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논어 3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도올논어는 3권으로 끝을 맺고 있다. 3권에서는 2권에 이어서 이인편과 공야장편을 해석하고 있다. 단 두장의 분량이 이토록 많은 것은 다른 책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만큼 해석의 풍부함과 엄밀성을 더하고 있다.

<도올논어> 전체에서 도올의 종교에 대한 생각과 삶에 대한 자세를 엿볼 수 있다. 물론 그의 다른 저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의 다른 저서에서도 나타나지만 이 책에서도 그의 특유의 구어체 문장이 읽는 이들로 하여금 친숙하게 하고 있다. 자칫 따분하고 어려워지기 쉬운 경전 해설을 그의 구어체 문장이 훌륭히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단점도 없지는 않다. 본문 하나하나를 자세히 뜯어보면 내용의 통일성이 조금 떨어지는 감이 없지 않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하면서 잡설들을 늘어놓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논어를 접근하는 그의 시도이기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논어 전문을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적당하지는 않다. <도올논어>는 논어 전체의 4분의 1만큼만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올논어>의 가치는 논어에 나와있지 않은 공자의 일대기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며, 논어의 해석에 어떤 문헌들을 참고 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논어 이외의 내용도 많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뿐만이 아니라 교양서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만약 논어 전체를 엄밀하고 정확히 해설한 책을 읽고 싶다면 동양고전연구회에서 펴낸 <논어>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올논어 2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도올논어 제 2편이다. 1권에서는 학이편을 해석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느데, 이 책에서는 그 뒤를 이어 위정편과 팔일편을 해석하고 있다.

도올 논어가 다른 논어 해설서와 다른 점이 있다면, 풍부한 문헌 자료의 인용을 통한 다각적 접근이라 하겠다. 논어의 한 구절이 등장하면 비슷한 구절이 등장하는 다른 문헌을 빈번히 인용하고 있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비교, 평가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칸트의 <순수이성비판>과 같이 서양의 고전들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또한 이 책은 각 인물들에 대한 소개가 다른 논어 해설서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논어에는 그야말로 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 인물이 다른 문헌에 있으면 찾아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도올의 박학다식한 면모를 충분히 볼 수 있다. 심지어 서양 학자의 논어 해석도 참조하고 있는 것은 저자의 논어에 관한 놀라운 정보량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360페이지 남짓한 분량을 논어의 단 2장을 설명하는데 할애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그의 심혈을 기울인 노력을 읽을 수가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올논어 1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도올이 2001년 봄에 KBS에서 <도올논어>라는 화재의 프로그램을 방영할 때 그 교재로 쓰였던 책이다. 모두 3권으로 되어있으며, 논어를 해석, 해설하고 있는 책이다.

1권의 앞부분에는 공자의 생애를 간단히 정리하고 있다. 도올이 직접 중국까지 가서 사진도 찍고, 취재도 하면서 느꼈던 내용들도 있다. 주로 여러 중국 문헌들을 들어가면서 그 내용의 엄밀성을 더하고 있으며, 실존했던 공자의 모습을 최대한 사실 그대로 추적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예수의 생애에 관한 설명을 하는 부분도 있으며, 책 곳곳에서 성경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고 있다.

그 뒤에는 도올이 그토록 주장하는 해석학에 관한 자신의 입장이 나타나 있다. 또한 자신이 어떠한 문헌을 가지고 논어를 해석하고 있는지도 자세히 나타나 있다.

마지막 뒷 부분에는 논어의 학이편을 해석하고 있다. 학이편은 논어의 가장 앞 장(chapter)인데, 그 하나의 장을 해석하는 데에도 도올은 굉장히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하나의 구절을 소개하고 해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와 관련된 중국 역사와 다른 경전의 구절 또는 서양의 여러 문헌들을 가지고 풍부한 모습을 논어를 재해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은 거의 새로운 논어를 창조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논어라는 경전이 공자의 저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논어는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의 말과 행동을 나중에 공자의 사후 저술한 것이다. 그래서 공자의 여러 진솔한 모습과 뜨거운 인품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으며, 일부 공자의 제자들의 말과 행동을 기술한 부분도 있다. 논어를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공자가 단순히 도덕주의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정말 열정적인 사람이었으며, 음악과 시에 능한 예술가적 기질이 있었던 사람이다. 생을 대하는 그의 뜨거운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경전인 것이다.

