저자를 만날 수 있다.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사람을 만나게 된다.

 

명사 37명이 꼽은 고전과 이유, 그리고 고전에 대한 저자의 해설이 덧붙여진 글이다. 여기에 꼽힌 고전을 다시 한번 주목해 볼 수 있을 만큼 추천자들의 이야기와 해설이 재미있고 편집도 훌륭하다. 그런데 어째 명사들의 이야기톤이 대부분 비슷해서 한 사람이 작성한 글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고전은 정말 그 명성에 걸맞는 값어치를 하는 것일까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지만, 이 책을 통해서 관심을 갖게 된 책들을 꼭 읽어보고 싶다.

 

마담 보바리귀스타브 플로베르 1851~1854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스토예프스키, ~1880

세 자매안톤 체호프, 1900

토지박경리, 1969~1994

사기사마천,

소유나 존재냐에리히 프롬, 1976

, , 제러드 다이아몬드, 1998

 

 

 

p** 마흔을 불혹의 나이라고 한다. 쉽사리 유혹에 빠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미혹되지 않는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현실과 조화를 이룬 성숙을 의미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현실과의 타협을 가리키기도 한다.

 

p** 롤랑 바르트는 플로베르에 이르러 글쓰기는 그 내용과 형식의 대립 자체가 사라진다. 글을 쓰는 것과 사유하는 것의 차이가 사라지며 글쓰기는 어떤 총체적 존재가 된다. 그리하여 플로베르의 문장들은 하나하나가 독립된 사물이 된다.”라고 했다.

 

p** 퓰리처상을 네 번이나 탄 이 위대한 극작가의 영감의 원천은 불행한 가족사였다. 깊고 어두운 우물 속에서 외롭에 물을 길어올리듯 그의 작업은 고독한 내면과의 투쟁이었을 것이다.

 

p** 자유는 죄를 낳고 죄는 벌을 낳는다. 이건 서울에서 대전을 거쳐 부산에 이른다는 말과 비슷하다. 그런데 죄의 단계에서 놀라운 가능성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나의 가능성은 그 죄를 용서한다는 것, 다른 하나의 가능성은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 짊어진다는 것. 인류 문명의 기초가 여기에 있다는 건 바로 이 두 개의 가능성 때문이다. 그간 수많은 살육과 보복 행위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절멸하지 않고 21세기까지 이른 이유 역시 바로 이 두 개의 가능성 때문이다.......

 

모든 것은 가능하다. 그게 도스토예프스키의 전언이다. 그래서 인간은 파괴하는 자유를 선택한다. 그것도 그의 전언이다. 그러나 그다음 순간, 인간은 타인을 용서하고 타인의 죄를 짊어진다. 인류는 이 세 개의 명제를 밟고 서 있다.

 

p** 변신은 벌레라는 실체를 통해 현대 문명속에서 기능으로만 평가되는 인간이 자기 존재의 의의를 잃고 서로 유리된 채 살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한다. 타성처럼 살아가는 현대인의 입장에서 정말 내 삶이 단지 한 마리의 벌레보다 나은 게 무엇인지, 섬뜩섬뜩 놀라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검은색의 기이한 아름다움이다.

 

p** 언젠가 우리 고전을 잘 읽으려면 중국 고전을 널리 봐야 하는데 한 종의 책으로 풍부한 지식을 듬뿍 얻을 수 있는 책이 <<사기>>이니 꼭 읽어보라고...

 

p**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목적은 특정한 쾌감을 산출하는 데 있다라고 했다. 여기서의 쾌감은 위험 부담을 전가하고 얻는 쾌감이다. 즉 일상생활 중에서는 배출될 수 없었던 감정의 격한 스릴을 비극이라는 문예장르의 안전판 위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비극이라느 장르가 없었다면 현실에서 우리 자신이나 이웃에게 불행과 고통을 주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카타르시스였을 것이다. 아테네인들은 1년에 한두번씩 디오니소스 제전 때 비극을 관람했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그들의 감정을 좋은 방향으로 통제할 수있었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