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테보리 쌍쌍바 작가정신 소설락 小說樂 5
박상 지음 / 작가정신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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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테보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지만 쌍쌍바는 알고 있었고 저자의 이름 역시도 이곳에서 처음 마주했지만 표지에서부터 무언가 평이하진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안고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의 양력을 보면서도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웃음을 안고서 무언가 묘할 것만 같은 이 책을   2시간 반여 만에 휘리릭 읽어 버린 듯 하다. 독특한 표지와 독특한 저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마주하게 되는 평범하다고 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듯 하지만 주변에서 또 쉬이 마주할 수 있는 신광택은 그의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배달 일을 한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내가 대학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 바깥에서 고생스러운 일을 해야 하고 그것은 곧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는 거라고 말했다. 내 생각을 달랐다. 인생은 성공과 실패는 하고 싶은 걸 하느냐, 하지 않느냐로 구분되어야 한다. –본문

이른바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삶의 시작은 대학에 들어가서 졸업장을 받아 사회로의 진출을 의미한다. 어느 대학에 들어갔느냐, 에서부터 삶의 등급이 매겨지고 그 이후 어디로 취업을 했으며 누구와 결혼을 했는지는 한 사람의 인생을 점수로 매기는 듯한 풍경은 익숙하기만 한데 이런 사회 속에서 대학은 포기하고 세차장에서부터 중화요리 배달부, 주류 관리 및 생수배달, 서적 관련 운송업을 넘어 예테보리 상상 레스토랑의 식기 세척 담당까지의 길을 걸어온 신광택은 꼭 있어야 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낙제점을 받은 인생으로 치부되기 일쑤이다.

물론 사회가 그를 낙오자라는 꼬리표를 붙여 주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는 대학 입시 후 학문 탐구는 멀리하고 오로지 술과 연애에만 목매달고 있는 이들을 보면서 과연 그들이 성공한 인생인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어디에서건 최선을 다해 스뽀오츠 정신을 드러내고 있는 자신의 삶이 진정 성공한 삶이라 자부하며 살고 있다.

어쩌면 사람들은 속도 말고도 다양한 가치를 좇고 있는지도 몰랐다. 업무의 성취, 정치적 야망, 경제적 안정, 사회적 명예, 사랑과 결혼의 행복, 가정의 안위, 이 세 육아, 맛있는 맥주, 세계 여행, 딱지치기, 맛있는 요리 등등, 인간의 삶을 보람 있게 만들 수 있는 가치는 정말 많아 보였다. 내가 좇는 속도라는 건 너무 일차원적이고 추상적인 가치가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들곤 했다. –본문

속도가 최선의 것이라 자부하며 그 순간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의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2류 인생을 사는 사람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물론 그의 첫사랑 현희마저도 그를 떠나버렸으니, 그가 현재 그 누구보다도 빠르고 강한 삶을 살고 있기는 하나 세상에 비춰진 그는 여전히 작게만 보인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술을 마시고도 개처럼 변하지 않는 남자들의 보이지 않는 내기에서 함께한 남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이어지는 그의 이야기들은 주목 받지 못한 그들만의 이야기에 대해 조명하고 있었고 무엇을 위해 뜨겁게 살아야 하는지, 과연 나는 무언가에 미쳐 열심히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그런 그를 위해 아등바등 지내오는 그의 부모님들의 모습이 나의 모습들과도 오버랩 되어 한편으로는 묵직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한 분야 안에서 프로인지 아닌지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을 던지며 오늘도 일을 하고 있을 신광택을 보면서 과연 나는 그의 삶이 하류 인생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해서 되뇌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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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 김혜나저


 

 

독서 기간 : 2014.07.05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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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늦었다고 하기엔 미안한
한설 지음 / 예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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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나이 25살이 지나면 일명 꺾이는 나이라며 케이크 값이 떨어지는 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저 웃기만 했었다. 20대 초반에는 나에게 스물 아홉을 넘어 서른이라는 나이가 될 것이라는 것을 꿈에도 생각지도 못했고 만약 그 나이가 된다면 사회에서 인정 받고 한 가정의 주인이 되어 도란도란 살고 있는 모습으로만 상상하고 있었다. 

