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붉은색, 항암 효과에 탁월하다 ‘진실한 색채는 세 가지다. 빨간색과 흰색, 그리고 검은색.’ 힌두교의 우파니샤드 경전에 쓰여 있는 말에서 고대인들이 붉은색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잘 알 수 있다. 붉은색을 띤 음식 중 가장 대중적인 것이 토마토가 아닐까 싶다. 토마토의 대표 성분은 리코펜. 리코펜을 이야기하려면 우선 카로티노이드를 설명해야 한다. 카로티노이드는 토마토·당근·호박 등의 적색이나 주황색, 그리고 오렌지 등에 들어 있는 색소이다. 붉은 피망이나 수박의 붉은 속살에도 담겨 있다. 이 카로티노이드가 베타카로틴, 리코펜, 그리고 캅산틴 등으로 나뉘어진다. 예를 들면 당근은 베타카로틴으로, 토마토는 리코펜으로, 고추는 캅산틴 등으로 말이다. 이 카로티노이드 부류가 암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토마토가 정말 신기한 것은 이를 날로 먹지 않고 조리를 했을 때 오히려 리코펜의 함량이 많아지면서 그 기능도 강화된다는 사실. 사과에는 사실 비타민 C가 100g당 6mg에 불과하다. 딸기에 100g당 80mg, 고추에 84mg이 함유되어 있는 것에 비하면 사과의 비타민 C는 ‘새 발의 피’인 셈이다. 사과를 건강의 제왕으로 만든 것은 바로 식물성 섬유인 펙틴이다. 우리의 ‘장 청소기’인 식물성 섬유는 인체에 영양을 주지도 않고, 인체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도 않지만, 사람의 몸속을 빠져나갈 때 그냥 나가지 않고 주변의 잡다한 쓰레기들을 같이 흡착해서 대변과 함께 배출시킨다. 콜레스테롤, 중성 지방, 당, 농약, 다이옥신 등 유해 물질이 이때 함께 빠져나가는 것. 이처럼 장을 깨끗하게 유지해주니 대장암 발생의 걱정이 줄어든다. 그런데 그 펙틴은 하얀 속살보다 빨간 껍질에 더 많이 들어 있다. 되도록이면 껍질째 먹어라. 농약투성이인데 어떻게 먹냐고? 그래도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농약이 조금 있더라도 그냥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고추의 매운맛 성분 캅산틴은 항암 전선 최고의 무기다. 형형색색의 파프리카는 비타민 C의 보고다. 빨간색 파프리카는 베타카로틴, 초록색 파프리카는 칼슘과 철분의 왕이다. 파프리카와 피망은 비타민 C를 엄청나게 많이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C의 여왕인 딸기가 100g당 80mg인데, 파프리카는 150mg이니 딸기를 두 배가량 앞지르는 수치. 파프리카는 우리가 먹고 있는 채소 중에서 비타민 C를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볶거나 튀기는 등 조리를 해도 영양소가 거의 파괴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떤 채소보다 영양이 풍부하지만 가격이 좀 비싼 게 흠.