나는 도올의 여러 책들 중에서 <도올논어> 전 3권을 가장 좋아한다. 그 이유는 우선 한자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본문에 음을 달아서 나같이 한자를 잘 모르는 독자들도 읽기 편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의 경전을 해석하는 데에도 일본 학자의 해석과 정약용의 해석, 다른 중국 학자의 해석등 여러 해석들을 비교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경전 해석에 있어서 어떠한 접근을 하는지도 자세히 나와있었고, 해석 자체에 있어서도 내용이 매우 풍부했기 때문이다.

도올의 저서들을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도올의 다른 책들에 비해서는 조금 더 깊이가 있으며, 해석의 엄밀성에 있어서도 한 층 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지난 2002년 대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레 정치에 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해 지방선거에서는 투표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울산에 가기가 귀찮다는 이유로, 후보들을 잘 모른다는 이유 등으로 인해  투표를 포기 했었는데, 대선 레이스는 민주당 경선을 거치면서 그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나같이 정치에 관심이 없던 대학생을 투표장으로 가게끔 했다. 결국 한나라당이라는 거대한 수구세력을 몰아내는데 동감하여, 기꺼이 울산에서 2번을 찍었다. 내가 한 최초의 정치적 행위였다.

사실 역사적으로 한국의 대학생들은 유난히 정치적이었다.  민주화 운동의 상당수 주체가 학생임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그 결과 또한 4.19 혁명과 5.18 광주 사태, 87년 6월 항쟁과 같은 굵직굵진한 사건들을 낳아왔음도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한국의 대학생들이 탈 정치화의 길을 걷는 것은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과 그 길을 같이 한다. 그 시점은 1990년대 초반부터 이며, 서태지의 등장과 함께 한국 모든 학생들은 '큰 이야기'가 아닌 '작은 이야기'를 주로 하기 시작했다. 탈 이념화가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어, 지금의 대학생들은 너무나 비정치적으로 되었다.

하지만 나는 많이 다르다. 나는 나의 또래들에 비해 정치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편이다. 하루에 1~2시간은 꼭 신문과 칼럼을 읽으며, 그 상당 부분은 정치면에 할애된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수 많은 정치인들의 삶의 궤적을 추적하였으며, 몇몇 정당의 역사를 배웠으며, 몇몇 책들을 통해 해방 이후 한국 정치사의 큰 줄기를 이해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어려운 정치 서적들을 사서 꾸역꾸역 읽으면서 한국근현대사에 대하여 조금씩 알아갔으며, 나에게는 시들고 있다고 판단되었던 사회적 분노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느끼고는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축적된 나의 정치적 지향점을 설명하자면 우선 한국이 처한 상황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한국이 현재 처한 정치적 상황이란 다시 과거 한국 정치를 돌아보지 않고는 그 정확한 흐름을 이해하기 힘들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정치의 큰 대립 구도의 변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나의 열린우리당 지지의 이유는 바로 여기서부터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며, 열린우리당은 새로운 정치 구도의 창출에 가장 앞 서 있는 정당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해방 직후에는 한국 정치의 큰 구도는 좌파 대 우파 였다고 할 수 있다. 본격적인 자본주의 사회를 경험하지 않고도 좌파가 등장할 수 있음은 러시아 혁명에서 잘 알 수 있지만, 한국도 이러한 환경에 있었다는 사실은 굉장히 놀라웠다. 사실 해방직후의 한국의 정치 지형은 극좌가 형세를 장악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던 것이 4.3 사태와 여순사건을 통해 좌파가 축출되고, 극우 독재 정권이 연이어 들어섬에 따라 한국의 정치 지형은 극우로 급선회 하는 것이다.

