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거슬러
토마스 에스페달 지음, 손화수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자연의 힘 앞에서 굴복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라는 소개글을 보면서, 인간의 힘으로 이겨낼 수 없는 불가항력, 그러니까 예를 들어 홍수나 지진, 토네이도 등의 자연재해 앞에서 나약한 인간의 모습과 함께 그럼에도 그곳에서 살아가는 대 역경을 그린 인간사를 그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악한 나의 상상력의 한계를 여실히 들어 내는 위의 내용들을 기반으로 하여 첫 장을 펼치기 시작한 책의 내용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한 남자가 살아오는 동안의 지내왔던 사랑에 대해서, 한때는 현재였고 지금은 과거이자 이제는 혼자만이 모든 것을 견뎌야만 했던 그 아련한 모습들을 그리고 있는 소설로서 특히나 마지막에 다다르면 다다를수록 아련한 마음과 함께 그의 애달픔을 넘어 고통에 차 있는 한 인간의 모습이 가슴 속에 꽂히는 느낌이었다.

 주인공인 토마스가 서술하고 있는 그의 인생 속의 여인들, “이라는 복수형을 쓰기는 했으나 그가 말하고 있는 여자는 단 두명인 잉테네와 얀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첫 페이지를 넘기자 마자 등장하는 피에르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들의 이야기와 토마스의 이야기가 넘어가는 그 경계에서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아 몇 번을 뒤척였는지 모르겠다. 물론 어떠한 선이 딱 그어져 있어 지금부터는 나의 이야기이다, 라는 식의 경계는 아니었지만 이 둘과의 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지 못해 초반에는 나름 고심을 하고 있었는데 피에르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에 관한 이야기는 토마스가 자신의 이야기를 투영시킨, 책 안에서 또 다른 책의 이야기를 담은 듯한 액자 구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거울에 비친 두 사람의 얼굴은 자연을 거스르는 괴기스럽고 곡해된 존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바로 이 거울 속, 시대를 벗어난 이미지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두 사람은 영원히 서로에게 속하고 싶어했다. –본문

 신학자이자 철학 작가인 피에르 아벨라르가 풀베르의 조카이자 20살 이상 연하였던 엘로이즈의 선생으로서 그녀를 가르치게 되었고 이른바 중세의 최대 스캔들이라는 이들의 사랑에 대해서 전혀 들은 바가 없었던 나로서는 토마스의 왜 이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 속에 함께 품어 이야기 했던 것인지에 대해서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이해했으며 그가 이들의 애틋했던 사랑에 대해 어떠한 심정으로 바라보게 되었는지에 대해 그제서야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다. 그 둘에게는 사랑이었지만 그 둘을 뺀 세상의 모든 이들은 이들의 사랑을 허락하지 않았던 이들의 인연은 거세 당한 아벨라르가 그 이후 잠식하며 은둔 생활을 지냈던 것처럼 토마스 역시 그러한 길을 가게 되고 말았으니 그는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마치 자신의 것이라 느껴졌을 것이다.

 그건 사실이었다. 나는 당시 엘리를 제외한 다른 여자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걸 생각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녀가 없는 미래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훗날, 정작 나와 결혼한 여자를 앙테네였다. 그날로부터 12년이 지난 후, 나는 앙테네와 결혼했다. –본문

 이미 10대의 토마스는 자신의 삶을 예견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이 한 가정의 주인이 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며 노동을 하기에는 부적절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말이다. 그리하여 당시 엘리의 남자친구로서 파티장에 있었던 그는 미래의 부인이 될 앙테네가 자신을 데려다 달라고 했을 때만 해도 그들의 관계가 그렇게 발전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으나 그들은 지금 한 이불을 덮고 함께 하고 있으며 아말리에의 부모가 되어 있었다.

우리 집 안팎은 이런저런 이유로 무너져 버렸다.

어쩌면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내부의 갈등보다 훨씬 감당하기 쉬울지도 몰랐다.

우리는 매일 저녁, 대문과 현관문, 유리창과 덧창을 꼭 걸어 잠갔다. 그리고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때가 되었다는 듯 서로를 공격하곤 했다.

우리는 집과 가족, 가정과 결혼 생활을 모두 한꺼번에 파괴시켜 버렸다.

