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이 너무 적어서 혹 신해철씨가 실망할수도 기분나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ㅎㅎ  그러나, 넘 기분나뻐하지 마시고 쓴약이라 생각하고 삼키는 것도 좋을터... 쓴약이 싫으면 그간의 사랑이 너무 지나쳐 그 반대급부를 돌려받는다 생각하던지.  

나또한 백토에서 신해철발언을 듣고 몇년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듯한 시원함을 맛본 사람으로서 그의 사교육 광고는 저으기 뜨악했다. 해서 그에게 뭔말을 하고 싶으나 문장이 안되고 논리도 안되었는데  이렇게 내 마음을 대신해 주는 글이 있었네.  

아래의 글은 신해철을 비난하기 위해 쓴 글은 아니라 생각한다. 집단지성의 토대가 얕은 우리사회의 수준을 한번 되새겨보자는 것이지...  계동이 행님도 한때는 월매나 멋진분이었냐말이다. 잘은 기억 안나는데 그는 말했었다.  

노태우 비자금이 얼마나 되냐하면 그것을 이땅에 쫙 뿌리면 대한민국 사람 만원짜리 하나씩 다 가질수 있는 그런 돈이라 했던가..그렇게 비장하던 그분이...요즘은 어떤가. 타산지석으로 신해철은 이번 사교육 광고를 액땜으로 더이상 나빠지지 않기를 빈다. 괜히 변명에 변명을 거듭하다 자기도 모르게 영 우스운 사람이 되버릴수도 있으니....

그럼 즐감하시길~~~~

  

신해철의 몸값은 10원이 적당할까?   -김동렬-

인간 신해철을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지난번 글에서도 말했지만… 자연인 신해철은 개인적으로 자기 소신을 말한 것이고… 액면으로 봐서 잘못한 것이 없다. 왜? 그는 범민주세력 공론시스템 안에서 이득 본 것이 없으니까.  


이득 본 것이 없는 사람에게 희생을 요구할 수는 없다. 내가 아는 한, 그는 시민단체의 감투를 꿰차지도 않았고, 강단에서 교수 노릇을 한 것도 아니고, 정당인도 아니다. 얻은 것이 없는 사람에게 책임지라고 말할 수는 없다.

TV토론에 나와서 인기와 신용을 얻었지 않느냐고? 에이! 그거야 연예인의 캐릭터고 상술이지. 소인배가 돈 벌자는데 무슨 짓을 못해. IQ 124의 머리 좋은 정준하는 바보형 이미지로 벌어먹고 신해철은 투사 이미지로 벌어먹고.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신해철 개인의 행동이 옳으냐 그르냐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지성의 부재’를 비판하려는 것이다. 그렇다. 문제는 우리 사회다. 반면선생 신해철을 교훈 삼아 비판되어야 할 것은 우리의 공동체다.

만약 우리 사회에 존경받는 스승이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응애에요. 나를 봐줘요! 저기요! 내 생각은요.’ 하는 유아적인 치졸함을 보이기 전에… 스승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를 먼저 의식했을 것이다.

진보는 집단지성이다. 개인플레이가 아니다. 독불장군은 안 된다. 신해철에게는 동지가 없었고, 동지의식이라곤 없었다. 애초에 동지의 존재를 의식할 필요조차가 없다. 주변에 조언해줄 좋은 친구도 없었다. 기본적으로 그런 기초적인 소양의 훈련이 안 되어 있는 사람이다. ‘지성의 범주’ 안에서는 상식적인 대화와 소통이 불가능한 사람이다.

문제는 그런 독불장군들이 이재오, 김문수, 오세훈, 전여옥, 박계동들이었고 결국 한나라당 가더라는 경험칙. 믿기지 않겠지만 전여옥도 한때는 진보에 페미니스트였다나. 하긴 이명박도 한때는 운동권이었다나.

