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학교에 오다
박경이 지음 / 우리교육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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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화가 학교에 왔다?

학생에 의해서라면 어림 반푼어치도 없겠지만, 수업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교사에 의해서라면 가능한 일이다. (텍스트의 범위가 '문자로 쓰여진 것'을 뛰어넘는, 모든 의미의 표현체로 받아들여지면서 논리적으로도 더이상 구애받을 일이 없어졌다. 게다가 멀티미디어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라는 교육공학의 입김이 쎈 이 마당이니........그야말로 금상첨화.....멍석 깔아놓고 놀아보기다^^)

그런데, 수업자료를 선택하려면......즉 효율적인 수업자료를 선택하고 구성하려면.무엇보다도 교육내용과 교육목표와의 관계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이게 매번 수업자료를 준비하는 교사로서 참으로 까다롭기 그지 없는 문제이며 동시에 성취감을 가늠하게 하는 척도가 된다.) 이 책의 저자는 국어과 교사인데, '만화감상문쓰기'나 '만화읽고 토론하기' 등의 수업방법을 통해 '만화'를 읽기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문학작품을 '글'이 아닌 '만화'로 감상하게 한 뒤 '독서시험수행평가'를 함으로써 '문학'에 좀 더 쉽게 접근하게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 속에서, 만화자료에 대한 국어과 교육내용으로서의 가치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령 원래 문학작품이 가지는 문학적 가치들(작품의 구성, 표현...)이 만화로 표현되었을 때 변형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만화만 읽고 그 작품을 충분히 감상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생긴다.  읽기 능력의 향상을 교육목표로 삼고 있다면, 읽기 자료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읽기 자료 자체가 가져야 할 조건(엄선된 어휘, 간결하고 명료한 문장, 참신한 표현들, 세련된 표현들, 효과적인 글의 구조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추천되고 있는 만화들이 저자의 총평 차원이 아닌, 국어과수업내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익히게 할 수 있는 건 지 좀 더 자세하게 분석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래서, 만화 동아리를 지도하기 위한 교사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사례집으로 보이지만, 국어과 수업자료로 만화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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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마을 - 외국인 노동자, 코시안, 원곡동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국경 없는' 이야기
박채란 글 사진, 한성원 그림 / 서해문집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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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갔다가, 신간도서목록에서 이 책을 찾아냈다. 제목을 보니 '인권'문제를 다룬 것 같았고, 표지를 들여다보니 누구나 읽기 쉽게 쓰여졌을 것 같았다.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분명하면서도 읽기 쉽고 가급적 소박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책들을 청소년들에게 권장하고픈 내 마음을 이 책은 잘도 헤아려준 것 같다.

차근차근 읽다보니, 내가 즐겨보는 TV프로그램 '인간극장'과 이 책의 구성은 닮아있었다. 각 인물들의 생활을 차근차근 간결하게 전달함으로써 그들의 고민과 꿈을 공감하게끔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꿈을 이루기 위해 치루어야 하는 고통을 외국인 노동자라고 더 많이 겪고 내국인 노동자라고 덜 겪겠는가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의 성질과 내국인 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의 성질은 분명 다르다. 노동자와 기업주가 겪는 고통의 성질이 다르고, 학생과 교사가 겪는 고통의 성질이 다르듯이.....그냥 그렇게 성질이 다른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성질의 고통들은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매우 다양하게 빚어내는 효모와도 같다. 그러니, 막연한 동정심이나 연민으로 다른이의 고통을 관망할 게 아니라 그 고통의 빛깔을 함께 느껴보는 계기로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볼 생각이다.

