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연 (靑燕) LE
윤종찬 감독, 장진영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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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러 시내에 갔다가 <청연>을 보게 되었다. 일제 식민지 시대, 비행사의 꿈을 가진 한 여성이 꿈을 위해 사투하는 영화라고 익히 들었으나 별로 호기심이 가는 영화는 아니었다.

나는 비행기는 물론이고 하늘을 나는 모든 기구들이 무섭기만 하여 스스로 조작해 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게다가 이따금씩 고장 난 열기구를 타다 갑자기 추락하는 꿈을 꾸어 꿈 속에서 심장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하곤 하기에 스스로 하늘을 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난다.

ⓒ 코리아 픽쳐스(주)
그러했기에 <청연>은 그냥 무심한 마음으로 보았다. 주인공들이 경비행기로 연습하는 장면을 볼 때면 빨리 장면전환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곤 했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청연>을 만든 배우며 스태프들이 얼마나 혼신의 힘을 기울였을까 하는 마음은 전해졌다.

그리고 그 마음은 어쩐지 쓸쓸하게 다가왔다. 아니다 다를까, 영화를 보고 난 후 비혼이자 이십대 후반인 지인에게 영화가 어땠냐고 물으니 "생각보다 별로다"라는 말이 어렵잖게 '툭' 튀어나왔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싸' 해지면서 <청연>을 제작한 사람들이 이런 얘기 들으면 얼마나 섭섭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청연>을 만든 스태프도 아니면서 그 말이 서운하여 울먹였다.

"어떻게 그런 말을 그렇게 쉽게 할 수가 있누? 감동을 떠나 저 영화 만드느라고 얼마나 생고생을 했을까 감이 오지 않나? 물론 너에게 따지는 것은 아니고 뭐랄까 영화를 통해서 서로 소통이 되어야 하는데 관객이 그 진정을 몰라준다면 허무할 것 같아."
"참내, 영화 찍느라고 고생했겠다는 생각에 눈물이 난다니 감상 한 번 특이하구먼. 그렇게 까지 이해해주고 싶지는 않아."

"내친김에, 내가 늘 안타까워하는 얘기지만… 봐라, 사람들은 도대체 뭐가 그리 바빠서 자막이 다 올라가기도 전에, 배경음악이 끝나기도 전에 저러코롬 부리나케 일어선다니. 실물이 왔다 갔다 하지 않고 그냥 스크린일 뿐이니 걍 무시해도 된다 이거니?"
"좀 유별나게 굴지마라. 영화 끝나면 배도 고프고 하니 빨리 나가서 밥을 먹든가 수다를 떨어야지."

"음악회를 생각해봐 연주가 끝나면 사람들은 박수치느라 집에 갈 생각을 안 하잖아. 연극도 마찬가지 배우들 주욱 나와서 인사할 때 박수 쳐주고 나서 자리를 뜨잖아. 영화는 왜 그게 안 되는 거야. 박수치라는 것도 아니야. 그냥 한 번 읽고 말 거라도 어떤 사람들이 만들었는지 스태프들 이름은 보고 나가야지 않을까."

"……."
"그리고, 장소는 어디 어디며 배경음악은 무엇이며 누가 작곡을 했나 궁금하잖아."

아무튼 지인은 할 수 없이 내 등살에 남들이 거의 다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나 반격의 기회가 왔다. 즉, 극장 직원들이 청소를 한답시고 우리들 주변을 비로 쓰는 것이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일어섰다.

일어서 나오면서도 나는 계속 스크린을 주시했다.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텔레파시'로 보내면서. 그리고 과외로 영화의 마지막, 박경원이 비행기 추락으로 죽고 난 다음 일기를 통한 회상장면에서 아주 아름다운 대금(?) 연주가 흘러나왔는데 그 곡의 제목이 뭔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김영동의 '바람의 소리'였다. 원래 있던 곡을 빌려 썼는지 아님 김영동이 <청연>을 위해 별도로 작곡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마지막 장면에 흘러나온 '바람의 소리'는 영화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느낌이었다. 삶도, 죽음도, 꿈도, 사랑도, 미움도, 원망도 바람이 되어 '훨훨~' 자유로워지는 느낌이었다.