그것은 우리에게 일종의 해방감을 가져다주는 원천이기도 했다. –본문

 하지만 그들의 삶을 우리가 흔히 꿈꾸는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과는 달랐다. 배우를 꿈꾸던 앙테네가 책에 점점 심취해 질수록 그녀는 이전의 모습과는 달라졌으며 앙테네가 꿈꾸는 자연스러운 삶을 쫓아갈수록 그녀는 이 세상과의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하여 토마스는 딸과 지내야 하는 시간만이 점점 늘어갔으며 그렇게 세상을 떠난 앙테네에 대해서 그는 엄청난 아픔보다는 자연스럽게 다시 그의 삶을 살고 있었다. 세상이 전쟁으로 생과 사의 사이에서 가파른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그들은 서로를 향한 칼을 겨누고 있었으니, 그들 관계의 종식은 토마스의 말마따나 교통사고를 당했어도 다시금 일어나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사람의 이야기처럼 그렇게 다시 내일을 살고 있었다.

 그렇게 앙테네가 사라진 자리에 자연스레 얀네가 드리우게 된다. 앙테네가 책을 접하기 시작할 때부터 그와 토마스와의 관계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얀네와 토마스 사이에서는 책이라는 것이 그들의 사랑의 매개체가 된다. 함께 글을 쓰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던 이들에게 있어서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너무도 샤워를 즐기고 있던 얀네에 대한 토마스의 불만, 아니 그 시간마저도 그리움을 참을 수 없었던 조바심이었는지 모른다. 아니, 더 근본적인 것은 그들의 나이였을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연인이라 칭하고 있었지만 세상은 그들을 부녀관계로 바라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마치 피에르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처럼. 그렇기에 토마스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끝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자연을 거스를 수 없듯이 그들의 관계 역시 이전의 순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었고 그렇게 홀로 남겨진 그가 지하에 들어가 써내려 간 일기를 보노라면 울컥한 마음이 절로 들게 된다.

 안 보이는 사이에 슬픈 수염을 길렀군요. 설마 수염을 기르고 노숙자 생활을 하기로 결심한 건 아니겠지요?
 
계산대 앞에서 주인이 말을 걸어왔다
.
 
슬픈 수염
.
 
그의 표현은 정확했다
.
 
, 에이나르, 실연의 아픔을 맛보고 있는 중이에요
.
 
최악은 상황은 그 아픔이 가신 뒤에 온다는 걸 잊지 마세요
.
 
그게 정말이예요? 아니면 그냥 하는 말이예요? 거짓말이죠? –본문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이 모든 것들을 다분히 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토마스를 보면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나이가 든다고 해도 심장에 굳은 살이 박히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자연을 거슬러 그는 자신만을 지키고자 했지만 그 무엇도 인위적으로 되지 않던 그의 삶을 보면서 왜 나는 이토록 공감이 되는 것일까. 벌써부터 그의 이야기가 끄덕여지는 나 역시도 그와 같이 아픈 시간들을 견뎌왔었다는 것을, 그를 보면서 다시금 마주하게 된다.

 

아르's 추천목록

 

『우리는 사랑일까』 / 알랭 드 보통저

 

 

 

독서 기간 : 2014.04.27~04.29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이퍼펑크 - 어산지, 감시로부터의 자유를 말하다
줄리언 어산지 외 지음, 박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얼마 전 미국 NSA에서 전 세계의 수장 및 주요 인사에 대한 도청 사건이 발각이 되면서 세계가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발생됐다. 그들의 우방국이자 돈독한 관계라고 늘 이야기 하던 영국은 물론 EU 국가들을 포함하여 38개국의 미국 내 대사관 등의 도청이 이뤄졌으며 그들은 역으로 자신들은 도청이 될까 두려워 몸을 사리며 각별히 도청 당하지 않도록 유념했다는 기사를 들으면서 우리가 들고 있는 핸드폰이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물품이 되었지만 그것이 때론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수단이 되고 있었다는 것에서 섬뜩함이 밀려온다.

