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체험 을유세계문학전집 22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에서 두번째로 노벨상을 받은 작가라고 한다. 부럽기도 하다. '익사'를 비롯한 작품들이 종종 거론되는 것을 보면서 읽고 싶은 충동을 느끼다가도 '쉽지 않다'는 평에 시작하지 않았던 작가이다.

 

실제로 오에 겐자부로의 첫 아이는 심각한 장애가 있다고 한다. 소설에서처럼 뇌에 심각한 이상을 가지고 태어나서 수술을 한 끝에 살려낼 수 있었지만 지능지수가 무척 낮아 정상과는 거리가 먼 삶인 것 같다. 즐겨듣는 팟캐스트에서 이 소설을 다루면서 오에 겐자부로 연구자와 인터뷰를 한 내용이 있었다. 인터뷰 내용에 의하면 그는 일본의 양심적인 작가 중 한명이며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절(?)하지 않는 귀한 작가로 여겨지는 것 같다. 오에 겐자부로는 첫 아이의 심각한 장애를 직면하며 무척 큰 충격에 빠졌었으나 그 고통을 통과하며 쓴 이 소설이 호평을 받으며 소설 창작의 새로운 지평을 만났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기 전에도 유명한 촉망받는 작가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또다른 면모를 보여주었던 작가였던 것 같다. 작가 자신도 장애아를 키우기 전의 삶과 그 이후의 삶과 작품세계가 많이 달랐다고

 

장애아를 키우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 지적장애가 있는 아이가 살았었다. 겉모습은 매우 정상적이었는데 지적으로 정상이 아니어 특수학교에 다니는 것 같았다.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서 저들 부모의 안타까운 속을 헤아려보려 했으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소설의 주인공은 아프리카 여행을 꿈꾸는 초보 유부남인데 뇌에 심각한 이상이 있는 아들을 낳는다. 아이가 수술을 해야 하는데 체력이 붙어야 해서 그걸 기다리는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아이가 죽기를 기다리고 있다. 어쩔수 없이 죽어가면 더이상 바랄게 없는 상황이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까. 나에게 맡기신 생명이긴 하지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비슷한걸 느낄법하다. 그래서 이런 소설이 읽히는 이유가 되기도 할 것이다.

 

작가도 결국엔 고통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많은 울림을 얻어낸걸 보면 고통스럽긴 하지만 잘 극복한다면 좋은 열매가 맺힌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 준다. 그래서 때로 힘든 일을 만날 때 이 고통을 뛰어넘는 다른 차원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