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 -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질문 김영사 모던&클래식
로버트 노직 지음, 김한영 옮김 / 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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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한다는 말처럼, 어느 순간인가 나의 일상에서 생각을 하는 시간 조차 사라져 버린 것 같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 회사에 나가 한 자리 차지하고 퇴근시간이 되면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나에게 20세기 독창적이고 대표적인 철학자로 불린다는 로버트노직은 과연 당신의 삶이 가치 있는 삶이라 이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처럼 계속해서 화두를 던지고 있으며 그 화두에 따라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별달리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도 고심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죽음에서부터 어느 젊은 철학자의 초상까지, 그 안에는 부모와 자식에 대한 이야기, 사랑과 유대, 행복, 어둠과 빛, 깨달음, 이상과 실현 등 다양한 주제 속에서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죽음이라는 테마 안에서는 과연 무엇을 위해 오늘을 이렇게 아등바등 살고 있는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된다. 언제 다가올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온다는 것은 자명한 죽음이라는 시간을 그저 두려움과 세상의 끝 혹은 단절로만 바라보았기에 두려움만 가득한 것으로 바라보았다면 죽음이라는 그 마지막이 있기에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죽음의 존재 이유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는 26개의 주제를 통해서 그 안에서 자신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화두를 던짐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26개의 이야기들에 대해서 자신이 어떻게 생각해오고 있었으며 그와의 대화를 통해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에 대한, 어두운 길을 걷는 인생의 여행자들에게 보여주는 불빛과도 같은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데 지금의 내가 서 있는 이 길이 가장 이상적인 길일 수 밖에 없으려니, 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그는 실제 내가 있는 곳의 미화된 풍경을 벗어 던지고 실제의 현실을 마주하며 허황된 꿈이 아닌 실제의 삶을 마주하며 살아갈 것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노화는 일할 능력을 줄여 죽는 순간에 느끼는 후회의 양을 감소시킨다. 이와 관련된 능력은 자기가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능력이며 점진적인 노화는 그 생각을 변화시킨다. 그러나 죽는 순간의 후회를 줄일 요량으로 살면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축소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 그것은 살면서 이루는 일의 양을 줄이고 그 결과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를 늘릴 것이다. 또한 그 전략은 중요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을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본문 

생각하지 않아도 오늘을 사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기에, 매번 통장 속 잔고만을 보며 푸념을 늘어 놓던 나날이 길어지던 지금의 나에게 그는 계속해서 문답식의 이야기로 나로 하여금 저 너머에 있는 생각의 기저를 꼬집어 보게 하는데 매일매일의 감정 속에서 무기력하게만 변화하던 나 자신에 대한 것들을 내려놓고 남들보다 더 빨리 성공을 꿈꾸며 가속 페달은 밟는 것이 삶의 목표가 아닌 매 순간 성찰이 필요함을 이 책 안에서 설명하고 있다.

언젠가는 도래할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오늘의 내가 미래에 마주하게 될 후회를 줄이기 위해서 오늘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물론 행복이라는 그 뜬구름과 같은 것을 잡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는 우리에게 행복만이 중요한 것이 아닌 행복해져야 하는 존재인 우리 자신에 대해서 인지하고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행복의 객체인 우리를 잊고 행복이라는 목표를 향해서만 가고 있는 것을 인지시키며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우리의 삶을 마주보게 하고 있다.

아테네 시민이여. 오로지 돈을 벌고 명성과 위신을 높이는 일에 매달리면서 진리와 지혜와 영혼의 향상에는 생각이나 주의를 조금도 기울이지 않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가? –본문 

이 책 속에 소크라테스는 없지만 소크라테스처럼 인생의 조목조목 끄집어 내어 이전에는 마주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바라보게 한다. 그러니까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받아들여 이 책책 집필한 것이 아닌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차용한 것인데 삶에 있어 무관심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나에게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던 것들에 대해서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하나씩 들여다보게 된 나로서는 쉽지 않은 여정이기는 했지만 긴 시간이 걸려서라도 한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다. 물론 이 책의 모든 것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또 다른 삶의 이면들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에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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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단어 / 박웅현저

 


 

 