사이퍼펑크는 사회적 정치적 변화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암호 기술 및 이와 유사한 방법을 활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1990년대 초에 모습을 드러낸 사이퍼펑크 운동은 <암호 전쟁>이 벌어졌던 1990년대와 이후 인터넷의 봄을 맞이했던 2011년에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암호에 저항을 상징하는 펑크를 붙여서 만든 합성어인 사이퍼펑크는 2006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되었다. –본문

 각국의 주요 인사들마저도 이토록 누군가의 감시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우리와 같이 일반인들을 오죽할까. 이 사이퍼펑크는 누구도 모르게 타인 속에 모든 것이 폭로되어 버리는 현대인들의 삶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는데 특히나 그저 당연한 것들이라 생각되는, 예를 들어 통신사 회사에 우리의 핸드폰 번호를 아무렇지도 않게 전달한다거나 인터넷 서핑이나 검색이나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계정들 역시도 다분히 일상적인 것들이 체제 속에서 감시 당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리적 세계로부터 인터넷이라고 하는 플라톤적 왕국으로 얼마나 많은 강제력이 흘러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물음은 암호 기술과 사이퍼펑크의 이념이 답해 줄 것이다.

국가가 인터넷과 통합되고 인류 문명의 미래가 곧 인터넷의 미래가 되어 가는 가운데 우리는 권력 관계를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인터넷의 보편성은 인류 전체를 하나의 대규모 감시와 통제를 거대한 틀로 몰아갈 것이다. –본문

 인터넷이라는 무한한 기반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기 위해서 댓글을 입력하는대에도 그저 닉네임으로만 사용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으나 알고 보면 그마저도 자유라는 가상의 공간 속에 만들어진 무대라는 것이다. 영화 <타인의 삶>과 같이 나는 내 나름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 모든 순간순간 누군가의 감시를 벗어날 수 없는 삶. 그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다.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민간 기업 역시도 철저한 스파이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에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는데 모든 검색 엔진 중 풍부한 자료 검색이 가능하다고 알려진 구글은 이른바 2~3년 전에 우리가 검색한 내역들 역시도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다고 하니 네트워크의 방대함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스스로 그 안의 발목을 걸어놓고 있는 셈이다.

다른 한편에서 사람들은 위키리크스에 대해 이야기하면 이렇게 말합니다. <봐라, 정부가 가지고 있던 비공개 정보 모두가 이제 공개되었다. 정부는 이제 아무것도 숨길 수 없다> 그러나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립니다. 저는 위키리크스를 그림자의 그림자라고 생각합니다.  본문

 이들의 담화를 듣고 있노라면 절로 등골이 오싹해지게 된다. 더 이상 털릴 것이 없다고 생각되는 개인 정보마저도 실시간으로 감시 당하기 쉬운 체제 속에 살고 있었으며 인터넷, 핸드폰, ATM기 이용, GPS 접근 허용등과 같은 문제는 내가 실시간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보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에 대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스스로 자신들의 암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는 것들 혹은 편하기에 이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감시 체제 속으로의 불구덩이로 내모는 것이라고 하니, 경각심을 가지고서는 보편적인 것들에 대해 반항해야 할 차례인 듯 하다

 

 

아르's 추천목록

 

감시사회 / 한홍구, 엄기호저

 

 

독서 기간 : 2014.04.27~04.28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숨에 정리되는 세계사 이야기 - 서양 역사 5천년에 대한 이해가 달라진다! 청소년 인문교양 시리즈 3
정헌경 지음 / 좋은날들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s Review

 

 방대한 서양의 역사에 대해서 배워보고자 하는 욕망은 늘 있었으나 이과를 전공했던 나로서는 학창시절 세계사를 접할 기회가 전무했으며 독학으로라도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러한 시간이 있으면 시험문제 하나를 더 풀어야겠다는 일념으로, 수능을 위해 국사만을 외우고 또 외웠으며 현재는 그 당시 암기했던 국사에 대한 내용도 모두 증발해 버린 상태이니, 바야흐로 이 세상이 어떻게 흘러왔는지에 대한 기반은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이다.