이승만 정권이 사회 각 부분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함에 따라 한국 사회는 더욱 우경화 되었는데, 이 우경화의 주체가 바로 친일파들이다. 친일을 했던 인사들은 그 특유의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친미적 성향을 띠게 되고, 이 사람들이 정부와 국회의 요직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친미 독재 세력들에 대항하는 저항 세력도 나타나는데, 그들이 바로 신익희, 조병옥, 장면과 같은 사람들이다. 이 때부터 정치의 큰 구도는 좌 대 우에서 민주 대 반민주, 독재 대 반독재로 된다. 그 당시에 좌파는 어짜피 거세된 것이나 진배 없었으며,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민주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대안 세력으로 떠오른다. 이는 4.19를 통해 그 결실을 보게 되지만, 5.16 군사 쿠데타가 연이어 일어나면서 좌절을 맛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큰 구도, 즉 민주 대 반민주 극우 세력이라는 대립은 87년까지 계속 이어지게 된다.

87년 6월의 일은 의미심장하다. 4.19 이후로 최초로 민중, 학생 세력이 승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 직선제라는 수확을 얻었으며, 김대중이라는 거인을 다시금 제도권으로 복권시켰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양 김씨가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더니 민주화 세력이 대선에서 패배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다. 민주화 세력의 분열이 역사의 반동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또한 이시기에 주목해야 하는 현상은 지역주의가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경북은 노태우의 민정당, 경남은 김영삼의 통일민주당, 호남은 김대중의 평화민주당, 충청도는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으로 전국은 갈기갈기 찢어지게 된다. 한국 정치의 큰 대립구도가 지역주의로 재편되는 순간이다.

지역주의라는 대립구도 하에서는 삼김과 같은 거물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가 주류를 이루게 되는데, 이러한 대립각은 커다란 문제점을 낳는다. 즉 지역에서의 독과점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정치 독과점은 필히 불공정 경쟁과 '정치 상품'의 부실함을 낳게 되고, 이에 따른 이념적 정체성의 모호함은 정책 경쟁 보다는 정략적 이전투구만을 낳았다. 3김에게 줄을 서고 악수 한 번 하려는 모리배들이 넘쳐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태로, 이러한 구도로 2002년까지 쭉 오게 되는 것이다.

노무현의 당선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혁명이다. 비주류 중의 비주류 정치인 이었으며, 한국 정치의 이단아였다.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강력한 힘을 발휘한 최초의 선거였으며, 노사모로 대표되는 자발적 정치 팬클럽의 전성기를 열었다.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지역구도 타파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라도에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는 정당의 경상도 출신 대통령 후보라는 이상적인 조건을 갖춘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었던 것이다. 덧붙이자면 카리스마있는 정치인의 상명하달식 정치의 부분적인 종식도 중요한 의미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의 당선으로 촉발된 지역구도 허물기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으로 그 정점에 이른다. 새천년민주당 소속의 정치인들은 열린우리당을 '분열세력', '노무현당'이라 매도 했지만,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민주당이 그런 말을 하면 설득력이 없다. 과거 통합민주당을 깨고 창당한 'DJ당' 국민회의를 이어받은 정당이 새천년민주당이 아닌가. 원조 분열 세력이요, 원조 개인 정당인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새천년민주당의 수구성과 지역주의에 실망하여 뛰쳐나온 의원들과 몇몇 한나라당, 개혁당 의워들이 만든 신생 정당인 것이다.

