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커피볶기

일전에 뜬금없이 한번 사 먹어본 아몬드가 무척 맜있어서 1킬로그램 봉지로 사려는데 생아몬드와 구운아몬드의 가격차이가 3000 원 정도였다. 양념이 들면 얼마나 든다고...단돈 3000원이었지만  왠지 눈뜨고 코베이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생아몬드를 사서 직접 구워 보기로 했다.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그저 땅콩 볶듯이 하면 되겠지하고 볶았는데 이런~ 아몬드는 외관에 비해 쉽게 볶이는 견과였다.

이제 익었겠지 하는 순간, 이미 너무 익어버렸다고나 할까. 즉, 아몬드는 땅콩보다  살짝 볶아야 그 특유의 아사삭 부서지는 느낌을 살릴수 있다는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생아몬드는 간이 안 되어 있어서 맛이 없었다는... 해서 소금물 시럽을 만들어 한번더 덖어 주고 먹어보니 간은 되는데 뭔가 부족해도 한참 부족했다. 하여 구워져 팔리는 아몬드에는 도대체 어떤 양념감초들이 들어가는지 몹시 궁금했으나... 귀차니즘이 발동해서 3000원 더 쓰고말자로 결론내렸다.

아무튼, 참깨, 땅콩, 콩에 이어 아몬드가 네번째로 볶아본 견과류 였는데, 이 봄, 견과류 비슷하게 생겼으나 견과류는 아닌 '커피콩' 볶아보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겄다. 친구가 직접 볶은 커피를 한봉지 주었기에 겸사겸사 커피가는 기계를 샀었고, 사고 보니 계속 커피를 갈아먹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해서 생전 안해본 인터넷 쇼핑을 하게 되었다. 온라인 커피몰을 살피니 '세상에 이런 별천지도 다 있구나~' ㅋㅋ
그야말로 커피에 관한 모든것들이 있었다. 게다가 생두는 가격이 쌌다. 생아몬드와 구운아몬드의 가격차는 3000원이었는데 구운 커피두와 생두의 가격차는 무려 '1만원'이었다.

참,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다더니~~ 물론 볶는게 대단한 기술일수도 있겠지만...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한 것이 그 볶은 커피콩을 갈아서 동서나, 네슬레, 맥심등의 포장지에 넣게 되면 가격이 4~5배는 족히 뛰는듯. 더 나아가, 생두 1킬로에 2만원일 경우 그 생두의 가격은  커피 전문점에서 카페모카 넉잔 먹는 가격이랑 같다는 결론의 씁쓸함이라니...ㅉ ㅉ

물론 커피콩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어떤 생두는 카페모카 열잔, 스무잔의 가격이 되는 것도 있지만 2만원 생두도 믹서에 비하면 별다섯개임에랴~~ 문득 생두 1킬로를 2만원에 팔아도 남는다면 도대체 산지에서는 얼마에 사 온다는 건지... 내가 마시는 커피 한잔이 아프리카의 눈물일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하여, 공정무역커피에서도 생두를 파는지 찾아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그램 내외의 원두소포장은? 아휴 안먹고 말지. 너무 감질아서..  아무튼, 이봄 커피볶는 법을 알게 되었다. 뚜껑있는 팬에 적당량을 넣고 약불로 30분 정도 앞뒤로 흔들어주면 뚝딱! 거짓말 좀 보태 숯이 되기 직전까지 볶아야 우리가 흔히 보아온 그 커피콩 색깔이 나온다는게 놀라웠다.

견과류처럼 먹을수 없다면 혹은 앵두처럼 과육을 먹을수 없다면 그냥 못 먹는 열매인가보다 지나칠수도 있었을텐데
겉껍질 속껍질을 다 벗기고 그 속의 열매를 탈 정도로 볶아서 빻아서 그 시커먼 물을 마실 생각을 맨처음 한 사람은 누구? 였는지 각종 커피이야기 책들속에 나오려나. 언젠가 들은 듯도 하나 까묵었... 그냥 지나치기엔 그 빨간 열매가 너무도 앙증맞아서 호기심이 아니 일어날수 없었나?

2. 막걸리 식초

사진 맡기러 갔다가 동네 사진관 주인장의 말 한마디에 '맞다!' 무릎을 쳤다.

"혹, 막걸리 식초 어떻게 만드는지 알아요?"

" 에엥? 막걸리 식초라는 것도 있어요? 막걸리 식초는 모르겠고 막걸리 만드는 법은 알아요. 고들밥에 누룩을 썩어 버무린 다음 물 부으면 끝이예요.^^ 그러고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막걸리가 된대요. 누룩속의 효모 때문에~ "

위와 같은 대화를 한후 집에 와서 지난해 봄에 사두었던 누룩을 그제야 꺼내게 되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원래 대로 하자면 막걸리를 만들어야 되는데 막걸리 식초가 더 당겼다. 세상에 막걸리로 식초를 만들다니. 나로서는 금시 초문이었기에 호기심이 확 당겼다. 그런데 알고보니 막걸리 식초는 조상님들이 양조식초 없을 때 만들어 먹던
전통 천연식초라고 이웃아짐의 어머니가 알려주었다. 감식초 또한 전통식초였다.

나는 막걸리 식초와 감식초 모두 오늘날의 자연주의 혹은 전통요리 연구가들이 새로이 만든 신상품인줄 알았다. 각종 효소식품들 처럼.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니. 조상님들의 슬기에 새삼 감탄! 더불어 나의 무지에 알밤을... ㅠㅠ
(감식초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세상에 감식초처럼 쉬운것도 없다. 가을에 단감 먹다가 물러지면, 참 맛 없다. 그러나 버리기는 아깝고. 그럴때 유리병에 감넣고 뚜껑닫아두면 저절로 물이 생기는데 그게 바로 감식초!)

아무튼, 쇳불도 단김에 빼라고. 사진관에서 돌아오자 마자 고들밥을 짓고 따깨비 같은 누룩을 부수었다. 고들밥을 식힌다음 누룩과 썪었고 그런다음 유리병에 넣고 물을 붓고 병 입구에 망을 씌웠다.  막걸리 식초는 뚜껑아닌 망을 씌워 두어야 공기중의 초산균이 망을 뚫고 누룩효모에 침투하여 식초를 만든다고 하였다. 참으로 오묘한데 역시 조상님들은 어떻게 그 비법을 알게 되었는지 신기하고 신기해.~

....... 벋뜨,

오늘로 5일째인데 뭔가 잘못 돌아가는 느낌이다. 인터넷 고수님들의 설명사진과 달리 거품이 일어도 너~무 일었고
말간 부분이 없고 온통 뿌였기만 하니 아무래도 세균증식이 너무 된것은 아닐런지...ㅉㅉ 먹어보니 세콤한듯도 한데
눈으로 보여지는 모양새는 영 아닌듯...ㅠ

뭐, 그래도 방긋~ 미소를 잃지 말지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우헤헤~~ 혹 조금더 지켜보면 구사일생 정말 식초가
될지도..^^

그래서? 1+2, 결론이 뭐냐규?

올봄에는 뜬금없이 커피생두와 막걸리 식초에 반했다는... 뭐 그랬다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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