 이제는 누가 툭 하니 물어봐도 대답할 수 있을 기본적인 교양 상식으로는 알고 있어야 나이이지만 여전히 우물쭈물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은 그야말로 구세주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서양의 문명 탄생으로부터 시작으로 해서 그리스 문화를 거쳐 중세 유럽과 종교 개혁을 거쳐 현대의 패권이 형성되기까지의 일련의 기록들 중에서도 굵직하면서도 흐름 상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을 나열해 놓고 있었는데 이 책을 발간하기까지 수 백 권의 책들과 자료를 뒤척였다는 저자의 이야기처럼 다분히 객관적인 시각으로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 것은 물론 시대적 배경이나 철학과 예술, 그리고 현재 우리가 즐겨 쓰고 있는 말들의 어원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을 통해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서사를 즐겁게 읽어 내려갈 수 있게 한다 

1534, 국왕이 영국 교회의 수장임을 선언하는 수장법이 통과되었습니다. 헨리 8세는 넓은 땅을 가지고 있던 수도원들을 모두 해산하고 그 재산을 몰수하여 왕실 재정을 강화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교파가 영국 국교회입니다. 성공회라고도 하지요. 여기서 잠깐, 헨리 8세와 앤 불린의 뒷이야기를 하고 넘어갑시다. 나라의 종교를 바꿀 만큼 대단했던 사랑, 그 후 둘은 잘 살았을까요? 앤은 아들을 낳지 못하고 딸 엘리자베스를 낳았습니다. 헨리 8세는 결혼 생활에 또 싫증이 나서 앤에게 간통죄를 뒤집어씌우고 처형해 버립니다. 결국 앤은 천 일 남짓 왕비 자리에 머무른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헨리 8세와 앤 사이에 태어난 딸이 바로 엘리자베스 1세입니다. 영국을 최강국으로 만든 여왕이지요. –본문

 영화 <천일의 스캔들>에 대한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영국의 교파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한 남자의 욕망이 한 나라의 역사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보면 이전에는 그저 흘러 보냈던 영화 속 한 장면이나 다른 책을 통해서 마주했던 내용들에 대해서도 조각들을 모아가는 느낌으로 책을 읽어 내려가게 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고대 로마의 이야기에서부터 게르만족과 노르만족의 이동으로 현대의 유럽의 국가들의 모습들이 드러나게 되면서 당시의 종교였던 크리스천 이후에는 모든 종교에 대해 배타적이었던 그들은 마녀사냥을 이르게 되었으며 위의 앤 불린과 결혼을 위해 국왕 헨리 8세가 종교개혁을 하게 되었다는 내용들이 마치 하나의 프레임 속에 엮어 있는 듯 쉬이 읽어 내려가게 된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비용을 각자 부담한다는 뜻의 더치페이라는 말 때문에 괜히 인색한 사람으로 오해 받는다. ‘더치가 네덜란드를 가르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치페이의 풍습은 네덜란드에 국한 된 것은 아니고 서양에서 흔하다. 본문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언어들의 기원은 물론이거니와 알파벳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고대 로마시대에는 핍박을 받던 유대인들이 현대에는 팔레스테인에서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현황들, 세계의 패권이 변동되었던 18세기 후반부터의 세계 대전과 냉전 시대를 거쳐 지금 우리가 숨쉬고 있는 오늘날의 모습까지 쉼 없이 한번에 달려올 수 있었다.

 물론 단 한 권으로 세계사를 모두 섭렵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기반으로 하여 세계사의 기반을 닦을 수 있기에 입문서로 마주하기에 좋은 책인 듯 하다.

 

아르's 추천목록

 

스캔들 세계사』 / 이주은저

 

 

독서 기간 : 2014.04.20~04.22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인생의 따뜻한 말 한마디
별글 편집부 엮음 / 별글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s Review

 

 

  살다보면 주저리 주저리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속의 위안보다는 별 다른 말하지 않더라도 한 번의 손짓이라든가 눈길, 단 한마디의 말에 더 많은 위안을 받는 경우들이 있다. 구태여 화려한 미사여구나 수식어를 넣지 않아도 그저 그 짧은 순간들로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 그 순간이 주는 기적과도 같은 시간들을 종종 마주하게 되는데 이 책은 아마도 그러한 기적과도 같은 순간을 위해서 만들어진 책이 아닐까 싶다.

 
 
 
 

 짧은 단문과 상단에는 영어의 원문이 함께 있는 페이지를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위안을 받게 되는데, 사회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 첫 설렘이 어느새 무색할 정도로 예전의 내가 가지고 있던 원래의 내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과연 무엇을 위해 오늘을 살고 있나, 라는 반문이 들 즈음에 마주한 이 문장을 보면서 그럼에도 지금의 나는 또 다른 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구나, 를 깨닫게 된다.



