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이에게 어린이 책을 사주지 못하는 것은 어린이 책 가격이 너무 비싸서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대개 120~160페이지 정도인데(더 적을 수도 있고) 가격은 6500원이면 싼 것이고 7500원, 8800원, 부르는 게 값이다. 

전집으로 나온 것은 할인된 가격으로 사서 그런지 낱권 가격으로 따지면 3500원 어떤 것은 2500원도 하였기에 단행본 한권에 7500원 어쩌고 하면 너무 비싸게 느껴진다. 출판사는 어린이 책값을 왜 이리 비싸게 먹이는 것일까. 나만 비싸다고 생각하나?

우리네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한 투자에 대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심리를 혹 이용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게다가 요즘은 대입논술 때문에 초등생부터 논술 준비를 하고 난리인데 그 정서를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단행본 한권이 3500~4500한다면 솔직히 싸다고 생각한다. 그럼 얼마나 좋을까마는. 내 생각에는 5000원이나 5500원 아니면 좀 두꺼우면 6000원정도 했으면 좋겠다. 비싸면 사보지 말라고? 물론 사보는 대신 도서관을 이용해도 되겠지만 그래도 책은 사봐야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을 수 있고 또 책이 하나둘 모이면 행복해지고 책장사들도 유리하지 않은가 말이다.





최근에 맘먹고 사준 책의 가격을 보자면,

 

<엘리너 루스벨트>(아이세움)........ 159쪽 7500원

<나도 자존심이 있어>(주니어랜덤)........83쪽 8500원

<박 에스터>(파란자전거).........135쪽 6500원

<춘악이>(문학동네)...........141쪽 8800원

<태양을 삼킨 화가 반 고흐>(창비).............. 173쪽 11000원 이었다.

 
물론 위의 것들은 싼 편에 속한다. 지난주 한 신문에 소개된 책들을 보니 소개된 책이 얼마나 특별한지는 몰라도 초등저학년에게 권하는 책 두 권 모두 12000원이었다. <얘들아! 영화랑 친구하자>(보리별)와 <마르코 폴로의 모험>(두레아이들)이 그것이다. 

정말 비싸지 아니한가. 나만 비싸다 생각하는가. 

아무튼 어린이 단행본 책값을 보다가 문득 한홍구의 <대한민국사>1~4권까지를 펼쳐보니 2003~2006년에 걸쳐 출판되었음에도 모두 300쪽이 넘는 책들인데 가격은 11000원으로 똑같았다. 이 책에 들어있는 내용적 함의로 보자면 어린이 책과는 반대로 정말 너무 싸지 아니한가. 그러나 <대한민국사>의 가격은 적정하다고 본다. 

비교가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대한민국사>의 쪽수와 가격에 비하자면 어린이 책 단행본들은 분명 비싸다. 내가 어린이 책 출판사의 속사정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일까. 책을 사주기보다 가정방문 책 대여점에 의존하는 학부모들을 보자면 책값에 대한 체감온도가 낮음이 나만이 아님은 확실하다. 

출판사들의 속사정이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어린이 책 가격을 정할 때는 그것을 사 보아야 할 어린이들을 한번쯤 생각해 보고 책값을 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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