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아주 작은 틈새라도 발견하면 그곳으로 파고들어 터전을 만들어야만 생존이 보장되었다. 수천 년간 떠돌던 그들에게 그와 같은 생존의 방식은 체계적으로 정리되었으며, 그들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율법처럼 몇 천년을 전해져 내려왔다.

율법이라는 것은 인간의 개인적인 여건이나 상황에 앞서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 동양에서는 유교적 사상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데, 이것은 개인적인 여건이나 상황에 앞서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어떤 이유에서든지 그 부모에게 대들고 행패를 부리면 ‘짐승 같은 놈’ 취급을 받는다. 유태인들에 있어서는 돈과 비즈니스에 있어서 마땅히 지켜야 할 원칙을 저버리면 그와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이다.

이처럼 강력한 원칙으로 이루어진 돈과 비즈니스에 대한 지혜로 인해 오늘날 유태인들은 전 세계의 금융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유태 비즈니스의 모태가 되었을 법한 유태인들의 돈과 비즈니스에 대한 근본 생각을 짚어본다.

첫째, 가치관의 기준은 '돈'

유태인의 가치관의 기준은 돈이다. 유태인이 말하는 ‘훌륭한 사람’은 호화스런 만찬을 매일 밤 즐기는 사람이다. 그만큼 돈에 대해서 여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존경을 받는다는 것이다.

유태인에게 있어서 청빈에 만족하는 학자는 훌륭한 사람도 아니거니와 존경받을 만한 사람도 아니다. 유태인들 사이에 이런 말이 있다. ‘가난은 시 속에서는 아름답지만 집 속에서는 미움이다. 설교에서는 깨끗한 것으로 울리지만 실생활에서는 가엾은 것이다.’

유태인들은, 돈은 찬양해서도 안 되지만 멸시해서도 안 된다고 여긴다. 그들에 있어서 돈이란 유용한 도구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돈을 많이 갖고 그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을 지혜로운 사람으로 여긴다.

둘째, 계약은 신과의 약속

흔히 유태인들을 ‘계약의 민족’이라고 한다. 유태인들의 신앙의 원천인 구약성서는 어떻게 보면 신과 유태인과의 계약서이다.

성서의 무대가 되는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유역의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는 5000년 전부터 수학·의학·철학 등이 발달했으며, 상업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점토판에 새겨진 세계 최초의 상거래 계약서도 이 지방에서 발견되었다.

유목생활을 했던 유태 민족으로서는 토착민과 정확한 계약을 맺지 않으면 안정권을 찾을 수가 없었다. 매번 이동할 때마다 주거지역, 우물 사용, 부족간의 다툼 처리 등에 관하여 상세한 계약이 이루어진 것이다.

유태인이 계약한 최초의 대상은 신이었다. 40일의 홍수가 끝난 뒤 방주 속에서 나온 노아는 제단을 쌓고 공물을 바쳐 신에게 감사를 드렸다. 그때 신은 이것을 받아들여, 이후 다시는 생물을 멸종시키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 계약의 표시로 신은 하늘과 땅 사이에 무지개를 걸었다.

그런 만큼 유태인에게 있어서 계약의 세계는 의리나 인정의 세계와는 다르다. 그것은 절대 율법의 세계인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유태인이 유태인밖에 신용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태인은 계약서가 있든 없든 일단 입으로 한 말은 지키기 때문에 신용할 수 있지만, 이방인은 계약마저 엉성해서 믿을 수가 없다.’라는 것이 유태인 사업가의 기본적인 마인드다.

만약 계약을 지키지 않은 유태인이 있다면, 그는 유태 사회로부터 매장당하고 만다. 그에게는 비즈니스맨으로 재기하는 것이 두 번 다시 허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규칙이 있기 때문에 유태인은 약속을 엄격히 지킨다. 유태인이 유태인 이외의 이방인과 거래할 때 지극히 엄격한 조건을 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유태인끼리도 금전 문제에 있어서는 아주 엄격하다. 같은 유태인뿐만 아니라 아내까지도 믿지 않는다.