독서 기간 : 2014.08.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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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궁궐 여인들 - 관능으로 천하를 지배한
시앙쓰 지음, 신종욱 옮김 / 미다스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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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안에 사는 여인들이라는 제목을 하고 있는 이 책을 마주하기 전에, 그저 궁 속의 여인들은 왠지 한 없이 가냘프면서도 그 안에서만 평생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안타까운 여인들이 떠오르곤 했다. 물론 우리의 역사 안에서도 장희빈이나장녹수와 같은 악녀라 꼽히는 인물들이 있기는 했다지만 대다수의 여인들은 언제나 국왕의 곁에서 보필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조용히 뜻을 따르던 이들이 떠오르는데 다분히 수동적인 여인들을 생각하며 이 책을 펼친 나에게 그녀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처절한 피 비린내 나는 혈전의 시간 속에서 버텨왔는지에 대해 들려주고 있었고 이야기를 마주하면 할수록 조용히 웃고 있지만 그녀들의 머리 속에는 수 많은 회로가 동시 다발적으로 계산되어 지고 있는 모습이 보여 섬뜩함마저 느껴지기도 했다.

나라를 부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황제의 가문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고 그 기반으로 대를 이어가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였기에 이들은 어린 황제나 태자에게 성교육을 하기도 하고 몸에 좋다고 하는 것들은 무엇이든 먹었으며 심지어 최음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황제의 눈에 들어야 자신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기에 그녀들은 그야말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는데 때론 이러한 경쟁은 죽음의 그림자에까지 당도하고 있기에 권력이라는 이름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집념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에 대해 마주할 수 있다. 특히나 무 측천의 이야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는데 황후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딸은 살해하는 것은 물론 태자의 자리를 쥐락펴락하고 있었으며 결국 자신이 황제의 자리에 올랐던 것을 보면서 궁궐 안의 권력의 소용돌이 중심은 태풍처럼 평온해 보이지만 실제 그 주변은 모든 것이 폐허가 되듯 적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게 되는 적자생존이라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황후이지만 폐비가 된 이후에는 일반 궁녀보다도 못한 삶을 살아야 했으니 롤러코스터와 같은 삶이 아닐 수 없다. 황제의 총애를 잃는 다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이기에 그 결과를 알기 때문에 그녀들은 더 독해질 수 밖에 없었는지 모른다. 잠시 방심하는 사이 자신이 이슬의 형장으로 내일 사라지게 될지 모르니 말이다.

어디서 화살이 날아올지 모르니 숨도 편히 쉴 수 없을그 긴박한 시간들이 흘러 지금의 역사로 굳혀져 왔으니.이 화석이 우리의 손에 전해지기까지 들끓어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가 새록새록하니 가슴에 전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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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의 하루 / 박상진저

 


 

 

독서 기간 : 2014.08.2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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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 - 17명의 대표 인문학자가 꾸려낸 새로운 삶의 프레임
백성호 지음, 권혁재 사진 / 판미동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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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여행을 떠난 내내 이 책을 안고 보고 있었다. 여행가기 전날 잠들기 전에 몇 장 펼쳐봤던 이야기는 줄이고 줄인 가방 안에 묵직함을 더해서라도 안고 가고 싶은 내용들이었기에 고민없이 가방 한구석에 밀어넣기 시작했고 그래서 이 책은 이번 여행 동안의 동반자로서 이번 여행은 물론 내 삶의 의미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을 전해주었다.

 여행을 떠나는 순간, 모든 것이 마냥 즐겁고 설레였다. 그래서 이것이 행복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여행의 시간이 지나 발등이 까지고 물집이 잡히면서 어느 덧 이 모든 것이 스스로 자처한 고생이구나, 라는 생각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분명 여행을 시작한 그때와 여행을 하고 있는 그때의 나와 여행을 마친 나도 동일한 나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이라는 시간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계속 달라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행복이란 무엇일까. 형태도 없고 무게도 없는 그 단어를 쫓아 매일을 내달리고 있는 나에게 17명의 이른바 인문학의 대표주자들은 나에게 그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유교는 위안을 주지 않습니다. 어떤 종교인들은 상처받은 자들에게 위로를 주고 힐링으로 유도합니다. 하지만 유교는 모든 문제가 너로부터 오고, 너로 인해 일어난다고 말하죠. 상처를 있는 그대로 실랄하게 바라봅니다. 어떤 이에게 일어난 문제는 그가 어려서부터 사람을 대하는 습관이며, 태도며, 이런 것들이 잘못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는거죠. 이걸 바꿔야 합니다. 유교는 성찰의 학문이지 위로의 학문이 아니예요. 그래서 종교적 베이스가 약한 대신 현실적인 추동력이 있는 겁니다. -본문 

