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기분이 울적할 때는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읽는다.
그중에서도 나는 이런 시를 좋아한다.


결혼을 하지 말거나
아이를 덜 낳을 것을.

내가 좋아하는 일에 광적으로 열중하고
다른 일에는 덜 신경 쓸 것을.

고기를 덜 먹고
산책을 많이 할 것을.

떠드는 시간을 줄이고
화장품에 덜 투자하고
그 대신 자선냄비에 더 많이 넣을 것을.

다리와 겨드랑이 털을 면도하는 데 시간을 덜 쏟고
천문대를 더 자주 찾아가 밤하늘을 구경할 것을.
그리고 동네 건달들이 더 자주 전화하게 할 것을.

詩 조안 셀쩌의 <당신이 살지 않은 삶>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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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리 에세이 "날씨가 너무 좋아요" 157쪽-


 


삶은 어딘가 다른 곳에 2000년作
2000 / 91×117 / Acrylic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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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3-23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군요. 난 뭐하며 사는건지 원...

비로그인 2006-03-23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죠.
가끔 꺼내 읽으면서 자신을 돌이켜 반성하게 만들죠.

Laika 2006-03-23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치즈를 너무 많이 먹었는데.... 덜 먹을껄.....
시도, 그림도 한참 들여다 보게 만드네요...^^

2006-03-23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6-03-23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군요...^^

플레져 2006-03-23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지금 열심히 살고 있잖아요. 제가 다 보고 있습니다 ^^
따개비님, 황주리님 덕에 가끔 꺼내보게 될 것 같아요.
라이카님, 그 맛난 치즈를 드셨으니 맛난 하루 보내셨겠어요 ^^
비연님, 좋지요...^^

히피드림~ 2006-03-23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이 압권이군여....ㅋㅋ

플레져 2006-03-23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펑크님, 이미지 바뀌었네요? 와~ 미녀 발견! ^^
우리 동네엔 건달들이 없어서 불가능했던 대목이어요 ㅎㅎ

히피드림~ 2006-03-24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사진도 올려주셔여. 너무나도 궁금궁금...^^*
혼자 쑥스러운 펑크가,,,,ㅎㅎ
아참, 이거 퍼갈게요.^^

icaru 2006-03-24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살지 않은 삶....을 생각해 보니,,,
조안 아줌마하고 찌찌뽕인 거 저도 두 개씩이나~

플레져 2006-03-24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펑크님, 제 사진을 못보셨던가요? ㅎㅎ
쑥쓰러워 마세요. 넘 이쁘십니다 ^^

이카루님, 겨우 두 개? 난...서너개는 되나? ㅠㅜ

로드무비 2006-03-25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네 건달들하고 연애하는 게 아무하고도 안하는 것보다 낫다는 게
저의 소신입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