네티즌들이 애꿎은 신해철에게 화를 내는 것도 당해본 경험 때문이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격으로…. 이재오, 김문수, 오세훈, 전여옥, 박계동들에게 당한 것을 만만한 신해철에게 화풀이하는 것이다.

진보는 시스템 안에 있다. 스승이 있고 공론이 있고 동지가 있다. 그 모든 것들이 모여서 집단지성의 큰 강을 이룬다. 그 강물의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이 굽이쳐 이루어놓은 역사가 있고, 그 역사의 맥박과 호흡이 시대정신을 열어젖히는 것이며 그 배후에 든든한 진리가 있고 신이 있어서 얼마든지 보증을 서준다.

그런데 왜 유아틱하게 ‘저기요! 나는요. 내 생각은 이렇걸랑요.’를 앞세우나. 변론하려면 신을 먼저 언급하고, 신의 진리를 언급하고, 선열들의 역사를 언급하고, 그 면면히 이어지는 도도한 흐름 안에서 자기 포지션을 말해야 할 것이다.

‘나는요, 사교육이 좋걸랑요.’ <- 이런 자는 반드시 한나라당 간다. 신해철이 저래놓고 설마 그러지는 않겠지만… 더 많은 작은 신해철들이 수년 후 한나라당사에서 전여옥 가방 메고 뒤쫓아 다니는 모습을 본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라는 거다. 우리가 어디 한 두 번 당했나?

신해철은 잊어버려도 좋다. 그러나 ‘지성의 시스템’을 놓쳐서는 안 된다. 진도 못 따라오는 떨거지들은 뭐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 두고, 말귀 알아듣는 우리끼리 진도 나가자는 거다. 왜? 우리에겐 이상주의가 있으니까.

신해철들에게는 없지만 내게는 있다. 스승이 있고 동지가 있고 함께 가꾸어가는 우리들의 꿈, 이상주의가 있다. 우리 편이 있다. 강단의 스승은 없지만, 조직된 동아리나 패거리는 없지만… 백범, 장준하, 김대중, 노무현. 전태일은 원래 나의 스승. 예수, 노자, 묵자, 공자, 석가는 나의 스승.

신이 나의 큰 스승이다. 나의 가장 가까운 동지다. 동지를 슬프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내 생각을 말하기에 앞서 먼저 신의 생각, 석가의 생각, 예수의 생각, 노자의 생각, 소로의 생각을 묻는다.

나는 말한다. 세속의 사제관계를 떠나, 조직된 정당이나 패거리나 조직체를 떠나… 대붕이 큰 날개를 펼치듯이… 대자연의 품 안에 무위자연으로 안겨 홀로 있어도 스승이 있고, 스승들이 이어온 역사가 있고… 그 역사의 호흡한 바 시대정신 안에서 동지가 있고 내 편이 있다고. 그래서 외롭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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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은 자기 몸값이 1조 원이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신해철의 생각을 바꾸려면 1조 원이 필요하다는 거다. 그러나 그건 그의 주관에 불과하고 객관적인 시장가격은 어떨까? 10원이 적당하다. 신해철을 위하여 1초 정도는 나도 시간을 낼 수 있고 나의 1초는 10원이니까.

가치는 동지가 결정하는 것. 동지가 없이 개인 생각을 들이대는 유아적 사고의 인간에게 몸값 따위가 있을 리 없다. 가치는 동지가 몰아주는 것이다. 무릇 힘이라는 것은 내 머리와 내 몸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우리 편들이 대표하여 나서는 이에게 몰아주는, 위임하는 것이다. 항상 그렇다.

결론적으로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이다. ‘지성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사실. 지성이 없는 자는 잠시 반짝할 뿐 결국 저런 식으로 자폭하고 만다는 사실.’ 동지가 있고 내 편이 있어야 한다. 신의 편, 역사의 편, 진리의 편, 문명의 편, 약자의 편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


※ 출처 - http://gujoron.com/xe/17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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