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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출근하고 난 후, 홀로 싱가폴 투어에 앞서 빵과 커피로 마음과 위장을 무장! 오늘의 목적지는 싱가폴 아트 뮤지엄. 호텔 프런트에서 아트 뮤지엄 위치를 물었는데 생각보다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었다. 택시로 5분, 도보로 10분. 당연히 도보로 가야지!

고딕 성당을 기점으로 싱가폴 아트 뮤지엄이 건너편에 있다는 설명을 듣고, Ok ! 그러나 고딕 성당을 지나고 turn right를 반복해도 아트뮤지엄은 보이지 않았다. 지도와 가이드 북을 들고 있으니 관광객 쳐다보듯 하는 시선이 괜히 껄끄러워 가방에 지도를 쑤셔넣고 아트 뮤지엄이 있는 Victoria Street 를 찾아나섰다. 헤매던 Hill Street에서 발견한 Philatelic museum 이다.

Philatic museum 위에 있는 National Archives. 길을 잘못 들었지만 당황할 필요는 없다.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이 저 멀리 보일 뿐더러 길을 헤매는게 오히려 더 즐거운 이상한 관광객이니까.
하는 수 없이 누군가에게 물어보는 게 빠를 것 같아 들어간 곳이, central fire station -_-;; 친절한 말레이 계통의 남성들이 관람하러 온 줄 알고 방명록부터 내밀었으나 정중히 사양하고 여차저차 길을 물었다.
그제야 알았다. 프런트에서 가르쳐 준 고딕 성당과 내가 알고 있다고 착각한 고딕 성당이 다르다는 것을. 낯선 곳에서 하나의 표상만 알고 있다는 건 좋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다. 지명을 따라가면 되는 건데 하나 알고 있는 고딕 성당을 프런트에서 설명해준 그것이라고 믿고 있었던거다.
어쨌든 Let's go!

Victoria street 로 가는 길.

무단횡단을 하면 안되지만, 내국인들이 대거 무단횡단을 하기에 괜히 따라서 건너봤다. 여기도 아트 뮤지엄은 아니다.

드디어 찾았다! 알고보니 호텔과 너무나 가까운 곳에 인접해있었다. 사진 촬영은 할 수 없으니 감상한 미술 작품들은 내 마음속에 들어있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진 뮤지엄안에는 각기 다른 주제들로 싱가폴, 말레이지아, 인도, 중국 등 다민족이 사는 국가 답게 다양한 나라의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주제는 '소외된 사람들' 이었다.
2층은 타원형의 복도를 따라가면 대 여섯개의 전시실로 들어갈 수 있다. 전쟁과 민중, 싱가폴의 과거와 현재를 테마로 한 작품들이 전시중이다.
1층에는 싱가폴을 대표하는 화가의 방과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Eugene Chen 이란 화가의 방에는 자화상과 초상화가 많이 걸려 있었는데 화가에 대한 설명 중 인상적이었던 구절을 메모하고 그 방에 앉아 한참을 앉아 있었다.
독방에 그림과 수감된 것처럼 나를 스스로 가두고 낯선 화가의 초상화를 보고 또 보았다.

1층 전시실 밖이다. 여기는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다.

나는 그녀였다, 가 아니라 her에 e를 미처 못 찍었다. -_- I was Here !
같은 행보로 관람하던 일본인 커플은 저 곳에서 여러 컷의 사진을 찍고 사라졌다. 사진 좀 찍어달라고 할 참이었는데, 홀로 셀카질에 몰두하던 중 커플이 사라졌다....흑.

어딜가나 일본인이냐는 말을 들었다. -_- 하다못해 유치원 꼬마들이 내 곁을 지나며 오하이오~ 라고 하더라~
완벽한 지도가 있어야 떠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책 제목이 있었던가? 자꾸 그 말이 떠올랐다. 한 번 헤매고 난 후, 길을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원래 방향치다. 이 정도면 정말 양호한거다. 고럼!

버스 정류장.

Library만 보면 무조건 사진촬영. 판다님도 덤으로 나왔다~ ^^

돌아오는 길은 너무나 쉬웠다. 숙소 건너편 라플 호텔. 영국식 건물이 많은 싱가폴, 싱가폴 사람들은 내게 일본인이냐고 묻고 서양인들은 내가 싱가폴 국민인 줄 알고 길을 물었다. 누가 뭐래도 나는 대한민국인!

싱가폴엔 또 비가 내렸다. 천둥 번개가 몰아쳐서 번개 사진 찍으려고 20분간 발코니에서 서성였다. 번개가 번개처럼 빨라서 사진은 못 건졌다.

생일날 한식을 먹은 건 몇 번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정말 한식을 먹어야 했다. 먹고 싶었다! 이보다 더한 생일 식사가 어디 있으랴! Orchard Road, Takeshimaya 백화점 (주로 명품만 취급하는... 그러나 밥 값은 안비싸다.) 4층 crystal jade 한국식당에서 30분 기다려 김치찌개와 돌솥비빔밥을 먹었다. 김치찌개에 밥 말아 다 먹어치웠다.

타케시마야 백화점 앞, 루이뷔똥 디스플레이 앞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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