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신마비환자 뇌에 전자칩 이식… TV·메일도 다뤄

[조선일보 이동혁 기자]
미국의 전신 마비 환자가 초소형 ‘뇌 신호 감지기’를 머릿속에 심은 뒤 생각만으로 컴퓨터 커서를 원하는 대로 움직여서 컴퓨터 게임을 하는 데 성공했다.

11일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에 따르면, 고등학교 때 미식축구 선수였던 25세 남성이라고 공개된 그 환자는 지난 6월 뇌에 콘택트렌즈 크기만한 전자칩 100개를 심었다. 전자칩은 그가 어떤 생각을 할 때 뇌 각 부분의 화학물질이 어떻게 작동하면서 신호를 보내는지 감지하며, 감지된 신호는 머리 바깥으로 뽑아낸 전선을 통해 외부 컴퓨터에 모여서 해석된다.

이 남성은 ‘머릿속 명령’만으로 컴퓨터 커서를 움직여 ‘퐁’이라는 컴퓨터 테니스 게임을 즐기는 데 성공했다. 그가 생각만으로 조정한 게임 정확도는 70%를 기록했다. 그는 또 텔레비전을 켜고 전자우편을 여는 데도 성공했다.

정상인이 ‘TV를 켜야겠다’고 생각하면, 뇌 속의 화학물질이 복잡한 작용을 하면서 그 생각을 신호로 변환해 손 근육에 전달해 TV를 켜도록 지시한다. 이 기술은 전자칩이 화학물질의 움직임을 감지하면 외부 컴퓨터가 ‘이런 움직임은 TV를 켤 때 나타나는 신호’라고 역추적하고 대신 켜주는 방식이다.

이 환자의 ‘퐁 게임 성공 사례‘는 지난 8일 미국 물리·재활의학회 연례 총회에서 발표됐다.

‘브레인게이트’라는 이름의 이 기술은 존 도나휴 미국 브라운대학 신경과학과장이 의료기업체를 설립하고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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