조선시대의 구축이었던 유교에 대해서 들어는 봤지만 그 안의 가르침까지는 얼마나 알고 있었나 싶다. 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유교에서는 효를 중시하고 나라에 대한 충을 중요시했다는 것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 한형조교수가 말하는 유고 안에서 나를 바라보는 자세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처음 마주하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아픔과 시련에 대해서 나를 향해 오늘 그 화살들을 보며 남을, 세상을 탓하는 것이 아닌 내 안의 문제를 먼저 들여다봄으로서 어디를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배우는 학문이라니. 내가 생각했던 유교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이것이 과연 유교였던가? 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된다.

 "상처가 너를 죽이지 않는다면 너를 키울 것이다." 확실히 유교는 소프트하지 않다. 돌직구의 철학이다. 그것은 상처와 고통 그리고 성장의 역학 관계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담고 있다. (중략)
 "
요즘 부모들 열에 여덟, 아홉은 자식이 상처를 받을까 봐 전전긍긍하죠. 그게 아니예요. 아이를 더 크게 성장시키려면 부모가 모든 걸 갖춰 주지 말아야 해요. 그런 배려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결핍을 허용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걸어갈 수 있게끔 해야죠. -본문

'힐링'이라는 단어가 어느새 우리 사회에 깊숙히 들어와있는 요즘, 상처를 받는 우리를 다독여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만하고 있던 나에게 유교는 일침을 가하는 것이 아닐 수 없었는데 임 상처를 받은 것이기에 위안이 필요할 것이라며 무엇인가에 기댈 것을 찾고만 있는 이들에게 스스로 그 길을 나아가기를, 그러니까 강인한 사람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의 영어 표현인 '언더스탠딩'은 아래(under)에 서서(standing)상대방은 본다는 뜻이죠. 아이의 발달 단계가 청소년기에 이르면 특히 이게 중요해져요. 이 시기의 아이들은 부모보다 더 잘되고 싶어 하는 심리 때문에 부모를 우습게 아는 경향이 있죠. 옛날이야 부모가 제일 높아 보이고 무슨 말을 해도 입김이 통했겠죠. '위에 서서' 아이를 이해해도 괜찮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이게 안 먹혀요.

읽는 내내 고개를 주억거리며 읽었던 부분은 유미숙교수의 이야기였는데 아동복지학과 교수인 그녀가 들려주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 동안 내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모라는 모습에 대한 전혀 다른 것들을 들려주고 있었다. 이미 내가 유년시절을 거쳐 청소년기를 지나 지금의 내가 있기에 당연히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러한 생각이 실은 다분히 어른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나 그녀가 말하는 꿈은, 꾸는 것이 아닌 설계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냉철하게 바라보도 진정한 나를 알아야만 한다는 것인데 미술가가 꿈이지만 실력은 부족한 부유한 집안의 아이에게 무작정 캔버스를 들고 나가는 것이 아닌 다른 길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녀가 들려주는 꿈을 쫓는 자세란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하다가 아니면 포기하고 또 다른 것들을 접하는 유야무야 하는 방식이 아닌, 실현 가능한 것들에 대해서 집중해서 바라볼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을 하는 내내 이 책을 안고 본 덕분인지 이번 여행 자체의 무게가 묵직하게 느껴졌다. 그들이 들려주는 행복이라는 방향도 각각 다른 형태의 것들이었지만 그 모든 것이 행복이며 그 안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포진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과 후에 확연히 다른 시각들을 얻은 듯 하다. 시간이 지나 지금의 기억들이 퇴색되어 갈 즈음, 다시 한번 꼭 읽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에 책장 가장 잘 보이는 곳이 이 책을 꼽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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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행복한 놀이다 / 김무영저

 

 

 