그때 민재에게, 서른이라고 하면 막막했다. 그래도 윤곽은 갖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세련된 여성 팀장 정도, 집에선 착실한 주부, 아담한 아파트와 중형 자동차 한 대, 서른쯤이면 그런 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벌써 스물아홉 언저리, 여중생 때 백마녀처럼 서른이 되지 않을 거야, 라며 바랐던 것 가운데 무엇 하나 이뤄낸 것이 없다. –본문 

어느덧 스물 여덟이 되었을 때만 해도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직 시간은 많다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러다 스물 아홉을 넘어서자마자 주변의 지인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하나 둘씩 결혼의 대열에 들어서는 이들을 보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아마 29살이 됐던 그 해 3월부터는 그야말로 히스테리의 절정이었던 것 같다. 청첩장이 날아드는 것만 보아도 눈물이 그렁그렁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29+1=30이건만. 그 때의 나에게 스물 아홉과 서른은 한 백 년의 세월을 안고 있는 것처럼 길게만 느껴졌고 그 기한 내에 결혼을 하지 못하면 마치 죽음을 선고 받는 것과 같이 불안과 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던 것인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지나고 나서야 그때의 일을 싱긋 웃으며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당시의 나는 꽤나 심각한 상황이라 받아들였었는데 스물 아홉 살의 휘청거리던 내가 바로 이 소설 <스물 아홉, 늦었다고 하기엔 미안한>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듯한 스물 아홉의 그때에 이 책을 마주했더라면 나는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고 내 스스로를 다독였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 나에게는 이러한 책이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늦어도 괜찮아라며 이미 결혼한 지인들이 이야기 해주는 위로는 표면 위에서 둥둥 떠다니고만 있었기에, 조금만 더 일찍 세상에 나타났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과 함께 그때를 떠올리며 쉼 없이 읽어 내려 갔다. 

 소설가로서 이름을 알리고 싶었던 정인은 당선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 표절 시비에 휘말리게 되고 뿐만 아니라 원치 않는 자기 계발부서로 이동까지 하게 된다. 백마녀에 이어 편집장 장마녀가 그녀를 괴롭히고 있고 글을 써보려 하지만 아무것도 잡히는 것이 없다. 자유분방한 민재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이 많다. 직접 피켓시위에 나서기도 하고 훤칠한 키에 패션에도 관심이 많기에 어디서나 눈에 띄는 스타일이다. 아직 아버지의 그늘 아래 있는 그녀는 선 시장에 나가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계속된 지원을 받고 있다.

탕웨이를 제외하면 한국에서 모이는 MJ 클럽 중 유일한 유부녀인 효선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결혼 생활의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부잣집 시댁을 둔 그녀는 명품가방과 피부과 마사지를 받는 일상을 즐기고 있는 듯 하지만 그녀의 여유로움 뒤에는 목을 졸라오는 친정 엄마가 있다.

 드라마 작가가 되기를 꿈꾸는 수정은 아르바이트를 계속하고 있다. 고여있는 것보다는 자유로움이 좋기도 하고 대본을 쓰기 위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정규직보다는 아르바이트가 제격이라 생각하기에 이 생활을 계속하고는 있지만 그녀를 조여오는 경제적인 압박은 친구들 사이에서 말못하는 컴플렉스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상처를 담고 있는 그녀는 형식 선배와의 드라마 작업을 통해서 조금씩 그녀가 그리는 빛의 세계가 드리울 참이다.

 열 아홉살을 지나 스무살을 들어설때 그녀들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설렘이었다면 스물아홉에서 서른의 문턱에 있는 그녀들은 아슬아슬하고 두려움은 물론 패배자로 전락해 버릴 듯한 모습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스무살이 되자마다 성년의 날이라며 축하가 쏟아지지만 서른이 되는 그녀들에게는 사회의 무거운 눈길만이 그녀들을 향하고 있으니 사회가 원하는 그 선상에 다다르지 못했을 경우, 그러니까 누가 보아도 안락한 결혼 생활을 한다거나 사회적인 성공을 했다거나 하는, 이른바 그녀들이 20대에 당연히 생각했던 서른의 모습이 아닌 그저 20대와 별반 다르지 않는 자신을 보았을 때, 남들과 다르게 뒤쳐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엄습해 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뭔가를 이룰 것도 아니면서 별로 잘하는 것도 없이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살아가는 중이다. 딱히 도전해 보고 싶은 일도 없다. 가끔은 있는 것 같기도 한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남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것 같은데 혼자서만 도태되는 느낌이 든다. 불안해하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여도 소용이 없다. 이럴 때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느낌이다.  본문 

 그녀들이 스물 아홉을 넘어 서른으로 도래했듯이, 사실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웃으며 돌이켜 볼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지금까지 달려온 길만으로도 충분했다는 위안을 그녀들은 몸소 보여주고 있다. 