결론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다른 문화 관람 때처럼 쉬이 자리를 뜨지 말고 스태프들의 이름이 사라질 때까지 다들 그대로 좀 앉아 있었으면 좋겠다. '감동만빵'인 영화의 경우, 때론 박수도 좀 쳤으면 좋겠다. 너무 이상한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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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버 - [할인행사]
필립 노이스 감독, 샤론 스톤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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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브로큰 플라워'를 본후 영화를 떠나서 한때 부러움의 대상이던 샤론스톤의

'곰싹은' 모습을 보고 엄청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때 전세계를 통털어 가장 섹시하고, 지적이고, 풋풋하고, 청순하던 그녀가

그 새 세월이 흘렀으면 얼마나 흘렀다고 그렇게

전락하고 말았는지...서글펐습니다.

 

물론 언젠가 오프라쇼에서 보니 마음은 예전의 미모보다 훨씬 예뻐지기는 했습니다만,,,

남자배우들은 늙어도 하나도 축나지 않는데 왜 여배우들은

보다 나아지기가 그토록 어려운지... 이건 생리적으로 어쩔수가 없는지...ㅠㅠ..

 

본론으로 가서... 샤론의 푸석한 현재가 아쉽고 과거가 그리우시다면

이 영화를 보십시요.

이 영화에서 샤론은 참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남자 주인공 또한

악역이었으나 거스럴수없는 매력을 발산합니다.

로멘틱 스릴러가 고프신 분이라면  이 영화에 함 빠져보시는 것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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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브 갓 메일(1disc) - [할인행사]
노라 에프론 감독, 톰 행크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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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의 무지를 살짝 고백하자면,

영어로 '편지 왔습니다.'가  유브 갓 메일 이라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ㅋㅋ...

채팅을 통한 사랑의 엮임은 한국 영화 '접속'이 너무 신선했었기에

비슷한 전개라니 미국영화는 어떨까 기대가 컸습니다.

 

물론 이 영화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톰은 잘나가는 신형 서점의 주인으로, 엄니로 부터 물려받은 유서깊은 맥라이언의 고서점을 고사 위기에

빠트리지요.

그런데, 구면이자 웬수 지간인 이들이 채팅에서 만나게 되고, 채팅이 거듭될수록 서로에 대한 감정이

점점 깊어가지요. 해서, 채팅의 어느정점 실물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게 되고 ...

....

이 영화의 코믹 감상 포인트 : 오, 톰 아자씨! 똥배 좀 관리 하시더라고요. ㅋㅋ...

헐리웃 영화보면 잘나가다가 똥배에서 ' 딱 ' 걸리고 마는 배우들 많이 보았습니다.

얼마전 '식스틴 블록' 보다가도 액션의 전설 부르스  아저씨! 세월은 이길수 없는지

아줌마처럼 뱃가죽이 추욱 늘어지고 지방이 두툼하였습니다. 너무혀들..ㅠㅠ

관리 좀 하시더하고요.

 

물론 동변 상련의 위로는 됩디다만...

 

암튼 근자엔 잘 보이지 않는 맥라이언의 상큼한 모습도 볼수 있고 겸사겸사 좋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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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disc) - [할인행사]
빅터 플레밍 감독, 비비안 리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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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책과 영화를 읽거나 보지 못했다 해도

이 영화와 책의 주인공인 스칼렛이 했다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테니까.'라는 말을

얼추 불혹쯤 되는 사람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요.

저는  이 영화를 칼라로 복원한 것을 보았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좋다지만 어떻게 예날 흑백 영화를 고스란히 칼라로 복원할수가 있는지

참 인간의 섬세한 손길이란 조물주와 때로는 견줄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 그런데 저는 이 영화에서 제가 상상하던 것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인공 스칼렛은 오랫동안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군림해 왔다지만 그리고 그녀의 당찬 삶을

많은 글들이 찬사를 보냈다지만 저는 시종 스칼렛을 보면서 짜증 비슷한 것이 났습니다.