독서 기간 : 2014.08.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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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왜 고장난 자동차를 광고했을까? - 대중을 사로잡은 글로벌 기업의 스토리 전략
자일스 루리 지음, 이정민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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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에 대해서 아는 것은 많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그 중에서 익숙한 것이 있거나 혹은 눈에 잘 띄는 것들이 있으면 그것에 먼저 손이 가기 마련이다. ‘콜라라는 단어를 떠오르면 빨간 색의 코카콜라 캔이 떠오르고 운동화 하면 뉴발란스나 나이키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나도 모르게 브랜드에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브랜드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먼저 눈에 띄는 외형, 예를 들어 그들만의 로고들을 보노라면 우리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들 업체 스스로는 엄청난 고심 끝에 만들어진 것이리라. 이 책 속에서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브랜드의 숨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는데 구태여 이러한 것들까지 우리가 알 필요가 있을까? 라는 의문을 들게 될 즈음, 한 장 펼쳐진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재미있는 스토리가 얼마나 대단한 위력을 가지는지 깨닫게 해주는 첫 번째 책이 결코 아니다. 일찍이 페르시아 젊은 술탄의 아내 세헤라자데는 천일 밤 동안 왕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죽음을 면했다. 또한 음유시인과 중세 음악가들은이야기를 들려주거나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연주해서 생계를 꾸려 나갔다. 현대에 들어서 발달한 소설, 영화, 만화, 각종 미디어에 실린 글은 모두 이런 스토리텔링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은 생명을 받고 태어나면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귀 기울인다. -본문 

 

 나이키의 임원중에는 나이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임원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른바 나이키 스토리텔러인데 이들은 나이키 매장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회사 안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고 한다. , 나이키가 얼마나 성장을 했는지, 수익을 도달했는지에 대한 숫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지금의 나이키가 있기까지 나이키가 성장해오는데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판매량을 재촉하기 위한 이야기만을 내세울 것 같은 임원이 아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임원. 바로 이 책은 그 임원의 목소리를 대신하여 여러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1991년 웨이트 주교는 약 5년 정도 지난 1763일 만에 레바논에서 석방되었다. 그동안 테리 웨이트는 레바논 감시 요원들이 간혹 전해주는 펭귄출판사의 책을 읽으며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 풀려난 뒤에 누군가 그 에피소드를 듣고 무슨 의미였는지 물었다. 주교는 펭귄출판사에서 출간한 거라면 어떤 책이든 상관없이 읽을 만하리라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좋은 책을 읽고 싶다면 펭귄 책을 골라라. 테리 웨이트의 이 지적이며 극적인 에피소드는 펭귄출판사의 귀중한 자산으로 남아있다. -본문

 

 그저 펭귄 그림인줄만 알았던 펭귄출판사의 로고는 웨이트 주교에게 있어서 펭귄 그림은 그에게 있어서 세상과의 조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펭귄이라는 그림은 그에게 있어 좋은 책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켜주었고 그리하여 그 그림만으로 그는 원하는 책들을 읽게 되었으니, 펭귄출판사로서는 든든한 독자 한명을 확보한 셈이다. 그저 그림만으로 말이다.

 

 이 책 속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은 아이다스와 푸마의 이야기였다. 이 브랜드들이 형제가 만들어냈다는 점이었는데, 원래 두 형는 함께 신발공장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점점 더 사업이 번창해나갈 즈음에 발생한 전쟁에서 그들은 뜻하지 않게 서로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과정속에서 이 둘은 서로 원수보다도 못한 사이로 변모하여 루다라는 이름에서 푸마로, 또 다른 형제인 아디는 아디다스라는 이름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한다.

 

 브랜드들 중에 가장 용기 있는 브랜드는 '타이레놀'이 아닐까 싶다. 이미 진통제로 널리 유명한 타이레놀은 뜻하지 않게 사망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당시 제임스 버크 존슨앤드존스 회장은 이 사건에 대해서 숨기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방송에 출현해 자신들이 어떻게 이 사건을 해결해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널리 알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으며 이와 같은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서 타이레놀의 포장은 3중 밀폐 방식으로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타이레놀은 현재의 모습과 같이 전세계 사람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약이 된 셈이다.