 흔들리는 스물 아홉의 마지막 20대를 보내고 있는 여성들이라면, 그리고 나 혼자만이 이 마라톤에서 뒤쳐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불안해하고 있다면 이 책을 조용히 전해주고 싶다. 스물 아홉과 서른은 1년이 아닌 백년의 시간처럼 어마어마한 장벽과 같은 차이가 느껴지던 것이 그저 어제를 넘어 오늘이 되고 내일을 달리게 하는 위안을 전해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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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이름으로 1, 2 / 엘리자베스 길버트저


 

 

독서 기간 : 2014.07.02~07.0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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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 사랑과 전쟁과 천재성에 관한 DNA 이야기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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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NA나 유전자, 염색체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보기는 했으나 그저 비슷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 안에 담긴 의미들은 인간을 규정하는 것이며 기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을 구분짓고 부모님의 유전자를 닮아 고스란히 우리의 모습 안에 나타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DNA 구조 속에 인간의 모든 것들이 담겨 있고 그렇게 탄생한 인간은 이 지구상의 피라미드의 가장 높은 곳에 존재하는 것인줄만 알았지만 침팬치와 인간의 DNA는 약 2% 만이 다르다는 사실은 인간으로 하여금 우리의 조상이 그들이라는 것일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니며 그들과 우리가 고작 2%의 차이로 이렇게 다른 현생을 살고 있다는 것은 놀라움을 넘어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렇다면 우리가 발견해낸 DNA는 무엇이며 이러한 의미는 언제, 어떻게 발견하게 된 것일까? 첫째딸은 보통 아빠를 닮는다는 이야기들이나 할아버지가 대머리일 경우 아버지는 건너 손자에게 전해진다는 유전의 이른바 카더라 뉴스들에 대해서,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는 부모님의 우성 또는 열성의 유전자가 자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은 어떻게 전해지는 것인지, 인간은 언제부터 이 사실들을 깨닫게 된 것인지 저자인 샘킨은 고대의 이야기에서부터 현대까지의 과학 지식을 총망라하여 들려주고 있다

 

 과거에는 이른바 종교적인 것으로만 생각했기에 이 모든 것들이 그저 태초에 정해진 것들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었다. 태어난 아이에게 장애가 있거나 다른 이들과 다른 아이로 태어나는 것은 마치 죄를 안고 태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었기에 그들에게는 두려움의 존재로 인식했을 뿐이다

  

 사람들은 자연히 심각한 선천적 장애ㅡ 애꾸눈, 심장이 몸 밖에 붙어 있는 아이, 온몸이 털로 뒤덮인 아이ㅡ를 성경의 행간에 적힌 죄와 분노와 하느님의 심판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본문 

 

 그러던 와중 그들은 세포막안에 있는 것들이 그저 단백질이라고만 생각했던 것들 안에 알고보니 우리가 알고 싶어했던 것들이 담겨 있다는 것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른바 다윈과 멘델의 이론 등을 통해서 점차 숨겨져 있는 비밀들을 드러나게 된다.  

 

 특히나 태아가 산모의 몸 안에 자리하게 되는 그 모든 과정을 생명의 신비를 넘어 과학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니 그야말로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엄마와 아이를 이어주게 하는 태반은 면역 기능의 일환으로 혈액은 물론 태아에게 진입하려는 세포들을 모두 걸러내며 그 안에는 유일하게 영양소만이 공급되고 있다. 그러니까 에이즈에 걸린 산모가 임신을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아이가 에이즈에 감염될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 증명되게 된다. 산모와 아이를 연결해 주는 유일한 길이 되는데 문제는 가끔 이 연결 고리에 있어서 침입하려는 세포가 좋지 못한 악성임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뛰어 넘어 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 조차도 침입자를 막기 위한 MHC의 활동이 있으나 이 MHC가 잘못 반응하는 경우, 심각한 문제가 드러가는 것이다.  

  

 동물 장기 이식은 장기 기증자 부족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동물들은 아주 기묘한 MHC를 갖고 있어 우리 몸은 즉각 거부 반응을 나타낸다. 심지어 우리는 후퇴하는 군대가 적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곡식을 불태우는 것처럼 이식된 동물 기관 '주위'의 조직과 혈관마저 파괴한다. 의사들은 면역계를 완전히 마비시키는 방법으로 비비의 심장과 간을 이식한 사람을 몇 주일 동안 살게 할 수 있었으나, 지금까지는 항상 MHC가 승리했다. -본문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DNA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실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엄마의 몸안에 있을 때에 지금은 사라진 꼬리를 가지고 태어났으며 페로몬을 맡을 수 있는 제 2의 코가 있었다는 이야기 등 모르고 있었을 때는 그저 넘어갔지만 알고보면 지금 내 몸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것들은 지나온 인간의 모든 역사가 담겨 있다는 것에서 책장을 넘기면 넘길 수록 신비로움이 배가된다. 우리 안에 담긴 DNA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과연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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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명의 설계도 DNA』 / 최재천, 권준수저


 

 

독서 기간 : 2014.07.05~07.0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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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절 - 당신도 가끔 내 생각하시나요?
신철 글.그림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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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은 언제나 그렇듯 따스하고 애틋하기만 하다. 세상 모든 것이 내 것이 된 듯한 그 벅차 오르는 듯한 이 떨림은 그저 한 사람이 내 곁에 왔다는 것만으로 내 삶에 변화를 주게 된다. 온 세상이 나와 그 사람을 향해만 비추고 있는 듯한 그 아름다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설렘 하나만으로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지금 이 순간, 이 책 속의 그녀는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맞이하고 있다.

