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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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대표작 키친.

부엌을 영어로 해석하면 키친.우리말 어감은 정감이가고 영어는 귀엽다.

책 디자인도 귀여운 제목만큼이나 아담하고 깜찍하다....

그렇다면 내용도 정감이 가면서 귀여운 내용으로 그냥 단순히 그저그런 책이라 여겼다.

나는 키친이 주제가 무엇인지 모르고 첫장을 열었다. 그리고 마지막장을 덮었다.

테마는 죽음이다. 나의 죽음이 아닌 내 곁에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이다.

갑자기 다가온 나만큼 아니 나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 죽었다면 어떠한 마음일까?

사람은 아무 감정이 없지 않다.

타인, 소중한 이들의 죽음은 혼자 남겨졌다는 외로움..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가만히 절망만 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행복을 찾아야 한다. 행복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그 답은 이 책안에 고스란히 담아져 있다.

담담하게 그리고 알차지만 단순하게 세상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극복이 절대 혼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의 행복을 이끌어주는 누군가는 다시 새롭게 등장하기 마련이다.

혼자가 되지만 결국은 혼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가만히 책 표지를 바라보았다.

커버는 하얀 바탕에 검은 튤립. 그리고 커버를 벗겨 보았다. 그 안은 커버와는 또 반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검정색은 죽음.외로움.공포등 어두운 부분을 상징할 수 있고

하얀색은 희망.행복.기쁨등 밝은 미래를 상징 한다...

검정과 하얀색의 조화로움.....세상엔 어두운 절망도 존재하지만 희망도 존재한다는 것.

세상은 공평하다는 것이다. 절망이 있으면 그 뒤에 우리가 모르는 희망도 있다는 것.

세상은 둥글다는 것.

내 앞 사람이 어둠속으로 사라져도 내 뒤에는 밝게 비추며 누군가 나를 찾아 온다는 것.

인생사 돌고 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생각을 내게 안겨준 고마운 책 키친.

바나나의 처녀작..나 또한 바나나의 많은 작품들 중 처음 읽은 작품.

내가 지금 느낀 이 감정이 다른 바나나 작품에서도 또 느낄 수 있었으면 하지만 ..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난 처음만큼 더 좋은 것을 찾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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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5-03-24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키친]만큼 가슴에 와닿는 요시모토 바나나 작품 아직 없어요. 언젠부턴가 기다리는 걸 포기하고, 요시모토 바나나 신작 나와도 안보게 되었지요.

놀자 2005-05-24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저와 같은 생각이군요>.<
다른 작품을 보더라도 아주 나중에 봐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