셋째, 상대를 믿지 않는다

유태인의 정신에는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라는 게 철저하게 심어져 있다. 긴자의 유태인으로 불리는 일본 맥도날드 체인의 후지다 덴 회장은 다음과 같은 일을 경험하고는 유태인에게 다시 한 번 혀를 내둘렀다.

한번은 유태인 화가가 후지다 덴을 찾아왔다. 후지다의 유태인 친구의 소개로 후지다를 찾아온 것이다. 후지다는 그 화가를 데리고 긴자에 있는 한 카바레로 데리고 갔다. 그 유태인 화가는 도화지를 꺼내, 시끄럽게 떠드는 호스테스 한 명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가 완성된 그림을 보여주었는데, 아주 잘 그렸다.

“아주 잘 그렸군요.” 후지다 덴은 박수를 치면서 칭찬했다. 그러자 그 화가는 후지다 덴 쪽을 향해 자세를 고쳐 앉더니 다시 도화지에 붓을 놀리기 시작했다. 가끔 후지다 덴 쪽으로 왼손을 내밀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고는 다시 도화지를 향했다.

후지다 덴은 내심 자신을 그리나보다 싶어서 옆 모습을 약간 드러낸 포즈를 취하면서 약 10분간을 그대로 있었다.

“자, 다 됐소.”라고 그 화가가 이야기했고, 후지다 덴은 긴장을 풀면서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가 보여준 그림을 보고 후지다 덴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도화지에는 그 자신의 왼손 엄지손가락이 스케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일부러 포즈를 취해 주었는데, 너무 심하군요.” 후지다 덴이 불평하자, 그 유태인 화가는 유쾌하게 웃더니 이내 침착한 표정을 찾고는 후지다 덴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후지다 씨, 당신은 시카고에서도 유명한 ‘긴자의 유태인’이오. 그래서 잠깐 시험해 본 것이오. 그러나 당신은 내가 무얼 그리고 있는지 확인도 않고, 자기를 그리는 것이라 혼자 속단해서 기분 좋게 포즈를 취했소. 그래 가지곤 도저히 긴자의 유태인이라고 할 수 없군요.”

후지다 덴은 그가 호스테스를 그렸기 때문에 다음 번에는 자신일 것이라 생각했다가 보기 좋게 당한 것이다. 이처럼 유태인은 한 번 거래를 튼 상대에 대해서도, 다음 번 거래시엔 새로 시작하는 상대인 것처럼, 결코 신용하지 않는다. 거래 상대에 대해서는 한 번, 한 번이 모두 처음 거래인 것처럼 철두철미하게 하는 것이다. 때문에 두 번째 거래니까 전번처럼 일이 잘 풀릴 거라고 혼자 속단해서 상대를 믿는 식의 행동은 유태 비즈니스에는 없는 것이다.

넷째, 사소한 약속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유태인에게 있어서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은, 사소한 약속을 잘 지키느냐 하는 것이다. 작은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은 큰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작은 약속의 예를 들자면, 아이와 공원에 가기로 한 약속, 친구와 술을 마시기로 한 약속 등등이 있을 것이다.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약속이라도, 지키지 않으면 큰 빚이 되어 돌아온다.

일단 하기로 해놓고 나중에 취소하게 되면 그 뒤에는 반드시 고생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약속한 상대방은 배반당했다는 감정을 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작은 약속이라도 그것을 어기게 되면 신뢰를 잃게 된다. 그것이 비록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것이라 해도 반드시 자신에게 되돌아온다고 여긴다.

박해를 참고 견디어 이겨낸 유태인은 이 이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아무리 사소한 약속도 소중하게 여겼다. 유태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 ‘평판은 최선의 소개장이다.’

다섯째, 남에게 진 빚은 종기와 같다

유태인은 빚을 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일단 빚을 졌다면, 마치 피부병이나 종기가 생긴 것처럼 여긴다. 피부병에 걸리거나 종기가 생기면 가렵다. 그리고 가렵다고 해서 긁으면, 일시적으로 가려움증은 면할지 모르지만 도리어 질병은 악화된다.