여기서 민주당의 반민주성에 대해서도 알 필요가 있다.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노무현 후보가 경선에서 이긴 얼마 후에 지지율이 떨어지자 자기들이 뽑은 후보를 마구 흔들어 대고,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있었다. 국민경선이라는 민주적인 방식을 통해서 선출하고도 거기에 승복을 못하고 후단협과 탈당으로 추태를 연출하고 있었다. 결국 민주당은 그 때 도덕적으로 사망한 것이다. 새로운 정당의 필요성이 대두된 셈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열린우리당은 어떤 긍정적 가치 또는 이념을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태어난 정당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현존하고 있는 명백한 정치적 악을 제거하기 위하여 탄생하였다고 보는 편이 진실에 가깝다고 본다. 그 정치적 악이란 첫째가 지역주의이며, 둘째가 상명하달식의 비민주적인 정당구조이다. 열린우리당은 이 둘 모두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또한 열린우리당에는, 동교동계가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정치적 뒷바침을 받기 어려운 노무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기 위한 목적도 상당 부분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가야할 큰 구도는 진보 대 보수가 아닌가 한다. 이는 지역주를 깨뜨려야만 가능한 것이며, 이러한 지역주의를 깨는 것은 삼김식의 인물정치, 비민주적 정당구조와 이념과 철학의 빈곤을 동시에 척결하는 것이다. 여기에 내가 열린 우리당을 지지하는 소이연이 있는 것이다. 혹자는 나에게 왜 민주 노동당을 지지하지 않느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지역구도를 깨는 확실한 방법 중에 하나가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출함으로써 정계를 인위적으로 진보 대 보수로 몰아가는 것일텐데 말이다. 하지만 나는 경제적으로는 시장주의자이며, 정치적 가치 지향점은 자유주의적 온건 보수에 가깝다고 판단한다. 이는 열린우리당의 노선과도 거의 일치하는 것이다.

우리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식이 되었든 사회적 참여는 적극 장려되어야 한다. 그 통로로 나는 정치라는 것을 선택하였으며, 그 실천으로서 몇 달 전에 나는 열린우리당에 가입하여 당원이 되었으며, 현재 당비도 내고 있는 형편이다. 정치가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하지 말자. 우리의 결집된 정치적 의사 결정이 우리의 사회적 환경을 달리 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갈대 2004-05-2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리를 잘 해주셨네요. 한국 정치사의 큰 줄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개척자 2004-05-27 0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_^; 앞으로는 다른데도 잘 꾸며놓을테니 자주 들러주시고 추천도 해주십시오 ㅎㅎ;; 저도 님의 서재에 종종 들르겠습니다.
 
서정주
박호영 지음 / 건국대학교출판부 / 200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분명히 시집이라 불릴 수는 없고, 시 해설서라 하기에도 어색하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서정주 평전에 가깝다 하겠다. 이 책이 평전에 가깝다는 것은 이 책의 구성을 보면 알 수 있다.

우선 가장 앞부분에는 그의 많은 사진들과 함께 일대기가 서술되어 있다. 서정주라는 사람이 이 시대와 어떻게 소통했으며,  한국 중에서도 어떤 사회에 몸담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많은 사진들이 이 책이 평전이나 전기의 부류에 속할 수도 있음을 웅변하고 있다. 가운데 부분에서는 그의 각 시집들에 대한 정보와 특징들을 기술하고 있다. 주요 작품들과 증언, 문헌에서의 발췌를 통하여 각 시집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그 작품들이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도 서술하고 있다. 뒤이어 그의 대표적인 작품 20편을 꼼꼼히 해설하고 있는데, 저자 자신의 주관적 서술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특징적인 것은 마지막 부분에 시집들의 서문과 발문을 그대로 옯겨놓은 것인데, 이러한 점은 오히려 이 책이 평전과도 조금은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제일 뒷 부분은 연보와 연구 자료 목록을 제시하여, 책의 학문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다른 해설서나 전문도서에 설명되어 있듯이, 그의 작품이 가지는 주요 특징은 영원주의와 떠돌이 의식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는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이다'라는 시구가 보여주듯이 그는 일생을 통해 정신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보헤미안적인 기질을 보여준다. 또한 신라 정신으로 표현되는 영원주의는 그의 작품들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점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서정주 시정신>, <서정주 시와 영원지향성>이라는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책의 가격과 책의 상태가 양호한 편이며, 그 내용 또한 알차다고 할 수 있다. 서정주의 작품보다는 그의 일대기, 대체적인 작품 경향과 특징, 사진으로 나타난 그의 실제 모습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