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 -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질문 김영사 모던&클래식
로버트 노직 지음, 김한영 옮김 / 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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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한다는 말처럼, 어느 순간인가 나의 일상에서 생각을 하는 시간 조차 사라져 버린 것 같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 회사에 나가 한 자리 차지하고 퇴근시간이 되면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나에게 20세기 독창적이고 대표적인 철학자로 불린다는 로버트노직은 과연 당신의 삶이 가치 있는 삶이라 이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처럼 계속해서 화두를 던지고 있으며 그 화두에 따라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별달리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도 고심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죽음에서부터 어느 젊은 철학자의 초상까지, 그 안에는 부모와 자식에 대한 이야기, 사랑과 유대, 행복, 어둠과 빛, 깨달음, 이상과 실현 등 다양한 주제 속에서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죽음이라는 테마 안에서는 과연 무엇을 위해 오늘을 이렇게 아등바등 살고 있는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된다. 언제 다가올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온다는 것은 자명한 죽음이라는 시간을 그저 두려움과 세상의 끝 혹은 단절로만 바라보았기에 두려움만 가득한 것으로 바라보았다면 죽음이라는 그 마지막이 있기에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죽음의 존재 이유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는 26개의 주제를 통해서 그 안에서 자신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화두를 던짐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26개의 이야기들에 대해서 자신이 어떻게 생각해오고 있었으며 그와의 대화를 통해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에 대한, 어두운 길을 걷는 인생의 여행자들에게 보여주는 불빛과도 같은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데 지금의 내가 서 있는 이 길이 가장 이상적인 길일 수 밖에 없으려니, 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그는 실제 내가 있는 곳의 미화된 풍경을 벗어 던지고 실제의 현실을 마주하며 허황된 꿈이 아닌 실제의 삶을 마주하며 살아갈 것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노화는 일할 능력을 줄여 죽는 순간에 느끼는 후회의 양을 감소시킨다. 이와 관련된 능력은 자기가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능력이며 점진적인 노화는 그 생각을 변화시킨다. 그러나 죽는 순간의 후회를 줄일 요량으로 살면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축소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 그것은 살면서 이루는 일의 양을 줄이고 그 결과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를 늘릴 것이다. 또한 그 전략은 중요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을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본문 

생각하지 않아도 오늘을 사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기에, 매번 통장 속 잔고만을 보며 푸념을 늘어 놓던 나날이 길어지던 지금의 나에게 그는 계속해서 문답식의 이야기로 나로 하여금 저 너머에 있는 생각의 기저를 꼬집어 보게 하는데 매일매일의 감정 속에서 무기력하게만 변화하던 나 자신에 대한 것들을 내려놓고 남들보다 더 빨리 성공을 꿈꾸며 가속 페달은 밟는 것이 삶의 목표가 아닌 매 순간 성찰이 필요함을 이 책 안에서 설명하고 있다.

언젠가는 도래할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오늘의 내가 미래에 마주하게 될 후회를 줄이기 위해서 오늘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물론 행복이라는 그 뜬구름과 같은 것을 잡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는 우리에게 행복만이 중요한 것이 아닌 행복해져야 하는 존재인 우리 자신에 대해서 인지하고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행복의 객체인 우리를 잊고 행복이라는 목표를 향해서만 가고 있는 것을 인지시키며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우리의 삶을 마주보게 하고 있다.

아테네 시민이여. 오로지 돈을 벌고 명성과 위신을 높이는 일에 매달리면서 진리와 지혜와 영혼의 향상에는 생각이나 주의를 조금도 기울이지 않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가? –본문 

이 책 속에 소크라테스는 없지만 소크라테스처럼 인생의 조목조목 끄집어 내어 이전에는 마주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바라보게 한다. 그러니까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받아들여 이 책책 집필한 것이 아닌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차용한 것인데 삶에 있어 무관심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나에게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던 것들에 대해서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하나씩 들여다보게 된 나로서는 쉽지 않은 여정이기는 했지만 긴 시간이 걸려서라도 한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다. 물론 이 책의 모든 것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또 다른 삶의 이면들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에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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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단어 / 박웅현저

 


 

 

독서 기간 : 2014.08.20~08.2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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