유태인은 빚을 지는 것을 마치 가려움증이나 종기가 생긴 것처럼 못 견뎌 한다.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빚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빚은 지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여기며, 어쩔 수 없이 빚을 졌다면 빨리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섯째, 가격을 깎아 주지 않는다

유태 비즈니스맨은 물건을 비싸게 판다. 그들은 온갖 자료를 이용해, 비싼 가격이 정당하다는 걸 설명하려 한다. 통계자료나 팜플렛 등 온갖 자료를, 비싸게 파는 데 활용한다. 유태인은 거래처 사람에게 산더미 같은 자료를 보내주고는, 이렇게 말한다. “이 자료로 소비자를 설득하시오.”

어떠한 경우에도 가격을 깎아주라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그들은 상품에 자신이 있으니까 깍아줄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깎아줄 바에는 팔지 않겠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이런 식의 영업 덕택에 이익이 크다. 이렇게 이익을 많이 남기는 것이 유태 비즈니스의 비결이다.

유태인들은 가격경쟁을 통한 제 살 깎아먹기 식의 비즈니스라면 아예 손을 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유태인들의 고객 타깃은 부유층에 있다.

유행에는 부유층 사이에 일어나는 유행과 대중들로부터 시작되는 유행, 두 가지가 있다. 이 두 유형을 관찰해 보면, 부유층 사이에서 일어나는 유행이 압도적으로 오래 간다. 또 부유층은 고가의 수입품에 대해서는 망설임 없이 비용을 지불한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자기보다 한 단계 높은 계층을 보고는 신분상승을 꿈꾼다. 부유층이나 상류계급은 대중들에겐 동경의 대상이다. 그런 만큼 상류계급이 유행에 미치는 영향력은 강하다. 때문에 부유층에 뭔가를 유행시키면 곧 대중들을 대상으로도 높은 이익의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고급 비즈니스 배후에는 유태인이 자리잡고 있다.

일곱째, 자녀를 일찍 돈에 눈뜨게 하라

유태인 부자들은 자녀들에게 많은 유산을 결코 거저 주지 않는다. 많은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재산을 지켜낼 수 있는 삶의 자세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때문에 유태인 부자들은 유태인 자녀들에게 삶의 자세를 가르친다.

유태인들의 자녀 양육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우선, 자녀의 양육을 남의 손에 맡기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키우면서,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다음, 자기 생계는 자기가 책임져야 함을 가르쳐준다. 아이들로 하여금 자기 생계비를 벌어야 하고, 벌 수 있고, 언젠가는 벌 것이라는 점을 깨우치도록 가르친다.

생활비를 스스로 충당할 때, 자기 만족감을 갖게 되고, 일하는 게 의무가 아닌 행복이라는 것도 느끼게 된다. 또한 직접 일을 해보았을 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 함께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도 알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자녀들에 대해서 지나친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지 지원해주마’라면서, 자식이 스스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준다. 또 남이 하지 않는 일을 실험적으로 할 때도 옆에서 북돋아준다.

이 모든 것들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 돈에 대한 교육이다. 유태인들은 돈에 대한 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녀들이 돈을 스스로 관리하고 또 투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교육을 한다. 다음은 유태인의 자녀교육의 열 두 가지 지침이다.

1. 자기 만족감을 가르쳐라.

2. 어려서부터 돈에 죄의식을 갖게 하지 말라.

3. 성취감을 불어 넣어라.

4. 일을 하도록 요구하라.

5. 지나치게 통제하지 말라.

6. 자기 꿈을 이루도록 놔둬라.

7. 실험적 시도를 하도록 북돋우라.

8. 버릇 없이 기르지 말라.

9. 유용한 선물을 줘라.

10. 더 나은 교육을 받도록 자극하라.

11. 돈에 관해 가르쳐라.

12. 주저앉아 남이 주는 것을 받도록 놔두지 말라.

지금까지 이야기한 몇 가지의 원칙들이 오늘날 유태인으로 하여금 전 세계 금융권을 장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실 이들 원칙은 결코 비밀스럽고 아주 특별한 것이 아니다. 다만 오랜 험난한 역사 속에서 유태 민족의 뼛속 깊숙이 절대원칙으로 심어졌다는 점이, 특별함의 이유라면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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