 

이 짜증은 애슐리를 볼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반대로 멜라니와, 레드가 인간다웠습니다. ㅋㅋ...

 

격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좌충우돌하는 스칼렛이 불쌍하기도 했으나 흑인들에게

마구 대하는 모습들이 싫었습니다.

제가 흑인들에 대해 싸아~한 감정을 갖고 있다보니 괜한 감정 이입이 되어서.....

당시 시대를 그대로 표현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애슐리, 이 인간 만고에 도움이 안되는 인간이었습니다. 어째 이런 인간이 따뜻함의

대명사였는지 ㅉ, ㅉ....

 

아무튼 장장 3시간 반인가 4시간 인가 하는 이 영화,  남북전쟁 와중이라는 미국역사의

한 단면도 볼수 있고요. 전설의 클라크 케이블(레드 버틀러역)의 매력도 한껏 감상할수 있는

좋은 영화입니다.

영화를 감상하시면서 주인공들만 따라갈게 아니라 흑인 노예들의 삶 또한 살피면서 보시면

영화가 한층 애뜻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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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워스 (1disc) + 몬스터볼 (1disc) - 할인행사
스티븐 달드리 외 감독, 메릴 스트립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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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큰 사람은 대체로 싱겁고 작은 사람들에 비해 덜 야무저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니콜 키드만은 그 예외인것 같습니다.

그녀는 웃자란 나무처럼 거침없이 쭈욱 휘어질듯 하늘을 찌르지만

참 야무진 이미지를 가진 것 같습니다.

 

'콜드 마운틴'과 '물랭루즈' '휴먼스테인' '아이즈 와이드셧'등에서 본 그녀도 좋았지만

저는 이 '디 아워스'에서 '조용히' 열연한 그녀가 제일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메릴스트립과 줄리엔 무어, 그리고 니콜은  각각 서로다른 시대의 여성을 이야기하지만

자기존재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열망에서는 시대를 초월하는 친구들이기도 했습니다.

 

니콜은 여기서  제일 먼저시대의 여인인 버지니아 울프를 연기합니다.

박인환시인의 '목마와 숙녀'때문에  버지니아 울프를 모르는 중년층이 드물기는 하나

그이를 제대로 아는 한국 사람 또한 드물다고 하더군요.

 

머, 저 또한 마찬가지 였습니다.

막연히 울프는 1900년대 초기의 사람이겠거니 했는데 훨씬 나중의 사람이더군요. ㅋㅋ...

 

아무튼 이 영화에서 니콜은  아주 우울하고 외로운 울프역을 한점의 미소도 없이 관객과 초첨 한번

맞추주지 않고 늘 반쯤 내려다보는 눈빛으로, 혹은 45도 위쪽 어딘가를 응시하는

눈빛으로 영화를 엮어갑니다.

 

아무 부족함이 없는데  왜 그렇게 외로워 하고 왜 그렇게 방황하는지 저는

그이의 착한 남편이 불쌍해 죽겠는데... 울프는 끝내 예수처럼 물속으로 걸어가고 맙니다. ㅠㅠ..

 

.....

 

니콜 뿐만이 아니라 메릴스트립과 줄리엔 무어 또한 빠지지 않는 매력을 선사합니다.

어린아들을 두고 집을 나가려고 하던 라라(줄리엔 무어)는 끝내 돌아오지만

아들의 마음에 돌이킬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되는가 하면,

메릴 스트립은 자신의 상처를 잊고저 첫사랑(?)인가에게 헌신합니다.

 

아무튼, 조용히 침잠해 볼수 있는 좋은 영화입니다.

저는 영화속의 여인들처럼 심오하지 못해서 영화를 반쯤 밖에 이해를 못했는데...

그렇다고 지루하다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뭐랄까, 제목 그대로 이 영화를 보면서 '시간'이라는, 손에 잡히는가 싶은 순간

스르르 빠져나가고 마는 모래같은 시간의  허망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찰나를 살아가는

사람살이의

의미에 대해서 한번쯤 되돌아 보게 해주는 좋은 영화입니다.

 

그런데 왜, 이미지가 없지요?  이미지 넣어주세요.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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