2 주황색, 혈액 순환을 도와준다 당근은 강력한 베타카로틴이 항산화 작용을 도와 노화를 억제해준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변한다. 비타민 A가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건 보편적 상식. 하루 200g짜리 당근 한 개면 하루에 필요한 베타카로틴(15mg)을 섭취할 수 있다. 당근은 생으로 먹는 게 좋은데, 사과처럼 매일 한 알씩 씹어 먹는 게 부담스럽다면 주스로 마실 것을 권한다. 특히 사과와 당근의 조화는 환상이다. 주변에 신경질적이고 흥분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주스를 권해보도록. 베타카로틴은 당근 외에도 고구마와 호박에도 많이 들어 있다. 셰익스피어 시절, 가장 인기 있는 정력제였다는 고구마. 특히 고구마에 든 퀘르세틴은 나쁜 콜레스테롤의 활동을 막아 심장병과 폐암의 기세를 눌러준다. 호박에는 철, 마그네슘, 아연, 망간, 인 같은 미네랄과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악성 빈혈, 콜레스테롤의 저하에 좋다. 채식주의자들의 경우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 B12를 보충해줘 빈혈을 방지한다. 오렌지에는 비타민 C가 많으며, 오렌지 껍질 속의 리모노이드는 유방암 억제에 아주 효과적이다. 오렌지와 귤의 껍질까지 통째로 갈아 마시면 좋다. 농약 걱정 없이 안심하고 껍질까지 먹기 위해서는 빨리 유기농업이 정착되어야 하는데…. 짜게 먹는 한국인에게 감 속의 칼륨은 든든한 백그라운드다. 곶감의 타닌 성분은 노인들의 뇌졸중 예방에, 곶감에 묻은 흰 가루는 남성들의 정액 증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3 노란색, 콜레스테롤을 없애준다 우리 몸속에서는 적어도 60조 개나 되는 세포들이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한다. 이런 상황을 교통정리하는 것이 바로 칼륨이다. 노란 바나나에는 칼륨이 풍부하다. 칼륨은 암이나 성인병의 발생을 그 시초부터 억누르는 고마운 미네랄이다. 이것은 기특하게도 이뇨 작용을 촉진시켜 수분과 염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동맥에 엉켜 붙어 있는 불순물을 제거함으로써 혈압을 정상적인 상태로 유지시킨다. 칼륨은 바나나 외에도 오렌지와 브로콜리에도 많다. 하지만 브로콜리는 좀 비싼 게 흠이고 바나나와 오렌지는 수입품이란 사실이 좀 걸린다. 그래도 바나나가 함유한 영양소는 주머니 사정이나 조리 걱정 없이 손쉽게 취할 수 있단 점에서 매력적인 과일이다. 콩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콩은 두부, 두유, 콩나물, 콩기름, 된장, 고추장 등의 형태로 늘 식탁에 올라온다. 콩에 함유되어 있는 이소플라본이나 제니스테인 같은 식물성 화합물, 즉 피토케미컬은 유방암과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빨리 노화가 시작되는 곳이다. 뇌에 있는 1백50억 개의 세포가 싱싱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레시틴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콩에는 이 성분도 많다. 비지와 숫물에 든 사포닌은 강력한 항암 작용까지 한다. 버릴 것 하나 없는 건강 식품이다. 여름철의 대표 영양 간식인 옥수수는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섬유질이 풍부한 것은 기본이며, 신경 시스템의 파수꾼인 티아민이 정서를 안정시킨다. 노란 옥수수 낱알에 든 루테인과 제악신틴은 눈의 건강을 챙겨준다. 건피 과일 중에서 비타민 C가 가장 많이 들어 있는 것은 밤이다. 밤에는 쌀의 네 배나 되는 비타민 B1도 들어 있다.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은 작업 수행 능력과 기억력을 호전시켜주는, B1 성분이 많은 밤을 즐겨 드시도록.
 4 초록색, 폐와 간의 건강을 책임진다 미국의 심령술사 에드가 케이시는 초록색을 치료의 색이라고 말했다. 초록의 대표적 나무인 소나무. 우리는 콩나라 사람이고, 또한 소나무 나라 민족이라고 한다. 소나무의 솔잎은 테르펜을 함유했는데 이는 불포화 지방산을 많이 품고 있으므로 콜레스테롤을 제거해서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체내 조직에 젊음을 선사한다. 솔잎을 큰 단지의 소금물 속에 담가두었다가 필요한 만큼 비닐에 싸서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꺼내어 씹어보라. 좀 더 복잡한 과정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면 이런 방법도 있다. 솔잎과 검은콩(또는 검은깨), 그리고 흑설탕을 주전자에 넣고 걸쭉한 즙처럼 될 때까지 끓여서 그 물을 취침 전에 한 잔씩 복용하면 좋다. 초록색의 시금치에도 암을 억제하는 베타카로틴이 가득하다. 눈 질환을 예방하는 루테인도 풍부하다. 빈혈에 좋은 엽산이 가득한 키위와 산후 비만을 억제하는 요오드가 풍부한 브로콜리는 임산부를 위한 명약이다. 우유의 비린 맛이 싫어 칼슘 섭취가 부족한 사람들에겐 고춧잎과 깻잎나물을 권한다. 단순히 100g당 함유량만 비교한다면 고칼슘 우유(118mg)보다 고춧잎(233mg)과 깻잎나물(325mg)이 더 많은 칼슘을 품고 있다. 부추에는 비타민 C, 칼륨, 비타민 K, 판토텐산이 훌륭할 만큼 들어 있으며, 거기에 암 발생을 억제하는 베타카로틴도 풍부하다. 현대인에게 하루 녹차 한 잔은 필수다. 녹차의 카테킨은 나쁜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낮추고 대변으로의 배출을 돕는다. 동맥경화와 혈압 상승의 억제에도 도움이 된다.
