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독서광이다. 휴가때마다 청와대가 전하는 노대통령의 활동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게 독서다. 부산상고 생활기록부 취미란에도 독서라고 쓰여져있다. 이번 휴가(2∼7일)때도 책 두권을 준비했다. 조선 중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의 산문집 <그렇다면 도로 눈을 감고 가시오>와 테드 할스테드 미국 뉴아메리카 파운데이션 회장이 지은 <정치의 미래>다. 노대통령은 취임 뒤 세차례 휴가를 다녀왔다. '대통령의 독서 파일'을 살짝 들춰본다. ▲다독 비법〓업무 과중으로 책읽는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게 대통령 자리다. 독서 리스트 가운데 상당수는 참모진이 만든 요약본. 그러나 흥미를 느낀 책은 꼼꼼히 숙독한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참모 회의에서 책을 주제로 토론을 벌일 때가 있다. 노대통령이 참석자 가운데 책을 가장 숙지한 경우가 많다. 어떤 때는 요약본을 작성한 참모보다도 책 내용을 소상히 알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간 위주 섭렵〓독서 목록이 고전보다 비교적 신간이 많은 게 특징이다. 한 참모는 "노대통령은 지식욕이 대단한 사람"이라며 "특히 새로운 지식에 대한 욕구가 크다"고 말했다.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 인명관리 프로그램 '노하우'를 제작하거나, 책을 통해 요가와 골프를 배운 점은 이같은 노대통령의 성격을 보여주는 사례다. 시기에 따라 특정 분야를 탐독하기도 한다. 취임 직후 4강 외교를 앞뒀을 때 노대통령은 외교관련 서적을 집중 탐독했었다. ▲독서광이자 추천광〓좋은 책은 같이 읽자는 주의다. 김대변인은 "참모 회의 때 노대통령이 책을 소개하며 일독을 권할 때가 있다. 다음 회의에서는 이 책을 가지고 토론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지난 1월'제3차 참여정부 국정토론회'에서 소개된 <체인지 몬스터>,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기술>, <변화 관리> 등 외국서적 3권이 토론회 직후 관가에서 독서열풍이 일기도 했다. 영국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의 <노동의 미래>, 김훈의 <칼의 노래> 등도 노대통령이 추천한 책이다. 최근에는 정부혁신 사례를 모은 <변화를 선택한 리더들>을 읽은 뒤 책에서 나온 사례 하나하나를 들며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저자는 인재로 발탁〓노대통령의 독서열은 인사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노대통령은 후보 시절 윤영관 당시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의 <21세기 한국정치경제모델>을 탐독했다. 윤교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통일안보분야 간사를 거쳐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윤성식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은 역시 노대통령의 애독서인 <정부개혁의 비전과 전략>의 저자다. 지난 5월 외교부에서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이주흠 비서관은 노대통령이 탄핵 칩거 시절 읽고 극찬했던 <드골의 리더십과 지도자론>을 썼다.
▶ 노대통령 독서목록
2004년 1월 <체인지 몬스터>(지니 다니엘 덕, 2001)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기술>(존 코터 외, 2003) <변화 관리>(존 코터 외, 1999) 2004년 3∼5월 <경제전쟁시대 이순신을 만나다>(지용희, 2003) <드골의 리더십과 지도자론>(이주흠) <기술강국 이만불 시대> <동아시아 경제변화와 국가의 역할 전환> <노동의 미래>(앤서니 기든스, 2004) <마거릿 대처>(고승제, 2003) <이제는 지역이다>(국가균형발전위원회, 2004) 2004년 7월 <변화를 선택한 리더들>(기획예산처, 2004)
2004년 8월 <그렇다면 도로 눈을 감고 가시오>(박지원, 1997) <정치의 미래>(테드 할스테드 외,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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