 

 

 

 그 영롱했던 시간들은 어느 샌가 사라지고 무언가 삐그덕 거리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종착역에 다다랐음을 알려주는 신호가 계속해서 비추고는 있지만 그 신호를 보내는 이와 받는 이는 동상이몽으로 서로 다른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첫사랑이기에 지키는 법을 몰랐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언젠가 나도 읊조렸던 이야기이기에 뭉클하게만 다가온다.

 

 날짜가 가는 줄도 모르고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눈물만 흘리다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 새 이별이라는 터널이 저만큼 멀게 느껴지곤 한다. ‘시간이 약이다 라는 이야기를 듣던 그 때만 해도 믿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이 고통스러운 시간의 굴레가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았지만 어느 샌가 그 말에 끄덕이는 순간이 오긴 오는 것을 보면 이별을 받아들이는 것은 이별을 통보 받은 순간이 아닌 그 이후부터 계속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사랑을 지나 이별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오게 되면 지나간 시간들에 대해서 겸허히 받아들이고 스스로도 이전보다는 더 성장하게 되는 듯 하다. 한 때는 사랑했던 사람을 그 누구보다 원망하고 미워했다면 이제는 그러한 추억을 곱씹을 수 있게 해주는 그 사람에게 고마워할 수 있는 지금을 보노라면 그녀의 표정도 변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쪼록 그녀의 삶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행복한 지금을 보내고 있길 바라며 짧은 시간이지만 그녀를 통해 이전의 내 모습도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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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짜리 러브레터』 / 김재식저


 

 

독서 기간 : 201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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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 말들
교황 프란치스코 지음, 성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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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권 이외의 곳에서 교황이 선출되었다는 것에서도 이슈화가 되었지만 그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준 행보 또한 이전과는 다른 것들이기에 그의 이야기는 해외 뉴스는 물론 국내 뉴스에도 연일 보도될 만큼 수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소박하면서도 꾸밈없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그의 모습은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그의 진심이 전해졌기에 종교를 넘어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관심을 날로 높아지고 있었고 그렇기에 나는 그가 전해준 이야기들을 하나 둘 마주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가 부각시키려고 노력하는 본질적인 것에 비해 거추장스럽고 제약을 주는 모든 것, 피상적이고 부차적인 것에서 그는 벗어나있다. 교황청의 의례나 개인적인 복장에서 그가 추구하는 단순함과 소박함 역시, 근본적으로는 그러한 자유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표시라고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교황궁 안에 있는 거처 대신에 산타 마르타를 자신의 으로 선정한 사실, 그곳을 자기 본당으로 삼아 매일 미사와 강론을 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혁명적이면서도 그의 자유로움을 드러내는 표시다. –본문

 본당 안에 갇혀 자신들만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거리에 나가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 그는 그의 주변에 있는 이들도 이들이지만 거리로 나아가 어려운 이웃들의 손을 잡고 그들과 함께 하는 모습들을 보노라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그의 작지만 실질적인 변화의 모습들이 보이기에 가슴 한 켠에 얼어붙었던 마음들이 점점 녹아 내리는 듯 하다. 

 

 옳은 것을 행하는 것에 대해서 그 안에 어려움이 있을 지 언정 그대로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그 어려움을 넘어서 실천해야 할 당위성에 대해 말씀하신 것들을 보면서 과연 나는 드러내야 할 때에 내 자신을 드러낸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에 대해 반성해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돈으로 재단되는 사회를 보면서 촌철살인과 같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계시는데 인간의 존엄성보다도 돈이 우선시 되고 있는 지금의 사회는 물론이거니와 그 안에서 핍박 받으며 노동력을 착취 당하고 있는 어린 아이들, 인신 매매의 대상이 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 사회가 먼저 바뀌어야 하고 있음을 탄식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교황의 자리에 있기에 그의 말씀에도 종교적인 색채가 드러나는 부분들이 있기는 하나 2부의 <위로의 말들>은 종교를 뛰어 넘어 모든 이들에게 조언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기에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그가 취임한지 1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미 이곳 저곳에서 프란치스코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고 하니, 종교를 넘어 빈곤한 이들이 없이 모두가 따스한 햇살 아래 함께할 수 있는 날이 도래하길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되어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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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 / 교황 프란치스코저

 

 

독서 기간 : 2014.07.01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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