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먹은 뇌물은?    정답 : 떡값.

고위 관료나 의료인이 먹은 뇌물은?   정답 : 리베이트.

선생님이 받은 뇌물은?    정답 : 촌지.

 

그러면 일개 지구대 경찰관이 먹은 뇌물은? 말 그대로 뇌물이다.

 

참내. 뇌물을 받는 데도 급수가 있는지. 돈이 사람을 알아보는 건지 사람이 돈을 알아보는 건지. 분명 뇌물로 올리는 것인데 왜 그것을 기사화하고 방송하는 사람들은 떡값, 리베이트, 촌지로 구분할까. 나이 드신 분들에게 물어보라. 리베이트가 뭐예요? 모른다. 오해하지 마시라. 나이 드신 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 리베이트가 뭔지 모르는 어른들이 아는 사람보다 훨씬 많다.

 

TV뉴스에서 리베이트 어쩌고 하면서 내보내는 화면의 정황으로 짐작하여 뭔가 잘못 했는갑다 생각하지 리베이트수수라는 말에서 '뇌물'을 딱 떠올리지는 않는다. 떡값은 어떤가. 아무리 떡값 액수가 커도 떡값이라고 하니 그냥 떡값 좀 먹었는가, 그런데 재수 없이 들통 났나 생각하기 쉽다.

 

촌지는? 선생님들 고생하는데 그것 얼마 안 되는 것 받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말이란 것이 똑같은 말이라도 '아'다르고 '어'다른데 아 다르고 어 다른 것도 아니고 순화를 시켜도 유분수, 미화를 시켜도 유분수지 너무하지 않은가.

 

이번에 피디수첩을 통해 밝혀진, 검찰이 받은 성상납 향응 접대와 금전적 뇌물을 모두 '스폰서'로부터 받았다고 하던데 이 말도 웃기지 않은가. 스폰서 즉 후원자. 얼마나 좋은 말인가. 그런데 왜 이런 오염된 일에 그 말을 쓰는가 말이다. '뇌물준사람'이라 불러야 마땅하다.

 

그리고 언론들은 이런 범죄사실이 생길 때마다 오랜 관행 어쩌고 하면서 알아서 물 타기를 해주던데, 관행 이란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검찰이 먹은 뇌물을 떡값이라고 쓰는 관행을 이참에 좀 바꾸자. 관행이라 자꾸 써주니 죄인 줄 모르고 계속 저지르는 것이다.

 

스폰서, 후원자란 말 더 이상 오염시키지 말자. 얼마나 듣기 좋은 말인가. 검찰에 뇌물 준사람을 그렇게 계속 호명하면 검찰이 그러한 '호의'를 거절할 이유를 없게 만든다. '후원을 받았을 뿐이고. 우리들이 워낙 박봉에 개고생을 하니 그 정도 호의는 받아도 될거야.... '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떡값, 리베이트, 촌지를 '뇌물'로 통일한다 해도 당한 게 워낙 많아 성에 차지 않는다. 그동안 뇌물을 너무 순화, 미화 시켜 발음한 죄도 있고 하니 이참에 확실히 사람들 뇌리에 박히게 이렇게 부르면 어떨까.

 

즉, 뇌물이라 하지 말고 '똥물'이라고 말이다. 자연스레 동사도 바꾸어서 '받다'가 아닌 '뒤집어쓰다'라고 하면 어떨까. 하여, 신문 기사에 혹은 방송뉴스에서,

 

'아무개 시의 아무개 검사 아무개씨로부터 연 3~4 차례 정기적으로 매회 마다 300백 만 원 상당의 똥물을 뒤집어 쓴 것이 이번 특별 감찰반에 적발되어...'

 

라고 한다면 그 사건을 접하는 검찰은 물론 시민들도 그 검사가 '똥물만큼' 더러운 것을 먹었구나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알아차림과 동시에 행여 '나에게도 저런 똥물이 튈라' 조심하며 살 것이다.

 

하여간 단어 제대로 선택하여 이름 제대로 달아주자.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 검찰은 물론 우리사회를 정의사회로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가, 떡값이 아닌 '똥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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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0-05-14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뇌물이면 뇌물이지 직업에 따라서 기자나 교사가 받으면 촌지이고 의사가 받으면 리베이트고...일반 공무원이 받아야 뇌물인가 봅니다.뇌물받는 데에도 등급이 있는지...

폭설 2010-05-15 15:0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을진대 부패의 고리를 끊는일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끊을일은 없을것이니 확실한 경고와 징계와 철창과 압수가
필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