덧붙여, 일곱 명의 인터뷰내용 중 가장 마지막 등장인물인 '재키'의 사연은 가장 흐뭇했다.  '국경 없음'을 강변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느끼고 즐기고 있는 재키의 모습에서,  한 수 배워야 할 그 무언가를 뭉클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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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자연인으로 사는 법 - 체로키 인디언의 지혜 - Healing Heart
마이클 가레트 지음, 이순주 옮김 / 고려문화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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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로키 족의 잠언들은 우리에게 여러 형태로 전해진다. 류시화의 번역책속에서나...시튼의 책 속에서도..그리고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처럼 문학적으로 형상화되어서... 그런데, 이 책은 그 잠언들의 색다른 형태이다.  마치 문학에서 심리학으로 넘어오는 과정처럼... 그 잠언들은 차분하게 분석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런데, 체로키족의 잠언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니...기독교의 설교들보다 더 기독교적이다. 유교의 경전보다 더 유교적이다. 노장사상의 '무위'보다 더 '무위'적이다...  여전히 수많은 '상징'을 통해서만이 전해지는 이들의 잠언들은 읽을 것이 아니라 음미해야 할 깊은 향기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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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제임스 월러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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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필력이 참 좋았다. 단숨에 술술 읽어내려가기 쉽게 쉬운 구성과 재밌는 문체가 돋보였다.

그러나, 이 소설은 주제가 잘 드러나지 않고 소재를 나열하는 데에 머무르는 것 같다.  과연 둘의 사랑이 어떤 점에서 아름다운 것인가? 오래된 추억이 주는 아련함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소설'이니만큼 두 연인의 내면을 좀더 조명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주인공들의 성격이야 분명히 드러나지만서도 그것은 인물들이 가지는 경향,취향들 정도였다. 어떤 환경에서 자랐느냐, 어떤 걸 좋아하느냐, 어떻게 느끼느냐.. 등등... 그렇게 서로의 비슷한 점에 끌리는 것만으로 시작된 사랑일수록 뒤로 갈수록 허망해지는 법이다. 그래서, 이 둘의 오래된 추억들은 아련하기만 하지 그리 아름답게 느껴지질 않는다.

대중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소설이고 영화화까지 된 걸 보면,  대중이 안주하고 싶어하는 사랑의 모습을 알겠다. 그것은 '너랑나랑 너무 비슷해...그게 바로 사랑이야'라고 시작하고픈 십대의 사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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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육론
이대규 지음 / 교육과학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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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이 소중하고 소중한 '보물'에 대한 리뷰를 쓰게 되었다. 저자이신 이대규 교수님께는 민망스럽고 송구스럽기만 하다. 나는 이 책을 전공수업의 교재로 공부를 했고, 동시에 저자와의 대화를 나누기 위한 징검다리로 즐겨 읽기도 했고,  작년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신주단지 모시듯이 옆에 끼고 경전처럼 내 공부의 준거로 삼기도 했다.

내용에 대한 평이나 요약은, 서문에서 밝힌 저자의 간결한 소개에 못미칠 것 같다. 다만, 이 책을 단순한 국어교과의 교육론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이 책은 저자가 걸어온 우리나라 국어교육계의 역사적 발자취가 그대로 녹아있다. 새로운 학문적 경향을 유행따라 등에 업고 학문의 기초도 무시하고, 교육의 기본원리도 무시한 채 자행되는 수많은 국어교육전문가들의 오류에 대한 따끔한 지적들은 내게도 언제나 긴장감을 던져주는 메시지이다.  또, 아마 이 책을 제대로 음미하면서 읽으려면 국어학, 국문학 , 교육학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인문학의 소양과 문학독서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하므로, 현장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사람들은 늘 자신의 위치를 점검하기 위한 준거로 이 책을 삼아야 할 것이다.

나도 헐레벌떡 교단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 이제서야 리뷰를 올리게 된 것 같다. 올 겨울... 겨울잠대신 이 책을 읽고 또 읽으며 음미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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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5-12-06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이대규선생님에 대한 책은 이 말씀이 딱 정답인 것 같네요. "내용에 대한 평이나 요약은, 서문에서 밝힌 저자의 간결한 소개에 못미칠 것 같다." 대단하신 분, 그 분에게 배운 게 자랑스럽고 고맙고 그렇습니다.

글샘 2005-12-06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 겨울엔 이대규 선생님 책 한번 읽어 보아야겠군요.
제가 학교 다닐 땐, 저런 책조차 없었답니다.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