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사건부
정지원 지음 / 가하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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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굉장히 좋아하는 나. 소설 읽을 때면 거의 대부분 추리소설이다. 가끔씩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찾곤 하지만, 로맨스 소설을 고르는 기준은 무척이나 까다롭다. 흔해빠진 신파극은 사절. 잔인한 추리소설 좋아하는 나라도 로맨스소설 만큼은 밝고 경쾌하고 달달한게 좋다. 대체적으로 짜임새 있고 신선한 소재의 유쾌한 로맨스가 젤 좋다.

 

경성사건부는 장르는 로맨스소설이더라. 하지만 실상 추리물이다. 작가님이 후기로 로맨스 요소는 요즘 감자칩 봉투에서 감자칩의 양보다 적을지도 모르겠다고. 작가님말 공감. 로맨스 요소가 살짝 첨가된 추리소설이 더 가깝달까. 달달하고 끈적한 로맨스를 생각하고 이 책을 읽어내려간다면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추리소설 광빠. 추리소설이면 뭐든 가리지 않는다. 신선한 로맨스소설 찾다가 알게된 경성사건부. 추리소설에서 볼법한 제목이라서 이끌림에 읽게 되버렸다. 읽으면서 이건 추리소설이다. 너무 좋았다.

 

 

경성의 봄은 처녀의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그리고 돌아보지 않고 꽃처럼 떠나버린다.

 

 

경성 사건부 첫 시작은 경성의 봄날 동영포목 부잡짓 딸 소화가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정혼자 준현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시작부터 이들은 사랑하는 사이다. 밝고 당찬 소화는 정혼자 준현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표현하고 정혼자 준현은 말 없이 그 사랑을 미소로 답한다.

 

그리고 다음날 경성에서는 소화의 급우인 한 소녀가 잔인하게 살해된다. 목이 잘리고 눈꺼풀이 잘리고 몸은 폭탄으로 산산조각이 나 버린다. 이 사건을 조각난 처녀사건으로 불리우며 경성의 봄은 무척이나 술렁인다. 총독부는 사건을 해결하기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다. 우왕좌왕 사건을 제대로 해결 하지 못하는 총독부. 또 다시 경성에서 똑같은 사건이 발생한다. 이번엔 동영포목 종업원 소녀가 동영포목점에서 똑같이 살해된다.

 

황당하게 폭탄을 쓸 줄 아는 동생을 둔 덕으로 정혼자 준현은 용의자로 몰리는 상황도 발생하기도 하지만 준현의 의학부 동기인 승후가 총독부에서 가장 가까운 용의자로 지목되어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서 폭력과 협박을 하며 총독부는 이 사건을 해결해 보려하지만.....

 

엉겹결에 소화와 정혼자 준현은 이 사건을 뛰어들게 된다. 하지만 실상 소화보다는 냉철한 준현이 이 사건을 해결해 나선다. 처음부터 준현이 의심스러워 했던 다나카 형사와 함께 이 사건을 추적한다. 둘의 콤비도 볼만한. 결과적으로 냉철한 준현이 범인을 밝혀내게 되는데........

 

범인의 잔인한 살인 동기. 운명의 장난이랄까, 시대의 비극이랄까. 가슴이 아프면서도 씁쓸해진다.

 

 

마지막 끝 문장에서 경성의 봄은 처녀의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그리고 돌아보지 않고 꽃처럼 떠나버린다. 읽고 덥고 나면 살짝 먹먹해지는 기분. 그래도 로맨스 소설답게 마무리. 두 주인공의 해피하다면 해피한 결말로 마무리.

이 작가 경성 사건부로 처음 접한다. 경성 사건부가 가장 최근 출간작. 역으로 이 작가의 작품을 만나보고 싶다. 로맨스 소설 작가라고 하기엔 추리 짜임새가 나쁘지 않다. 읽는 내내 범인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범인이 누굴까? 왜 죽였을까? 궁금증으로 책을 놓을 수 없는 마력이 있다. 그리고 대사의 깊이에 빠졌다. 인상 깊었던 대사도 많았고 공감이 가던 대사도 많았고, 웃겼던 대사도 많았다. 괜찮은 작가님 발견은 역시나 즐겁게 책을 읽는 독자로서 매우 기쁜일이 아닐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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