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완전히 희거나 검은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며, 타고난 악당과 성인군자가 싸우는 무대도 아니다. 세상은 불완전한 인식능력을 지는 불완전한 인간들이 고뇌와 번민 속에서 서로 다투면서, 그리고 저마다 실수와 잘못을 저지르고 그것을 바로 잡아가면서 살아가는 곳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저는 언제나 '올바른 생각'이 아니라 '나의 생각'을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독자들께서 가벼운 마음으로 이렇게 볼 수도 있군 하고 느끼혔다면 그래서 또 하나의 생각의 소재로 받아들이셨다면 저는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 유시민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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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말했듯이, 이 땅은 우리가 우리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게 아니다. 우리의 자손에게서 잠깐 동안 빌렸을 뿐이다. 나는 이 땅의 진짜 주인인 우리 자손에게서 이주 노동자들과 그 후예를 배제하라는 요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 자손에겐 나도 하 사람의 미등록 이주 노동자에 지나지 않는다.

   - 홍세화, 한겨레신문 칼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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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과 같은 명문대학을 졸업하는 여러분의 앞길은 비교적 순탄할 것입니다. 대게 두 가지 길이 펼쳐지는데, 그 첫째는 여러분을 원하는 '줄'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면서 보수도 많이 받고 인생도 즐길 수 있는 길입니다. 이런 길을 가려면 자신의 양심의 선택과 창의적인 취향을 접어두어야 할 때가 많지만, 은퇴 후에도 돈이 수중에 상당히 남아 있어서 골프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한 길은 첫 번째 길과 외양은 비슷하지만 내용이 다릅니다. 즉, 자신의 양심을 지키고 자신의 인생을 보람있는 것이 되도록 설계하며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려면 노력이 많이 들고, 창의력과 개척자 정신이 필요하며, 괴로울 때도 있고, 때로는 눈앞에 다가온 이익을 밀쳐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감히 두 번째 길을 가라고 권하고 싶군요. 그 쪽이 경쟁률이 훨씬 낮거든요.

   - 어느 대학교 졸업식에서 어떤 연사가, 포항공대 신문 김강태 수학과 교수님의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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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 세상의 운 좋은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들에게 단 한순간 만이라도 자기네 자부심을 부끄럽게 생각할 기회를 줄 수 있다면 말이다. 드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차원의, 고상하고 장엄한 행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샤를 보들레르, 파리의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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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평전 역사 인물 찾기 15
김형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자신을 반추할 때 그 거울이 될 수 있는 것은 앞선 시대를 살아갔던 훌륭한 사람들의 지혜와 삶의 경륜일 것 같다. 나날이 권태해지는 일상을 살아가고 우리에게 던져진 이 하나의 책은, 그러한 점에서 상당한 행운이라 하겠다. 내 안에 있는 많은 거울들에 나태와 무식이라는 먼지가 쌓여 그 빛을 잃어갈 때, '문익환'이라는 새로운 거울을 산 것은 내 삶의 궤도를 돌이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를 읽을 때 우리는 우리 민족이 거쳐야만 했던 야만과 수난의 역사를 돌이키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20세기가 어떠한 세기였던가? 식민지 시대를 거쳐 해방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분단과 전쟁을 겪고, 독재와 광주 학살을 지나오며 전국민이 이데올로기적 편협성에 매몰되고, 개발독재와 유신의 상흔들이 날로 민족을 아프게 하는 와중에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폭력적인 통치가 전국토를 피와 눈물로 물들게 하는 그러한 한국의 현대사가 아니던가? 문익환 목사는 그러한 우리의 시대를 정면으로, 그것도 가장 핵심부를 헤쳐간 사람이다. 노동자들이 아플 때는 노동자 곁에, 민주화의 시대적 과제가 시급할 때는 민주화를 외치면서 시대의 예언자로서, 민중의 아버지로서 항상 국민들보다 반발짝 앞서 걸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시대적 상처와 아픈 자리에 문익환이 늘 있었던 것이다. 전태일의 분신자살을 계기로 억압받는 노동자들과 아픔을 함께하며, 1976민주구국선언을 통해 국민들에게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심었으며, 통일의 깃발을 들고서 80년대 후반을 살아가면서, 인간에 대한 절망과 환멸속에서도 잠꼬대 같은 희망과 예언을 몸소 실천하던 사람이다. 아무리 힘든 시기에도 좌절하지 않고, 절망을 희망으로 역전시키는 그의 말과 행동은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서 아직도 살아있다.

그리고 그는 내 속에도 살아있다. 그는 나에게는 새로운 거울이다. 나의 모습이 추할 때 새로이 비추어 보는 거울이다. 기존의 거울들에 먼지가 자욱할 때, 그는 그 먼지 마저도 닦아내고 있다. 그의 말들, 그의 글들, 그가 그렇게나 강조하던 '발바닥으로 쓰는 역사'도 내 가슴에서 세상을 비추어 보고, 나를 반성하는 하나의 실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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