 
하늘과 땅에는 별과 꽃이 있고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이 있기에 우리의 삶이 빛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어느 새 잊고 있던 따스함을 마주하게 된다.



 매일 매일의 허덕임 속에서 대체 왜 이것밖에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는가, 라는 불만을 가지게 되는 나에게 수확이 아닌 얼마나 씨앗을 심었는지에 대해서 하루를 평가하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나의 하루들을 반성해 보게 된다. 그저 열매를 수확하려고만 했지 나의 앞날들에 대한 더 이상의 노력은 안했던 나에게 촌철살인과도 같은 이야기였는데 이 짧은 단상들은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게 하면서도 그 안의 상념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짧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진국과 같은 이야기들은 계속해서 내 마음속에 뇌리로 남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가끔 하루가 찌들어 있을 때, 휴식이 필요할 때 한번씩 읽어보면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책이 되어 줄 것 같다. 

 

아르's 추천목록

 

힐링 / 박범신저

 

  

 

독서 기간 : 2014.04.01~04.04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플레이션 시대 - 양적완화와 환율전쟁이 초래하는
이명준 지음 / 북투어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경제 신문을 펼치지 않아도 매일 뉴스에 흘러나오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어찌보면 미국이라는 타국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가 그야말로 휘청하게 된 어마어마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저 한 국가의 과도한 신용 창출로 인해 부동산 버블로 붕괴된 이 사태는 말미암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미국발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유럽 및 아시아의 경제에도 연이어 경제 타격을 입히게 되었으며 그로인해 현재까지도 전 세계는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중산층의 몰락으로 인해 이전에는 없었던 수 많은 푸어들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게 되었고 그렇게 수많은 이들을 푸어로 몰고간 그 근본적인 위기에 대해서 저자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초입에도 소개하고 있는 강대국씨의 이야기를 보노라면 나름대로 충분한 벌이를 하고 있는 듯 하는 회사원인 그는 어느 덧 자신이 버는 것 이상의 소비가 계속되게 되고 그러한 소비를 충당하기 위해 은행의 대출이 이어지고 있었으며 은행의 충실한 고객이었던 그에게 어느 날 은행을 빚 독촉을 하고 있었다. 이 암담한 상황을 어떻게 타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현재 우리가 풀어야 할 난제인 것이다.

 

 통화 완화 정책, 혹은 유동성 공급 정책은 단기간의 모르핀 효과만 가져올 뿐 근본적인 치유책이 아니다. 몸은 병들어 가고 있는데 나중 일은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현재의 아픔을 참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모르핀 중독이 무서운 이유는 점차 자극에 둔감하게 되어 나중으로 갈수록 더 많은 모르핀 투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본문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해서 그만큼의 돈을 찍어내는 이른바 양적완화를 통해서 이 문제에 대해서 풀어가려고는 하고 있으나 급격하게 늘어난 유동성을 환율의 급락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켰으며 잠시 동안의 유동성이 좋아져 경제가 회복되어 보이는 것은 그야말로 단기적인 효능일 뿐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양적완화가 가져오는 문제들에 대해 마주하게 되면 그것이 바로 인플레이션이며 이러한 인플레이션과 함께 각국들이 마주하게 된 환율 전쟁의 현실이 어떠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지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기축통화인 달러의 붕괴는 전 세계적으로 불안을 양상하고 있으며 엄청난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은 달러의 가치 하락은 국제 정서의 미세한 지진이 끊이지 않고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떠한 자산을 보유해야 하는 것일까.

 

 돈의 역할을 하려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양이 적당히 많지도 적지도 않아야 하는데 그 기준에 맞는 금속이 금과 은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

 

 수 천년전부터 사용해 왔던 금과 은으로 기축통화를 대신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주장과 함께 저자는 인플레이션이 조정되는 시점에 폭락한 채권이나 부동산의 구매로 이전의 보유하고 있던 부를 최대한 보유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더 이상의 붕괴는 없길 바라면서도 수 많은 이들이 그러한 미래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지금 이 책의 내용들을 간과할 수 없을 듯 하다.

  

 

아르's 추천목록

 

인플레이션의 습격 / 자오샤오, 천광레이저

 

 

독서 기간 : 2014.03.25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