 

 한 브랜드당 3~4장 사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을 읽다보면 이전에는 몰랐던 브랜드 뒤의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고심해서 만들어낸 것들도 있지만 실수로 만들어진 구글도 있고 하이네케네 담긴 별의 의미 등 이전에는 신경쓰지 못한 것들을 이야기를 마주하면서 브랜드의 모습이 더욱 친근하면서 왠지 의미있게 보이게 된다.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읽어볼만한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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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말리는 마케팅 전쟁 이야기 / 로버트 F. 하틀리저

 


 

 

독서 기간 :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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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분구 홍란 1 매분구 홍란 1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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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번 월우의 이야기는 이전의 <해를 품은 달>만큼이나 빠르게 읽어내려간 작품인데 그의 이전작품인 조선 낭자열전 1,2시리즈보다도 더욱 몰입해서 본 듯 하다. 작가 역시 홍란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미련과 그녀에 대한 이야기로 인해 다른 작품을 쓰면서도 마음에 걸렸다는 속내를 비추었듯이 이 작품 속의 홍란은 그 어느 작품 속의 주인공보다도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그 겁박이 통했는지 홍란의 아비는 애초에 노름밑천으로 어디 먼 노름쟁이 시골 노인에게 억지로 시집을 보내려했던 잔혹한 아비는, 그것이 죽기보다 싫어 제 발로 기루에 찾아가 기녀가 되게 해 달라자청한 딸 아이의 선택에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반겼던 속었던 아비는, 더는 홍란을 찾아오지 않았더랬다. 이따금 인펀엥 슬그머니 돈냥이나 보내달라고 청을 해오긴 했지만, 그것마저도 하 서방에게 들킨 이후로는 다시는 연락 한 번 주지 않았더랬다. -본문

기구하다면 기구할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이전과는 다른 삶이 펼쳐질 이야기는 바로 약초를 캐기 위해 산에 오른 그날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희의 피부에 버짐 같은 것을 없애기 위해 산에 오르는 그날 홍란은 호랑이가 출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고 그런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산을 오르던 성의원과 호랑이에게 백성들이 습격을 당한다는 소식에 행차했던 임금 학까지, 이들은 이렇게 다시 홍란을 기점에 두고 산에서 마주하게 된다.

중전과 아이를 한번에 잃은 학에게 있어서 대를 잇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대한 문제라 모든 이들은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는 이 모든 상황을 벗어나고만 싶다. 조선의 왕이라는 직책을 위해 그가 감내해야 하는 것들 속에서 홍란을 마주하게 되면서 그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욕망을 벗어 던지게 된다. 그렇게 홍란과 학이 점점 가까워지면 질수록 그들을 바라보는 성의원의 마음은 녹아 내려가게 되고 그뿐만 아니라 일현 역시도 방황을 하고 있다.

은월각과 궁궐에서는 두 사내가 각각 저의 주인에게서 밀명을 받고 있었다.

반드시 그 계집을……”

반드시 그 여인을…….”

한 명은 제 주인에게 조선 땅을 벗어나는대로 계집을 납치하여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을 변 역관의 손에 건네주고 오라는 밀명을 받았다.

한 명은 제 주인에게 조선 땅으로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여인을 지키라는 밀명을 받았다. -본문

조선을 떠나 중국으로 향하는 그 걸음마다 홍란에게 펼쳐진 것은 비단길이 아닌 그야말로 가시밭 같은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홍란을 탐하고 있는 변 역관은 물론 계속해서 그들을 쫓아오는 무리들 속에서 음구는 홍란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그렇게 오매불망 홍란만을 기다리고 있는 학은 그녀가 돌아왔을 때, 혼자가 아닌 자신의 아이를 품고 있다는 사실에 홍란에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궁으로 들일 준비를 하게 된다.

하지만 학은 너무나 잘 알았다. 앞으로 홍란과 연이가 걸어야 할 길이 얼마나 험한 가시밭길인지, 홍란과 연이가 환궁하자마자 둘은 떼어지게 될 것이었다. 어린 연이는 어미의 품이 아닌 보모상궁과 훈육상국의 품에서 중전을 어미로 대하듯 깍듯이 공경하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으며 살 게 될 것이었다. 아니 그 정도라면 차라리 괜찮았다. -본문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페이지를 정신 없이 넘기다 보면 그 곳에는 임금 학이 아닌 한 여인을 너무도 사랑하는 한 남자로서의 학을 마주할 수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오랜 동안 흘러 내려오고 있든 나 역시도 한 동안 홍란과 학의 이야기에 빠져 달달함에 취해 있었는데 아무쪼록 그들이 더 이상은 눈물 없이 행복만 가득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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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를 품은 달 1~2 / 정은궐저

 

독서 기간 : 2014.08.1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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