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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교향곡
조셉 젤리네크 지음, 김현철 옮김 / 세계사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베토벤은 교향곡 9번을 작곡한 후 10번을 작곡하다가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그의 교향곡 10번은 1983년에야 악보 조각들이 발견되었고 베토벤의 교향곡에 흔치 않은 박자를 사용한 점 때문에 음악사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알고보니 교향곡 10번은 매우 미스테리하다. 베토벤 말고도 슈베르트도 교향곡 9번을 작곡한 후 젊은 나이인 서른 한 살에 죽었고 드보르작도 교향곡 9번(신세계 교향곡)을 작곡한 뒤 죽었다. 구스타프 말러는 교향곡 10번에 얽힌 저주를 떠올리며 교향곡 8번 작곡 이후 새로 작곡한 교향곡을 9번이라 하지 않고 <대지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다. 그 후 새로 작곡한 곡이 성악곡이 없는 순수 기악곡이어서 어쩔 수 없이 교향곡 9번이라고 했는데 결국 다음번 교향곡을 작곡하다가 죽었다는 것이다.
베토벤 교향곡 10번은 그의 비서였던 쉰들러에 의해 존재가 알려져 있었으나 1983년 베를린의 국립 프러시아문화재단 도서관에서 군데군데 빠져있는 미완성의 교향곡 악보가 발견되면서 재조명이 시작되었다. 8천페이지에 달하는 조각 조각 악보는 5년에 걸친 재구성 끝에 1988년 런던에서 초연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에 초연되었다고한다.
클래식 음악에 얽힌 미스테리.. 매력적인 두 주제의 결합이라는 점에서는 재미있는 추리소설이었다. 초반에 등장한 커플의 교통사고 사건이 한참 동안 다시 다뤄지지 않아 이건 뭔가 싶었는데 의미있는 반전이 있었다. 그 밖에 미스테리로서는 약간 어설픈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신선한 소재로 추리소설에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읽다보면 음악이 좋아서 따라가고 있다가도 미스테리의 결말이 궁금해서 따라가게 되기도 하는 매력적인 요소가 있다.
조셉 젤리네크의 다음 작품이 은근 기다려진다. 후속작인 ‘악마의 바이올린’이 이보다는 못했고 추리소설로서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음악과 미스테리의 만남에서 호기심과 흥미를 만끽할 순간을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