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영화가 삽입된 아동용 교육 비디오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아이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한 아동용 영어 학습 비디오 테이프에 5분가량의 성인영화가 삽입된 채 시중에 팔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산본에 사는 가정주부 이모씨(32)는 지난 1일 인근 할인점에서 구입한 교육용 비디오 테이프를 아들(2)과 함께 보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테이프 끝부분에 어른이 보기에도 민망한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이 묘사된 성인영화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


어린이 조기 영어 교육 비디오에 성인영화 삽입돼

이씨는 "갑자기 성인물이 나오길래 아이 눈부터 먼저 가리고 비디오 전원을 껐다"며 "호기심이 많고 집중력이 강한 아이들 교육용 비디오 테이프에 이처럼 낯 뜨거운 장면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생각을 하니 화가나서 잠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문제의 비디오 포장지에 'YMCA가 선정한 우수 비디오'라는 문구를 보고 믿고 제품을 구입했는데 이같은 일을 당하고보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덧붙였다.
▲ 유명 유아 외국어교육 시청각 프로그램에 2배속으로 삽입된 성인물 TV촬영

문제의 비디오 테이프는 어떤 제품인가

◈(회사 자체 제품 홍보용 글 정리) 영어 조기교육용 프로그램으로 미국 모 회사의 라이센스를 국내 업체가 사들여 제작 배포한 것으로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취학 전 아동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들이 알파벳과 숫자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재이다.



A~Z까지의 알파벳과 1~10까지의 숫자를 노래, 애니메이션 그리고 다양한 놀이와 접목시킴으로써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며, 무궁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준다. 또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선택된 단어를 생생한 상황연출과 연관시켜 반복학습을 유도함으로써 쉽고 재미있게 영어에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1편: 각각의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들과, 알파벳송, 쿠키몬스터송 등의 노래 배우기, 기발한 아이디어의 에니메이션으로 배우는 ABC . 2편: 1-10까지의 개념과 발음을 일상 속에서 혹은 노래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 다양한 물건 세기, 동물 세기, 숫자 비교 등 어린이이 숫자에 대한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씨는 테이프의 문제점을 발견한 다음날인 지난 2일 오전, 해당회사에 전화를 걸어 이같은 일이 발생한 원인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재발 방지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해당회사측은 "하청을 맡긴 프로덕션의 테이프 제작과정에서 실수가 생긴 것 같다"며 "자신들도 일종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또 "소비자들이 실수로 녹화버튼을 잘못 눌러 이상한 화면이 테이프에 삽입되는 사례도 많다"며 "아직 문제의 테이프에 대한 정밀 분석이 없는 상태라 제작사의 책임인지 아니면 고객의 실수로 인한 해프닝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문제의 성인물 장면에 나오는 회색 주사선들은 특수 방송 장비가 갖춰진 곳에서 편집한 것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며 '소비자의 실수일지도 모른다'는 사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 시내 대형 서점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고르고 있는 부모/ 최철기자

문제의 비디오 테이프 아직도 전량 수거 안돼

한편 이씨는 해당회사측이 이번 사태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무성의'에도 분통을 터트렸다. 사건이 터진후 문제의 제품과 같은 종류의 비디오물을 전량 수거하겠다는 회사측의 설명이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

이씨는 유통중인 제품을 전량 수거했다는 회사측의 말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일 저녁 산본의 한 할인점을 방문했으나 문제의 비디오는 여전히 수거되지 않은 상태였다.

재차 항의하자 회사측은 "물건의 하자 때문에 제품을 수거하게 되면 다시 입점하기가 힘들다"며 2일 밤 늦게 해당 물건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제품을 수거했다.

하지만 이는 '눈가리고 아웅식' 의 조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본의 할인점에서는 해당 물건을 수거했으나 서울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에는 아직도 같은 제품이 버젓이 전시돼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업체측의 '고의성'여부 검토할 계획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해당 회사측은 '제조물 하자'로 인한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은 물론 유통중인 제품을 전량 수거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밝혔다.

또 "이같은 불량 비디오물 배포에 업체측의 '고의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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