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13일)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우연히 불교 방송에서 '월호'스님의 세 가지 소유에 대한 말씀을 듣게 되었다. 즉 소유에는 세 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무엇일까. 무소유 아니면 그냥 소유 말고 뭐가 더 있단 말인가. 갑자기 눈이 초롱초롱해지면서 스님의 다음 말이 기다려졌다.
스님의 말에 의하면 그 세 가지 소유란 다음과 같다.
1. 착소유...... 애착, 집착의 소유
2. 무소유...... (법정스님의 그 소유,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소유)
3. 묘(妙)소유......소유하되 소유당하지 않는 소유
착소유, 무소유, 묘소유. 그런 거였구나. 우리의 소유물들은 늘 주변에 널려있다. 물건도 있고 마음으로 갖는 것도 있고. 그러한 것들을 이 세 가지 소유의 바구니에 분류에 넣어본다면 어느 바구니가 제일 많이 찰까.
내남없이 무소유 묘소유보다는 착소유의 바구니가 산더미가 아닐까. 착소유를 또 구분지어보면 한때는 착소유였으나 이제는 '착'을 하지 않고 방치된 소유, 불필요한 소유는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당장 옷장과 냉장고만 열어봐도 그 얼마나 빽빽한가. 그리고 자녀에 대한, 돈에 대한 집착은 어떻고.
스님은 위의 세 가지 소유 중 현대인들이 가져야 할 소유의 형태로 '묘소유'를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무소유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차선으로 묘소유의 마음을 내면 좋지 않을까 했다.
"관리자라고 생각하세요. 통장에 돈이 있어도 그것은 내 것이 아니고 나는 그것의 관리자일 뿐이고 집도 내 이름으로 되어있지만 어디까지나 집의 관리자일 뿐이고. 관리자라 생각하면 그것을 잃어도 애통할 것 없고, 관리자이니 또 마음대로 (좋게)써도 되고. 관리자라 생각하면 제일 좋습니다. 즉, 소유하면서도 소유당하지 않는 묘소유를 하는 것이지요."
평소 내가 가진 것이 내 것이 아니고 나는 관리자일 뿐이니. 돈이든 집이든 뭐든 많이 관리해 봐야 머리만 복잡해지니 내 있는 깜냥대로 만족하며 살고. 설마 그럴리야 없지만 만약 나에게 돈 폭탄이 떨어진다면 바로바로 정리하여 가뿐한 관리자가 되자며 김칫국부터 마셨는데 그 관리자의 자세가 바로 묘소유라 이름 하는 것이었구나.
이 소유에 대한 개념들은 금강경에 나온다고 하였는데 하여간 부처님은 안 건드리는 분야가 없다~~. 그것도 두루뭉수리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보면 다 이치에 맞게 이것은 이러이러하고 저것은 저러저러하니 이리하지마라, 혹은 저리하지마라.
아무튼, 월호스님 덕에 묘소유란 좋은 말을 알게 되어서 기쁘다. 물론 항상 착소유는 경계해야 될 것이고 묘소유하면서 궁극에 가서는 무소유로 넘어가 법정스님처럼 아름답게 소진 된다면.... 아아,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스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