5 흰색, 면역력을 높여준다 흰색 채소에는 마늘, 생강, 무, 감자, 양파, 도라지, 인삼 등등이 있는데, 모두 땅속에 숨은 뿌리가 열매처럼 커진 것들이다. 마늘은 피로 회복, 스태미나 증강, 식욕 증진뿐 아니라 항암 효과가 탁월하기로 유명하다. 미국국립암연구소는 마늘을 가장 효과적인 항암 식품 중 하나로 꼽고 있으며,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은 마늘을 많이 먹는 나라의 사람들(이탈리아·중국·한국 등)의 위암과 결장암 발병률이 각각 50퍼센트, 30퍼센트 낮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양파 또한 항암 물질로 각광받는 셀레늄이 많이 들어 있는 채소다. 감자는 위점막을 튼튼하게 하고 위장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판토텐산이 가득하다. 비타민 C는 물론 칼륨의 수치도 남부럽지 않다. 감자, 찌고 삶고 으깨서 부지런히 먹자. 무는 비타민 C, 포도당, 과당, 광물질, 칼슘 등 각종 약용 성분이 함유되어 매일 생무를 100g 정도씩 씹어 먹으면 좋다. 무에 있는 활성 물질은 세포를 자극하면서 인터페론을 만들어내고, 이는 식도암, 위암, 자궁경부암 등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인삼 속 사포닌은 항암 작용에, 비타민 B12는 혈액 순환에 좋다.
6 검은색, 젊음을 되찾는다 우리의 몸은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게 좋다.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양지’가 아니라 ‘음지’에서 자라는 식물을 먹어야 한다고. 여기서 ‘음지’란 땅속이다. 생강이나 연근, 토란, 우엉 같은 채소가 좋다는 이야기다. 생강을 제외한 연근, 토란, 우엉은 모두 뿌리 열매이면서 또한 검은색 계열에 속한다. 우엉은 식물성 섬유의 왕자다. 여성들의 최대 고민인 변비 해소에 그만이다. 메밀은 껍질을 안 깐 거뭇한 그대로를 먹어라. 그 안에는 단백질 흡수를 돕는 나이신, 혈액 순환을 돕는 루틴이 가득하다. 연근에는 항산화제 비타민 C, 위를 강화하는 판토텐산이 듬뿍 들어 있다. 검은콩, 검은쌀, 검은깨는 물론이고 짙은 보랏빛의 포도 종류 등 검푸른 색소의 주인공은 바로 안토시아닌. 이것은 눈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질병과 노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활성 산소를 효과적으로 중화시킨다. 이런 점들이 최근의 블랙 푸드 열풍을 불러온 것. 요즘 온통 ‘웰빙, 웰빙’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는데, ‘웰빙’이란 간판을 단 비싼 것들에 휩쓸리는 것은 어리석다. 무농약으로 재배한 유기농 제품들이 비싼 것은 그동안 우리가 무분별하게 오염시켜온 자연에 대해 치르는 대가이므로 비싸도 군말 없이 받아들여야 할 현실. 그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의 전통 식단이다. 우리 땅에서 형성되고 자란 야채와 과일들이 자연으로 형성된 색깔을 마음껏 뽐내는 우리의 먹을거리들. 그것들을 자연 그대로 어떻게 살려 먹을 것인가에 주목한다면, 건강을 지키는 열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