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박호영 지음 / 건국대학교출판부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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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분명히 시집이라 불릴 수는 없고, 시 해설서라 하기에도 어색하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서정주 평전에 가깝다 하겠다. 이 책이 평전에 가깝다는 것은 이 책의 구성을 보면 알 수 있다.

우선 가장 앞부분에는 그의 많은 사진들과 함께 일대기가 서술되어 있다. 서정주라는 사람이 이 시대와 어떻게 소통했으며,  한국 중에서도 어떤 사회에 몸담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많은 사진들이 이 책이 평전이나 전기의 부류에 속할 수도 있음을 웅변하고 있다. 가운데 부분에서는 그의 각 시집들에 대한 정보와 특징들을 기술하고 있다. 주요 작품들과 증언, 문헌에서의 발췌를 통하여 각 시집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그 작품들이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도 서술하고 있다. 뒤이어 그의 대표적인 작품 20편을 꼼꼼히 해설하고 있는데, 저자 자신의 주관적 서술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특징적인 것은 마지막 부분에 시집들의 서문과 발문을 그대로 옯겨놓은 것인데, 이러한 점은 오히려 이 책이 평전과도 조금은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제일 뒷 부분은 연보와 연구 자료 목록을 제시하여, 책의 학문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다른 해설서나 전문도서에 설명되어 있듯이, 그의 작품이 가지는 주요 특징은 영원주의와 떠돌이 의식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는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이다'라는 시구가 보여주듯이 그는 일생을 통해 정신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보헤미안적인 기질을 보여준다. 또한 신라 정신으로 표현되는 영원주의는 그의 작품들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점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서정주 시정신>, <서정주 시와 영원지향성>이라는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책의 가격과 책의 상태가 양호한 편이며, 그 내용 또한 알차다고 할 수 있다. 서정주의 작품보다는 그의 일대기, 대체적인 작품 경향과 특징, 사진으로 나타난 그의 실제 모습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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